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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492호를 보고

494
등록 : 2004-01-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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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목매지 말라

이슈추적 ‘김현희 어릴 적 사진은 진짜인가’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화방송 뉴스에서 이 소식을 제일 먼저 들었는데, 전 정말로 김현희의 진짜 사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거든요. 이 기사를 읽고 나니 정신이 활짝 깨입니다. 저야 <조선일보>는 안 보니까 다행이지만, 언론매체에 쉽게 영향받는 일반인들은 사진 속의 인물이 진짜라고 여길 거라고 믿어요. 많은 분들이 이 기사를 읽었으면 좋겠네요. 덧붙여서, 외신에 너무 목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한국을 잘 모르는 외신들의 오보가 많은데, 그 오보마저 오역을 하거나 입맛에 맞는 부분만 잘라서 싣는 국내 언론매체의 작태가 너무 싫어요. <한겨레21>에선 사건의 겉과 속을 모두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고속철도의 안정성에 대해서 취재해주실래요? 저희 장모님이 대구 근처 경산에 사는지라 고속철도에 관심이 많은데, 안정성이 있는지 불안해하더군요. 또 전 전라도 출신인데, 아내가 경상도라서 고속철도를 탈 일이 많아요. 그래서 정말로 안전한지 꼭 밝혀주세요.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고속철도의 좋은 점만 부각시키더군요. 새마을호도 사고가 나는데, 고속철도를 영 미덥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계속해서 성역 없는 비판보도 부탁드릴게요. 한국에서 소외된 마이너리티에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보내는 주간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김상민/ 서울 강북구 수유5동

족벌재단 처단, 국가가 나서라


이번호 이슈추적 ‘족벌재단, 니 돈은 니가 벌어!’를 읽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 한참 생각하다가 내용을 보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정말 어떻게 21세기에도 이런 열악한 시설의 대학이 있어, 철저히 족벌체제로 운영되고 각종 비리가 횡행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대학의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학생과 교수들만 탓했을 것이 아닌가. 실험실습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최소한의 교육시설과 여건도 조성되지 않은 채 대학이 운영되다니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추운 겨울에 난방비를 아껴 이사장 전기료로 전용하는가 하면, 총장 판공비가 실험실습비보다 많고, 교비 수입금을 법인 수익금으로 처리했다니 완전히 해외토픽감이 아닌가. 대학을 왜 세웠으며, 무엇을 위해 운영하는지 재단에 반문하고 싶다. 그리고 정부는 이렇게 부실한 대학을 왜 방치하는가. 대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관선이사를 파견하고, 최악의 경우 국가에서 인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아도 상당수의 사립학교 재단들은 ‘친인척의 실업자 구제소’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사돈에 팔촌까지 학교에 고용하여, 보는 이들이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가에 필요한 동량을 길러야 할 학교가 족벌들의 취업소로 전락하고, 학생들에게서 온갖 사비용을 뜯어가니 정상적인 교육이 될 리 만무하다. 비단 동덕여대만이 부실하게 운영되겠는가. 교육부는 차제에 문제가 많은 사립학교의 종합감사를 실시하여 개선을 유도하면서 지원도 해주고, 그래도 운영이 힘든 사학은 국가에서 인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장삼동/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

한국의 <슈피겔>이 되기를

<한겨레21>을 읽다가 갑자기 예전 특집호에서 다뤘던 독일의 <슈피겔> 생각이 났다. 기자가 직접 독일에 가서 취재했던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200명이 넘는 기자가 주간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일주일에 몇건의 기사를 작성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어떻게 일주일 만에 기사를 작성할 수 있냐”며 <슈피겔> 기자가 놀라워한 내용은 아직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 갑자기 이 기사가 생각난 것은 ‘매주 <한겨레21>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 강도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실 기자 수와 기사 건수를 비교해보면 매주 이 정도의 양과 질이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건 기사의 깊이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주간지 시장에서 <한겨레21>과 같은 진보적인 매체가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예산 상황 등이 많이 좋아져서 기자를 많이 보강해, 정말 독일의 <슈피겔> 같은 잡지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본다. - 김재삼/ 광주시 서구 농성2동

사교육의 해악을 도려내자

어느 날 강남의 학원가에 대한 교육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단순한 겁주기 효과만을 불러오지 않을까 했던 우려는 이번호 현장보도를 통해 현실로 확인되고 말았다. 단속반 앞에서 수강료를 10만원에서 35만원까지 엿가락처럼 늘리는 원장이나 뻔히 불법인데도 아무런 법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단속반이나 마치 물과 기름처럼 엇갈린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공무원과 학부모들이 합동작전을 펼치는데도 불구하고 그 결실이 작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땅의 교육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거대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거목을 칼 한 자루로 자르려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정부는 과외 열풍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평소에는 별 관심도 두지 않다가 수능 이후에나 신경쓰는 척하는 구태의연한 자세를 버리고 그것이 왜 해악을 끼치는지, 구조적 모순은 무엇인지 처음부터 짚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자가 지적하였듯이 허술한 학원 관련법을 개정하여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다음 정부에서도 꾸준히 진행될 수 있는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힘들지만 그 열매는 분명 값질 것이다. 조그만 종기를 그냥 두면 등창이 되어 결국 손을 쓸 수 없게 되니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도려내길 기대해본다. - 조영애/ 부산시 진구 부암3동

대통령의 막말보다 중요한 것은

‘막말이 즐겁다’는 김명인씨의 글을 잘 읽었다. 그의 글대로 왜 언론과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막말에 그다지도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 너무 진지한 대통령만 봐왔기 때문일까.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제 나라 국민을 죽이고 집권한 사람에게 진지하게 ‘위대한 지도자’라는 이름을 붙여준 언론을. 그의 하수인 또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피를 묻힌 손을 뒤로 숨기고 우리에게 자신은 보통사람이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 우리에게 말을 한다. 이제 그러한 거짓과 위선은 그만두어도 좋지 않을까. 우리는 진지하지 않아야 할 사실에 진지하고, 진지해야 할 사실에 무감각하다. 가십난에 실려도 될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가의 재난이라도 된 것처럼 커지기만 하고, ‘만리재에서’처럼 어느새 ‘미선, 효순’은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간다. 언론의 헛기침에 우리의 가슴은 콩닥거리고, 덕분에 정작 중요한 의제들은 잊혀지고 만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간 행보와는 별개로, 다른 정치인들보다 꾸밈에 익숙하지 않은 그의 언행에 대하여 조금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그 문제에 동조하지 않고 관심을 거두어낼 때 ‘대통령의 막말’에 대한 기사들은 지면과 방송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 자리를 인권, 자유와 같은 고귀한 가치에 대한 내용으로 채우는 일에 대하여, 그 절반의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 박승범/ 광주시 북구 오치동

내무반 개선 예산 반영했다

<한겨레21> 제493호 ‘19,128,800,000,000원! 지난해보다 8.45% 늘어난 2004년 국방예산’ 기사 내용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 ‘최전방 초소(GOP) 지역의 내무반 개선 비용이 한푼도 들어 있지 않다’는 내용은 국회 국방위 검토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국방부가 국회에 예산을 요구한 시점으로 볼 때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방비 총액은 변동이 없는 범위 안에서 병영기본시설 예산을 8178억원으로 2003년보다 55% 증액했으며, 이 중에서 408억원을 GOP 지역 내무반 개선 비용에 배정하여 GOP 지역 소초 98동을 개선하도록 2004년 예산에 반영했음을 밝힌다. - 국방부 대변인실

[독자만화]

이성렬 ddi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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