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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341호를 읽고…

343
등록 : 2001-01-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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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여라

노동자들은 모두 같은 노동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람과 사회’ 한통노조 파업의 뒷얘기를 읽으면서 노동자라고 해서 모두 같은 노동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TV의 9시 뉴스에서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주의로 뭉친 난동꾼들로 그려져도, 수구언론의 지면에서 잦은 파업으로 인건비 상승을 불러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구조조정에 딴죽을 거는 못된 악당들로 묘사되어도, 언론의 주목을 받는 대규모 사업장과 거대노총들은 나았다.

차가운 시선일지언정 언론과 국민의 관심 밖에 존재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바로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한통노조의 파업은 모든 매체의 관심을 받아 여론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심의 대상이라도 되었고 지난해 12월23일 타결되었지만, 한통의 계약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카메라 조명 한번 못 받고 신문의 귀퉁이 지면에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절대 포개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고 그 사이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 것처럼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거리는 그만큼 먼 듯하다. 같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노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홀대하거나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용자나 정부가 그들에게 주는 현실의 고통과 좌절보다도 더 큰 배신감이다.

사회의 약자라고 생각했던 노동자라는 조직 내에서도 다시 힘을 가진 강자와 그마저 없는 약자가 존재하고, 강한 노동자와 노조만이 언론의 관심과 국민의 눈길을 받는다는 무서운 현실의 세계를 느낀다. 큰 목소리에 묻혀 잘 들리진 않지만 언제나 울리는 ‘작은 목소리’를 한번 귀기울여들여야 할 때다.

허지영/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저예산 레이블의 숨통을 터달라

마이너리티 ‘당신들의 밥값이 우리 제작비’를 읽고 저예산 레이블들의 험난한 여정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90년대 우리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자본의 등장이다. 물론 거대자본 자체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 문화산업이 성장할수록 대규모 자본이 지배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양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오는 마이너들의 예술적 저력이다. 이들 마이너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언젠가는 문화의 주류를 형성하는 ‘메이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로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이나 일본도 ‘다양성’을 잃지는 않았다.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예술을 하는 마이너들에 길을 터주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중음악계도 온갖 어려움을 뚫고 음악적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저예산 레이블을 주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급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요가 존재해도, 적절한 배급망이 형성되지 않으면 음반이 팔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배급망은 몇몇 저예산 레이블들의 힘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난제이다. 지금이라도 문화관광부와 대중음악계가 이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진호/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그들에겐 겨울이 너무 춥다

이번호 ‘창’을 보며 농성장에서 어린 자식에게 밥을 먹이고 있는 은행 조합원의 모습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이렇게 추운 겨울, 그들은 오직 ‘살기 위하여’ 그 모든 고난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합병이니 하는 어려운 경제용어는 잘 모른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다. 당장 실업자가 될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많은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정부가 ‘인간중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한성훈/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독자만화

김성군 cartoon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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