이주의 독자/ 주부 차온주씨
이제 ‘아줌마’가 된 지 3개월된 ‘새댁’ 차온주(25)씨. 그의 소망은 ‘토론하길 좋아하는 아줌마’로 남는 것이다. 주부가 된 뒤 얻은 가장 큰 즐거움으로 그는 <한겨레21>을 매주 만난다는 점을 꼽는다. 남편이 총각 때부터 잡지를 정기구독한 덕택이다. <한겨레21>을 꼼꼼히 읽다보니 어느 자리에서도 사회, 정치, 경제에 관련된 토론에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화가 나는 일이 있어요. 제가 좀 어려운 얘기를 하면 ‘아줌마가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어’ 하며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니, 아줌마는 정치, 경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는 법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습니까?” 이 당당한 아줌마와 대화하는 동안 내내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아줌마>는 끝났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공부하는 아줌마’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가장 <한겨레21>적(?)인 아줌마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남편과 함께 정기구독을 하기 전에도 가끔씩 가판대에서 잡지를 사보곤 했다는 차씨는 ‘독자와 함께’를 가장 즐겨 읽는다. 독자란을 읽을 때면 무엇보다 자기 생각을 그렇게 자신있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한겨레21>은 가장 독자와 가깝게 있는 잡지 같아요. 쉽고도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고요.” 독자의 참여를 중요시하는 그는 벌써부터 3기 독자편집위원회를 노리고 있다. 잡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독자편집위원회뿐만 아니라 ‘주부 모니터단’도 만들어서 좀더 아줌마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줬으면 하는 점이라고.
차씨는 지금 대학원 준비중이다. 전업주부에 만족하며 살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남편도 그의 도전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거드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그의 꿈은 앞으로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과정을 밟고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유치원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여느 유치원과는 다르다.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가 심각한데, 주부들이 마음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유치원, 틀에 박힌 교육보다는 창의력을 계발시키는 참교육을 하는 유치원을 만들고 싶어요.” 이 꿈을 향해 차씨는 연일 책과 씨름하고 있다.
<한겨레21>의 열광적인 마니아들인 차씨 부부의 ‘환상적인 만남’은 다소 엉뚱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만우절, 술을 사준다고 굳게 약속을 한 선배와 선배의 애인을 만났는데 갑자기 돈이 없으니 술자리를 다음으로 연기하자고 했다. 마침 그때 선배에게 빌린 돈을 갚겠다고 한 남자가 연락을 한 것이다. 결국 그날 엉뚱하게 나타난 남자가 선배에게 갚은 돈으로 모두 즐겁게 술을 마셨고, 그 남자는 지금 차씨의 남편이 되었다. 인연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인가 보다.
어쨌든 차씨의 결혼생활 3개월은 정말 ‘깨가 쏟아지도록’ 즐거워보인다. 이 아줌마가 독자들에게 남기는 한마디를 전한다. “이 땅의 모든 아줌마들, 파이팅!”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어쨌든 차씨의 결혼생활 3개월은 정말 ‘깨가 쏟아지도록’ 즐거워보인다. 이 아줌마가 독자들에게 남기는 한마디를 전한다. “이 땅의 모든 아줌마들, 파이팅!”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