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독자편집위원회 출범… 북한 응원단과 한총련 수배자 다룬 기사에 열띤 찬반
5기 독자편집위원회가 출범했다. 새 얼굴 8명에 4기와의 연속성을 갖기 위해 이경숙, 박경남, 승인 위원이 계속 참여해주었다. 첫 회의에선 주로 429호 표지이야기 ‘2002 가을 조선녀자’와 430호 표지이야기 ‘숨쉬고파 한총련’이 화제였다. 위원들마다 기사에 대한 비판과 지지가 엇갈렸다. ‘조선녀자’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와 차별성 없는 흥미 위주 기사였다는 비판과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표지이야기로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비중 있는 기사였다는 반론이 맞섰다. 최일우 위원은 “아시안게임 전에 인공기 등의 문제로 이념논쟁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북한 응원단이 와서 이런 걱정을 씻어주었다”며 개인적인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총련 문제에 대해서는 그 취지에 대부분 동감하면서도, 기사를 통해 한총련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총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소리나 위원은 “나 같은 일반 사람들을 위해 한총련이 어떤 모습에서 어떻게 변했다는 쪽에 중심을 두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사자에게 동정심이 간 건 사실이지만 그들의 신념을, 주장을 함께 고민하기엔 부족했다고 밝혔다. 반면 승인 위원은 한때 학생회 활동을 하며 수배되는 선배들을 보고 눈물을 흘린 경험을 꺼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다.
시사주간지 최초로 시도한 독자편집위원회가 이제 두돌을 넘겼다. 5기에는 ‘필자 청문회’ 등 좀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독자와 편집진의 다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경숙: 개인적으로 한홍구의 역사이야기와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가 좋아요. 새로운 정보와 인식을 제공해줘서 제가 가장 먼저 보는 난이죠. 정치면은 이번 달에 일관된 주제로 실린 것 같아요. 노무현 두들겨패기, 후보단일화 논쟁 등 이런 연속기사를 통해 정치판 돌아가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람과 사회에 나온 권해효씨 이야기도 좋았어요. 앞으로도 할머니·할아버지·레즈비언 등 의사소통에서 소외가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실어주었으면 합니다. 428호 경제면 ‘고액지폐 꿈틀꿈틀’에선 10만원권 발행 논의를 다뤘는데요. 자유기업원과 한국은행 중심으로 가진 자들 편에서 고액권 발행의 당위론을 홍보합니다. 타당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고액권 발행을 하지 말자는 입장에서 홍보나 논리를 제공하는 데가 없어요. <한겨레21>이 경제지는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심도 깊은 기사를 써주었으면 합니다. 이섭의 색정만가는 처음엔 새로운 시각으로 성에 접근한 것 같아 좋았는데 갈수록 내용 정리가 부족하고 말의 성찬만 있는 것 같아요. 승인: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면 몇점을 줄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 시위문화에 관해서 언급을 좀 해주면 좋겠네요. 보건노조가 명동성당에서 시위하는 데 마찰이 크다고 합니다. 431호 핵 문제를 다룬 아시아 네트워크가 정말 잘해줬습니다. 발리 이야기도 안타까웠고요. 정치면의 충청권 민심기행도 공감대가 컸어요. 대선후보 진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중요하지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기사를 많이 실으면 좋겠어요. 우리 말과 문화에 관한 기사가 없어 아쉬워요. 초등학생들이 통신언어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어요. 우리 말에 관한 기사를 좀 실어주었으면 합니다. 최일우: <한겨레21>은 마이너리티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마이너리티가 무엇인가 정의를 다시 한번 내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386세대는 마이너리티에 대해 독재와 반독재의 틀을 가지고 생각했죠. 양적으로 다수와 소수, 그런 이분법적 사고만을 한, 어찌 보면 불행한 대학생활을 보냈어요. 지금 <한겨레21>에 감사하게 느끼는 것은 ‘빅사이즈’ 같이 다양한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죠. 9, 10월에는 한가위 퀴즈큰잔치가 가장 큰 이벤트였는데 너무 의례적이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응모를 했고, 추첨은 공정하게 이뤼지는가도 설명을 좀 해주면 좋겠어요. 독자들과 같이 추첨을 하는 것도 축제의 장을 흥겹게 하는 일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를 지하철에서 많이 받아보거든요. 아침에 상당히 많은 수가 무의식적으로 읽게 되니 한번 검토를 해보면 좋겠어요. 말고 다른 무가지들도 많고요.
안명희: 431호 논단 내용 가운데 “개혁국민정당은 노무현 사당”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개혁당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기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출판면은 책 안의 내용에만 머무르지 않으면 좋겠네요. 다양한 접근방식이 필요해요. <로드무비>를 본 게이들의 수다, 여성로커 전성시대 등과 같이 영화나 음악뿐 아니라 책을 통해 사회를 보는 기사를 보고 싶어요.
이윤영: 조선희씨와 김형경씨 책을 통해 정신분석 이야기를 꺼낸 기사를 읽었는데, 전 조선희·김형경씨 책을 홍보해준 수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좀더 범위를 넓혀서 사회 전반적인 논의를 해도 될 텐데 불만이에요. 강산에씨도 나름대로 생각 있는 뮤지션이라지만, 그 사람 새 음반 냈다고 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두면이나 할애하는 것은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광댁 사는 이야기’는 좋은데 꼭 농촌문제만 다루지 않고 다양하게 사는 얘기들을 해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테헤란로 샐러리맨들의 이야기도 있지 않겠어요 농촌문제를 비판해야 의식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입니다.
이범희: 소수자 얘기를 앞에서 잠깐 했는데 왼손잡이를 두들겨패서라도 오른손잡이로 만드는 게 그동안의 학교 교육이었어요. 앞으로 그런 부분에 더 조심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얼마 전 교사들이 참여하는 인권 워크숍이 열렸어요. 학교에서 권력자는 교사고 힘없는 자는 학생이라고들 하는데 선생님들 얘기는 달라요. 요즘 아이들 즉흥적으로 얘기하니까 교사 앞에서 욕을 하는데, 한 차례 소리지르거나 꿀밤 때리면 바로 인터넷에 비난이 올라와요. 학부모나 아이들 얘기는 언론에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 반면 교사들은 그렇지 않아요.
한효민: 정치 기사와 관련해서 미디어가 정치를 어떻게 보도하는가가 정치인들의 행동 방식과 유권자들의 대응자세를 결정한다고 봐요. 정당이나 정치 지도자 입장에서 보도하는 태도를 벗어나 시민들이 선거에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는지, 지역 정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취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시민들이 누구를 지지하는가가 아니라 구체적 쟁점과 관련해 후보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죠. 주5일 근무제 실시와 관련해서도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변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가·관광 분야나 자기 계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소개해줘야 합니다.
소리나: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세계’를 즐겨 읽는데 428호부터 지속적으로 다뤄준 브라질의 대통령후보 룰라에 대한 기사가 좋았습니다. 한국 현실에서 아직은 힘든 일이 한국과 정반대편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또 430호의 ‘사람과 사회’에서 다룬 송두율·조홍준 교수에 대한 기사도 좋았어요. 신문에선 단신으로 취급해 이분들이 누구며 무엇 때문에 그런 처분을 받았는지 궁금했거든요. 이번 대선은 어떤 대선보다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먼저 설문조사에서 대학생의 70%가 대선에서 투표한다고 했고, 월드컵 때문에 스타가 된 재벌가 정몽준씨까지 가세했으니까요. 권영길씨에 대한 매체나 청와대의 관심도 흥미롭고요. 젊은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431호 정치면에서 충청권 민심기행의 기사 스타일이 개인적으로는 좋았는데 이번엔 “젊은층 민심기행”을 다뤄주는 것이 어떨지. 아니면 이번 대선후보자들의 공약과 그들의 주장을 지지자들의 가상토론으로 한번 정리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층이든 특별히 관심이 있지 않는 한 정치기사는 늘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쉽게, 총체적으로 한번 정도는 다뤄주면 좋겠습니다.
김건우: 각 칼럼 명칭을 우리 말로 쓰면 좋겠어요. 사이언스 크로키, 휴먼 포엠 등 영어를 쓰니까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제가 고서점을 자주 가보는데 김장호씨가 일본 고서점에 관해 재미있게 썼거든요. 그냥 일본 고서점을 칭찬하는 것보다는 진짜 우리 고서점을 제대로 소개시켜주는 자리가 있었으면 해요. 제가 자주 가는 고서점의 사장 할아버님은 80이나 된 노인인데 고서점을 50년 넘게 했어요. 손님도 별로 없어 같이 얘기하다 보면, 그런 연세 든 분들 역사를 알 수 있어요. 21세기를 현실로 맞은 지금 <한겨레21>은 이름 그대로 우리 민족, 한겨레에게 ‘21세기 비전’을 제시해줘야 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오늘 21세기 비전은 우리말과 글, 생태환경, 교육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박경남: 안영춘 기자의 ‘기자가 뛰어든 세상’을 읽고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그런 현실에 놓여 있기 때문에 따뜻한 기사가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외된 계층에게도 가족 같은 따뜻한 눈으로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한홍구의 역사이야기인데요. 이번호 ‘기회주의 청년 박정희’를 읽고 박정희에 대해 자세히 알 수가 있었어요. 제가 친구와 텔레비전을 보는데 북한 공연이 있었어요. 보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쟤네들은 저렇게 와서 공연을 하지만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라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와 똑같은 나이의 친군데요. 그 얘기를 들으며 세대별로 남아 있는 레드콤플렉스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이경숙: 개인적으로 한홍구의 역사이야기와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가 좋아요. 새로운 정보와 인식을 제공해줘서 제가 가장 먼저 보는 난이죠. 정치면은 이번 달에 일관된 주제로 실린 것 같아요. 노무현 두들겨패기, 후보단일화 논쟁 등 이런 연속기사를 통해 정치판 돌아가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람과 사회에 나온 권해효씨 이야기도 좋았어요. 앞으로도 할머니·할아버지·레즈비언 등 의사소통에서 소외가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실어주었으면 합니다. 428호 경제면 ‘고액지폐 꿈틀꿈틀’에선 10만원권 발행 논의를 다뤘는데요. 자유기업원과 한국은행 중심으로 가진 자들 편에서 고액권 발행의 당위론을 홍보합니다. 타당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고액권 발행을 하지 말자는 입장에서 홍보나 논리를 제공하는 데가 없어요. <한겨레21>이 경제지는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심도 깊은 기사를 써주었으면 합니다. 이섭의 색정만가는 처음엔 새로운 시각으로 성에 접근한 것 같아 좋았는데 갈수록 내용 정리가 부족하고 말의 성찬만 있는 것 같아요. 승인: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면 몇점을 줄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 시위문화에 관해서 언급을 좀 해주면 좋겠네요. 보건노조가 명동성당에서 시위하는 데 마찰이 크다고 합니다. 431호 핵 문제를 다룬 아시아 네트워크가 정말 잘해줬습니다. 발리 이야기도 안타까웠고요. 정치면의 충청권 민심기행도 공감대가 컸어요. 대선후보 진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중요하지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기사를 많이 실으면 좋겠어요. 우리 말과 문화에 관한 기사가 없어 아쉬워요. 초등학생들이 통신언어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어요. 우리 말에 관한 기사를 좀 실어주었으면 합니다. 최일우: <한겨레21>은 마이너리티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마이너리티가 무엇인가 정의를 다시 한번 내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386세대는 마이너리티에 대해 독재와 반독재의 틀을 가지고 생각했죠. 양적으로 다수와 소수, 그런 이분법적 사고만을 한, 어찌 보면 불행한 대학생활을 보냈어요. 지금 <한겨레21>에 감사하게 느끼는 것은 ‘빅사이즈’ 같이 다양한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죠. 9, 10월에는 한가위 퀴즈큰잔치가 가장 큰 이벤트였는데 너무 의례적이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응모를 했고, 추첨은 공정하게 이뤼지는가도 설명을 좀 해주면 좋겠어요. 독자들과 같이 추첨을 하는 것도 축제의 장을 흥겹게 하는 일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영무 편집장 안명희 한효민 최일우 김건우 이경숙 소리나 이윤영 승인 박경남 이범희 위원. (류우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