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2001년 대학 새내기 정보미(24)씨는 과사무실에서 처음으로 <한겨레21>을 손에 잡았다.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던 그날의 흥분을 잊지 못한다. “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립니다.” 그 뒤 과사무실에서 즐겨보게 됐는데 종종 잡지가 사라지는 날이 있어 ‘속상한 나머지’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다.
“제가 다니는 학원에선 <한겨레21>을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이목을 끌어요. 그만큼 <한겨레21>과 어울리지 않는 곳입니다.” 그러나 경찰의 꿈은 <한겨레21>에서 노동자, 농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시작됐던 게 아닌가. “무턱대고 ‘경찰이 나쁘다’고 말하기보단 제 자신이 개혁하는 경찰이 되고자 합니다.” 정기구독관도 직업관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스물넷 청년이다. ‘폭력경찰’이란 단어를 청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키잡이에게 물길을 아는 건 필수, 정보미씨는 <한겨레21>을 통해 물길을 알고 세상을 헤쳐나간다.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를 전부 챙겨봤습니다. 제가 배운 국사 교과서가 ‘절대적 진리’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시각으로 본 하나의 해석’에 불과하다는 걸 이해하게 됐죠.” 618호 ‘사도마조히즘, 당신을 조종한다’가 제공한 자가진단의 기회도 놓칠 수 없었다. “자신을 성찰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어요. 가학적인 사람은 반드시 피학적인 사람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주변 관계들을 공식에 대입해 맞춰보며 신기해했죠.” 얼마 전 종료된 칼럼 ‘김소희의 오마이섹스’는 지하철 옆자리 아저씨가 얼굴을 힐끔힐끔 보든 말든 정독했다. 그가 말하는 ‘나름대로 어떤 진보’이다. “<한겨레21>이 아니면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이 있어요. 대다수이지만 약한 사람들입니다. 사회 발전에 대한 환상에 흔들리지 마시고 잘 다뤄주세요. 기회가 되면 지금껏 어렵게 일궈온 노동운동의 역사도 특집으로 다뤄주십시오.” 노동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노조에 대한 현재의 과도한 불신은 사라져야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키잡이에게 물길을 아는 건 필수, 정보미씨는 <한겨레21>을 통해 물길을 알고 세상을 헤쳐나간다.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를 전부 챙겨봤습니다. 제가 배운 국사 교과서가 ‘절대적 진리’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시각으로 본 하나의 해석’에 불과하다는 걸 이해하게 됐죠.” 618호 ‘사도마조히즘, 당신을 조종한다’가 제공한 자가진단의 기회도 놓칠 수 없었다. “자신을 성찰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어요. 가학적인 사람은 반드시 피학적인 사람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주변 관계들을 공식에 대입해 맞춰보며 신기해했죠.” 얼마 전 종료된 칼럼 ‘김소희의 오마이섹스’는 지하철 옆자리 아저씨가 얼굴을 힐끔힐끔 보든 말든 정독했다. 그가 말하는 ‘나름대로 어떤 진보’이다. “<한겨레21>이 아니면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이 있어요. 대다수이지만 약한 사람들입니다. 사회 발전에 대한 환상에 흔들리지 마시고 잘 다뤄주세요. 기회가 되면 지금껏 어렵게 일궈온 노동운동의 역사도 특집으로 다뤄주십시오.” 노동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노조에 대한 현재의 과도한 불신은 사라져야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