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봉사, 더 큰 국익을 위해
저는 여호와의 증인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한상구(33)입니다. 90년 과학원 박사과정에 들어가 병역특례자로 편성되었으며, 92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뒤 단지 4주밖에 안 되는 병영입소훈련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2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출감 뒤 한국타이어는 그러한 과거를 문제삼지 않고 다시 일하도록 해주었으며, 6년여 동안 근무하고 있습니다. 단지 4주간의 병영입소훈련을 그렇게까지 강요했어야 했는지…. 한 국가의 인권의식 수준이 일개 기업보다도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욱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지우기에 적합한지 여부가 주로 신체적 등급만으로 결정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때문에 ‘대체봉사 제도’는 벌써 논의되었어야 합니다. 안보 제일주의로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몰아세울 일은 분명 아닙니다. 양심 때문에 교도소로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면 대체봉사도 양심적으로 할 것이고, 그것이 더 큰 국익이 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양심이란 과연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도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상구/
sang9han@hanmir.com
매매춘 합법화의 빛과 그림자
움직이는 세계 ‘매매춘은 서비스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매매춘 여성의 인권보호 측면에서 합법화가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법률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된 상황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매매춘은 많은 폐단을 낳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하더라도 포주들의 엄청난 착취가 일반화해 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매매춘 여성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독일의 한 매매춘 업소 여주인이 매매춘 합법화를 위해 투쟁한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매매춘 합법화나 공창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는 매매춘 업소를 찾는 남성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거리낌없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공창제도 역시 국가의 재정부담이나 관리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김호순/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대박의 꿈에 젖은 군중들
새롭게 신설된 ‘기자가 뛰어든 세상’은 무엇보다 생동감이 느껴져서 좋다. 딱딱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발로 뛰고 부딪친 흔적들이 기사에 고스란히 묻어 나와서인지 눈길이 많이 간다. 이번호에서는 정선카지노의 실체(?)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는데, 나 같은 월급쟁이 한달 월급이 눈깜짝할 새 없어지는 상황을 대리체험해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또 그 많은 돈을 잃고도 다시 대박의 꿈에 젖어 있는 군중들의 욕망도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게 했다.
김자영/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독자편지
그 초콜릿, 달콤했다!
예쁘고 자그마한 상자에 가득 든 초콜릿. 밸런타인 데이에 배달된 이 소포 하나 때문에 기자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오랜만에 ‘단맛’에 취했다. 이 소포가 독자면 담당자의 열렬한 팬이 보내준 선물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동봉된 깜찍한 학생의 편지를 공개한다.
얼굴도 잘 모르는 분들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전 이일여고의 희정이에요. 이번주는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 데이가 있는 주잖아요. 근데 희정이는 남자친구가 없답니다. 물론 제가 안 만드는 거구요(안 믿으시려나?). 그래서 왠지 저 역시 축제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동안 저의 이상한(?) 엽서를 받아보시느라 고생하신 언니, 오빠들이 떠오르는 거예요. 해서 이렇게 별로 많지는 않지만 가난한 고학생인 저의 정성이 가득 든 달콤한 초콜릿을 보냅니다. 물론 연인이 없으신 분들만 드세요! 그럼 다들 못드실까요?
추신: 얼굴도 모르는 애한테 이런 거 받으면 이상해하실까봐 사진 한장 동봉합니다.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애가 저구요, 눈이 좀 이상하죠?
2001년 2월의 어느 날, 섬세한 여고생 희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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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1>을 그냥 두기 싫다!
제2기 독자편집위원 모집… 읽기만 하는 일이 지겨워진 당신이 필요합니다
시사주간지 사상 처음으로 시도했던 독자편집위원회. 1기 독자편집위원들은 참 무서웠습니다. 뭐 하나 잘못하면 호통을 치시니…. 그러나 기사 곳곳에 이들의 숨은 노력이 배어 있음을 아시는 분은 다 알겠지요. 6개월의 여정을 마친 이 깐깐한 편집위원들의 대를 이을 발랄한 독자들을 찾습니다.
모집기간: 2001 2.20∼3.8
자격: 성별, 학벌, 나이에 관계없이 <한겨레21>을 사랑하는 독자
보내실 곳: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 담당자 앞. 또는 이메일 bretolt@hani.co.kr로.
보내실 내용: <한겨레21> 최근호 비평 및 아이템 제안(분량과 형식 제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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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집위원회의 활동
1. 독자편집위원회는 한달에 한번 정기적인 회의를 갖습니다. 회의 결과는 다음호 지면에 공개됩니다.
2. 독자편집위원은 명예직으로 별도의 보수가 지급되지 않습니다. 다만 참석하실 경우 소정의 좌담료를 드립니다.
3. 독자편집위원의 임기는 6개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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