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정직이 최선의 방책
잊을 수 없는 환자의 ‘종교와 신념’이라는 칼럼은 의사로서의 신념과 다양한 의료환경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것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말기 환자에게 불치병을 통보하는 게 옳은지, 또 환자가 특정 치료를 거부한다면 그 환자 모르게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은 하게 된다. 그래서 그 필자의 충정은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올바른 치료 과정 역시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의사로서의 윤리관과 신념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몇 자 적어본다.
심하게 아파서 병원에 가본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하게 되지만, 환자와 의사 사이에는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단순한 관계가 아닌 ‘선생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심리적 상하관계가 형성된다. 따라서 의사에게는 더 엄격한 윤리 의식이 요구되며, 특히 정직성은 의료현장에서 살아 있어야 할 덕목이 된다. 하지만 이번 칼럼으로 인해 어떤 경우에는 의사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무언가를 환자 모르게 처방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비쳐지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그리고 환자 쪽이 치료 거부가 아닌 나름의 신념에 부합하는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의료 기록을 변경해 치료 내용을 감추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논란이 있지만, 의료 현장이든 어느 곳이든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우세홍 서울보건대학교 명예교수 축구공에 대한민국? 환상에 속지 마라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월드컵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간다. 사실 월드컵에 대해 진보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마음껏 즐기자는 쪽과 스포츠 내셔널리즘을 경계하자는 쪽 사이의 공방만이 계속될 뿐이다. 그런 때인 만큼 10인10색의 월드컵을 다룬 이번 기획 기사는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만큼이나 반가웠다. 그중에서도 서형욱씨와 배경내씨의 의견이 가장 눈에 띄었다. 현실에서는 ‘대한민국 만세’에 놀아나는 일과 그냥 원없이 한판 놀아보는 일이 결코 구분되지 않는다. 그저 한번 놀아보겠다고 뛰어든 이도 정교하게 기획된 국가·자본의 연합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기 십상이다. 처음엔 축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했을지라도 어느새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포위되고 만다. 시작은 미약했을지라도 끝은 창대해지는 것이다. 창대해진 응원판에서 축구는 사라지고 오직 대한민국만이 남게 된다. 붉은 악마가 ‘불끈’할 만한 소리겠으나, 현실은 분명하다. 모든 광장은 대기업에 점령됐으며, 모든 응원전은 대한민국으로 시작해 파이팅으로 끝날 것이다. 이 집중포화를 누군들 당해낼쏘냐. 열쇠는 사라진 축구를 다시 찾아오는 일이다. 재밌는 ‘공’놀이로서 축구를 다시 보자. 환상에 속지 마라. 축구공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쓰여 있지 않다. ‘made in CHINA’만 있을 뿐이다. 집 나간 축구를 찾을 때 월드컵은 진정한 인류의 제전이 될 수 있다. 준범

우세홍 서울보건대학교 명예교수 축구공에 대한민국? 환상에 속지 마라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월드컵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간다. 사실 월드컵에 대해 진보 진영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마음껏 즐기자는 쪽과 스포츠 내셔널리즘을 경계하자는 쪽 사이의 공방만이 계속될 뿐이다. 그런 때인 만큼 10인10색의 월드컵을 다룬 이번 기획 기사는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만큼이나 반가웠다. 그중에서도 서형욱씨와 배경내씨의 의견이 가장 눈에 띄었다. 현실에서는 ‘대한민국 만세’에 놀아나는 일과 그냥 원없이 한판 놀아보는 일이 결코 구분되지 않는다. 그저 한번 놀아보겠다고 뛰어든 이도 정교하게 기획된 국가·자본의 연합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기 십상이다. 처음엔 축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했을지라도 어느새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포위되고 만다. 시작은 미약했을지라도 끝은 창대해지는 것이다. 창대해진 응원판에서 축구는 사라지고 오직 대한민국만이 남게 된다. 붉은 악마가 ‘불끈’할 만한 소리겠으나, 현실은 분명하다. 모든 광장은 대기업에 점령됐으며, 모든 응원전은 대한민국으로 시작해 파이팅으로 끝날 것이다. 이 집중포화를 누군들 당해낼쏘냐. 열쇠는 사라진 축구를 다시 찾아오는 일이다. 재밌는 ‘공’놀이로서 축구를 다시 보자. 환상에 속지 마라. 축구공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쓰여 있지 않다. ‘made in CHINA’만 있을 뿐이다. 집 나간 축구를 찾을 때 월드컵은 진정한 인류의 제전이 될 수 있다. 준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