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기차역, 거실 탁자, 화장실, 자동차 뒷좌석…. <한겨레21>을 어느 장소와 ‘코디’해도 나쁘지 않다.
실험실도 그랬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응집물질 물리 연구실 김승철(31)씨의 난해한 컴퓨터 화면 앞에서도 <한겨레21>은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전으로 치면 반도체와 관련된 것이고, 요즘으로 보면 나노랑 이어지죠.” 쉬운 말로 자신의 연구를 설명해주는 그는 물리학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들 암기가 아니라서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몇년 공부하다 보면 도대체 내가 아는 게 뭐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죠”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과학의 최전선에 뛰어든 <한겨레21>이 대견해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캐보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냥 옛날부터 계속 읽어왔어요”라는 조용하고 정직한 답변뿐이다. 특집이나 기획연재 같은 깊이감 있는 기사를 즐겨 읽고, 분배와 성장의 관계를 따져본 경제 기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단다. 사회 문제가 칼로 자르듯 쉽게 재단되지 않는 만큼 수치와 용어가 많이 동원되는 모험도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 전공 분야인 과학 기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자연과학의 언어로 설명이 가능한 얘기를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면 꽤 막막할 것 같아요.” 하지만 갈수록 과학적 지식이 있어야 사회적 판단이 가능한 사안들이 늘어가는 만큼 대중과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과학적 발견을 지나치게 위대한 것으로 포장하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도 일반인을 위한 물리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은 부족해 보인다. “능력 있는 후배가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도 석사 과정을 마치곤 학자금 1천만원 빚 때문에 직장으로 갔어요.” 운좋게 돈을 마련하면 다시 박사 과정에 돌아온다고 한다. “경제 규모 12위인 나라가 이 정도 수준인 건 이상하지 않나요.” 과학도의 어려운 현실이 한국의 취약한 원천기술만큼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과학의 최전선에 뛰어든 <한겨레21>이 대견해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캐보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냥 옛날부터 계속 읽어왔어요”라는 조용하고 정직한 답변뿐이다. 특집이나 기획연재 같은 깊이감 있는 기사를 즐겨 읽고, 분배와 성장의 관계를 따져본 경제 기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단다. 사회 문제가 칼로 자르듯 쉽게 재단되지 않는 만큼 수치와 용어가 많이 동원되는 모험도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 전공 분야인 과학 기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자연과학의 언어로 설명이 가능한 얘기를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면 꽤 막막할 것 같아요.” 하지만 갈수록 과학적 지식이 있어야 사회적 판단이 가능한 사안들이 늘어가는 만큼 대중과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과학적 발견을 지나치게 위대한 것으로 포장하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도 일반인을 위한 물리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은 부족해 보인다. “능력 있는 후배가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도 석사 과정을 마치곤 학자금 1천만원 빚 때문에 직장으로 갔어요.” 운좋게 돈을 마련하면 다시 박사 과정에 돌아온다고 한다. “경제 규모 12위인 나라가 이 정도 수준인 건 이상하지 않나요.” 과학도의 어려운 현실이 한국의 취약한 원천기술만큼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