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위원 4인의 끝없는 수다… 성과 결혼문제를 참신한 시각으로 본 기사에 손뼉
5차회의 징크스. 언제나 5차회의에 가장 적은 위원이 참석해 가장 많은 말을 한다. 4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휴가시즌이 끝나면서 업무가 겹친 탓인지 4명의 여성위원(이경숙·박경남·승인·구가인)만 참여해서 단출한 회의를 열었다. 그럼 조용하고 차분한 회의가 됐을 것 같다고? 전혀 아니었다. 왜 좀더 일찍 이 위원들만 따로 회의를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자들의 수다’는 끝없이 이어졌다.
위원들은 사전에 모의라도 한 듯 여성코너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놓았다. 이혼가정 아이들의 현실,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의 성, 중년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나 직업교육 정보, ‘다시 결혼하면 배우자와 살 것인가’라는 주제의 설문조사 등 결혼과 성문제에 대한 다양한 기획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모두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낸 것이다. 박경남 위원은 여기에 덧붙여 “예전에 노동운동을 할 때 내가 쓴 문건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재미있더라”며 치열한 시대의 문건, 포스터, 임단협 자료, 플래카드 등을 모아 전시회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8월 한달의 기사 평가에서도 주로 성과 결혼을 참신한 시각으로 다룬 기사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위원들은 422호 사람과 사회 ‘섹시한 노년을 선물하라’ 423호 독신남들의 좌담 ‘청춘은 가도 포로는 싫어’, 이섭의 색정만가 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우리 사회에서 성은, 결혼은, 가족제도는 허위의 가면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 5차회의가 남긴 결론이다.
이경숙 <한겨레21>에서 꾸준히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병역비리 문제를 제기해서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슈가 되는 건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면 좋겠어요. 그런 부분이 <한겨레21>의 장점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422호 사람과 사회 ‘섹시한 노년을 선물하라’를 읽고 노년의 성에 대해 알게 됐어요. 423호 좌담 ‘청춘은 가도 포로는 싫어’를 통해 남자들이 여자와 마찬가지로 결혼에 상당히 부담이 있다는 걸 알았고요. 전 남자들은 상당히 결혼을 선호한다고 생각했는데 30대 전후 남자들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느꼈죠.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이번달에는 특히 새로운 기법으로 기사를 쓰는 것들이 눈에 띄었어요. 배우 오지혜가 배우 문소리를 인터뷰하는 것은 같은 직업이라 질문이 좀더 심도 있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걸 포착했다고 봅니다. 424호에서 콩트 형식으로 태극기와 인공기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꼬집은 것도 좋았습니다. <한겨레21>이 평소에는 문체들이 너무 무겁고 어려운데 가끔은 이런 가벼운 문체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비판만 하고 대안이 없는 기사들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다룬 422호 특집은 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폭등의 원인을 제시하긴 했으나 기자의 글은 폭등의 원인을 명확하게 짚어주지 않고 다른 매체들이 다루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423호 재계 오디세이에서는 포스코 경영행태에 관해 꼬집었는데,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마이크로소프트도 선임 최고경영자(CEO)가 후임 최고경영자를 지정하거든요. 물론 우리와 미국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지만 기사에선 꼬집기만 했지 대안제시가 없었던 것 같아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전 <한겨레21>의 시각과는 다르게 봅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젊은이들, 현 체제 아래서 징병제의 필요성을 보면 막연히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423호 ‘공평한 서울대 가능한가’를 읽고 정말 무엇인 공평한 교육인가 많이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 허구임을 드러내주는 기사라고 봅니다. <한겨레21> 정치기사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정치 사안들에 대해 맥락을 짚어주면서 분석하는 기사들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고 현상만 이야기하니까 일간지와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요.
박경남 제가 7월에 너무 <한겨레21>을 비판해서 독자로부터 항의메일까지 받았죠.(웃음) 이번에는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8월은 그런 제 심정을 알고 있었는지 7월보다는 다양하고 좋은 기사들이 많았어요. 이번엔 좀 좋게 이야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웃음) 장애인 이동권을 다룬 423호 사람과 사회가 좋았어요. 사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싸워온 것이었죠. 이런 장애인들의 문제를 계속 다뤄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 총장의 지역할당제 제안은 논의를 더 붙여봐야 할 것 같아요. 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좀더 생각해봐야죠. 이번달에 가장 인상깊은 기사는 423호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시인의 반성, 그 소란함에 대하여’예요.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스타를 만들어왔죠. 그 스타만 바라보다 변하면 실망하게 마련이에요. 우리가 다시 한번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스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이었다고 생각해요. <죽어도 좋아> 등급보류와 관련해서 나온 특집은 생각할 여지가 많더라고요. 이 기사에는 좀 젊은 사람들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우리에겐 지금 풀리지 못한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기피죠. 말 하나 차이가 아니라 큰 철학의 차이예요. 그런 문제를 사람들과 얘기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독자편집위원회 얘기가 지면에 반영되는지 궁금해요. 하면서도 힘이 안 날 때가 많거든요. 예전에는 정치면을 가장 먼저 읽었지만 요즘은 잘 안 읽어요. 사안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뭔가 전망을 좀 보여주면 좋겠어요. 승인 이번에 가장 좋았던 기사는 420호 표지이야기 ‘공무수행… 진짜루?’였어요. 학원 다니는 친구들과 읽었는데 가장 공감했어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정해야 할 사람들이 그렇다니 화가 나더라고요. 문화면은 너무 단편적인 사실만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 서평만 다루지 말고 출판 문화 같은 쪽으로 넓혀보면 어떨까 싶어요. <한겨레21>의 독자층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왔다갔다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 네트워크는 일정한 테마를 가지고 계속 나가면 좋겠네요. 예전에 가장 재미있게 보는 게 시사SF였는데 요즘엔 색정만가로 바뀌었어요. 우리 사회가 성에서는 닫혀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자라 더합니다. 색정만가 읽어보고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에 관해서는 더 많은 생각을 깨우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감춰진 것을 다양하게 보여줬으면 합니다. 초엘리트를 다룬 424호 표지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좀더 창의적으로 사원들을 뽑는 곳도 있다고 생각해요. 대안이 있는 곳의 얘기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민주당 신당 창당에 대해 별로 얘기가 없었어요. 전 굉장히 궁금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합니다. 청소년들이 하는 노동에 대해 근로기준법도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거기에 대해 한번 다뤄봐도 재미있겠네요. 구가인 421호 움직이는 세계에서 중국의 입시전쟁 얘기가 나왔는데 되게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입시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중국에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시작됐다는 얘기고,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문제가 있겠죠.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이 없었어요. 8월달은 다 좋은 것 같았어요. 군대문제가 자꾸 이슈화되는데, 우리에게 군대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큰 특집 하나 만들면 좋겠어요. 장애인 이동권, 유럽 지방자치 기사들이 좋았어요. 독일은 연방제잖아요. 우리나라의 연방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한번 하면 좋겠습니다. 전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아 연방제가 돼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지방학생들의 교육불평등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 제 고향 같은 조그만 곳은 거의 수시전형에 합격되지 않아요. 서울은 학원 같은 데서 자기소개서를 써주는데, 지방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서울대 지역할당제는 되게 복합적인 얘긴데 대담이나 토론형식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일반인들의 정치 무관심도 다뤄주면 좋겠어요. 저희 또래는 정치에 관심 갖는 게 촌스러운 것처럼 얘기해요. 왠지 모르는 게 더 우아한 것 같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세계적인 추세인지는 모르겠고, 정치판이 더러워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논의가 없어요. 문화면에 이성욱 기자가 계속 인터뷰들을 쓰고 있습니다. 서갑숙·김수철 등인데요, 전 그런 거 좋아해서 가장 먼저 읽는데 왠지 여성중앙이나 여성동아류의 기사가 아닌가 고민을 했어요. 김수철까지는 좋았는데 황정민씨는 좀….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사진/ “우리 사회의 감춰진 성문제를 다뤄달라” 위원들은 특히 노인·독신남 등 평소 알지 못했던 이들의 성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박경남 제가 7월에 너무 <한겨레21>을 비판해서 독자로부터 항의메일까지 받았죠.(웃음) 이번에는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8월은 그런 제 심정을 알고 있었는지 7월보다는 다양하고 좋은 기사들이 많았어요. 이번엔 좀 좋게 이야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웃음) 장애인 이동권을 다룬 423호 사람과 사회가 좋았어요. 사실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싸워온 것이었죠. 이런 장애인들의 문제를 계속 다뤄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 총장의 지역할당제 제안은 논의를 더 붙여봐야 할 것 같아요. 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좀더 생각해봐야죠. 이번달에 가장 인상깊은 기사는 423호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시인의 반성, 그 소란함에 대하여’예요.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스타를 만들어왔죠. 그 스타만 바라보다 변하면 실망하게 마련이에요. 우리가 다시 한번 우리 안에서 만들어진 스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이었다고 생각해요. <죽어도 좋아> 등급보류와 관련해서 나온 특집은 생각할 여지가 많더라고요. 이 기사에는 좀 젊은 사람들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우리에겐 지금 풀리지 못한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병역기피죠. 말 하나 차이가 아니라 큰 철학의 차이예요. 그런 문제를 사람들과 얘기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독자편집위원회 얘기가 지면에 반영되는지 궁금해요. 하면서도 힘이 안 날 때가 많거든요. 예전에는 정치면을 가장 먼저 읽었지만 요즘은 잘 안 읽어요. 사안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뭔가 전망을 좀 보여주면 좋겠어요. 승인 이번에 가장 좋았던 기사는 420호 표지이야기 ‘공무수행… 진짜루?’였어요. 학원 다니는 친구들과 읽었는데 가장 공감했어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정해야 할 사람들이 그렇다니 화가 나더라고요. 문화면은 너무 단편적인 사실만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 서평만 다루지 말고 출판 문화 같은 쪽으로 넓혀보면 어떨까 싶어요. <한겨레21>의 독자층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왔다갔다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 네트워크는 일정한 테마를 가지고 계속 나가면 좋겠네요. 예전에 가장 재미있게 보는 게 시사SF였는데 요즘엔 색정만가로 바뀌었어요. 우리 사회가 성에서는 닫혀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자라 더합니다. 색정만가 읽어보고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에 관해서는 더 많은 생각을 깨우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감춰진 것을 다양하게 보여줬으면 합니다. 초엘리트를 다룬 424호 표지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좀더 창의적으로 사원들을 뽑는 곳도 있다고 생각해요. 대안이 있는 곳의 얘기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민주당 신당 창당에 대해 별로 얘기가 없었어요. 전 굉장히 궁금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합니다. 청소년들이 하는 노동에 대해 근로기준법도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거기에 대해 한번 다뤄봐도 재미있겠네요. 구가인 421호 움직이는 세계에서 중국의 입시전쟁 얘기가 나왔는데 되게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입시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중국에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시작됐다는 얘기고,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문제가 있겠죠.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이 없었어요. 8월달은 다 좋은 것 같았어요. 군대문제가 자꾸 이슈화되는데, 우리에게 군대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큰 특집 하나 만들면 좋겠어요. 장애인 이동권, 유럽 지방자치 기사들이 좋았어요. 독일은 연방제잖아요. 우리나라의 연방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한번 하면 좋겠습니다. 전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아 연방제가 돼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지방학생들의 교육불평등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 제 고향 같은 조그만 곳은 거의 수시전형에 합격되지 않아요. 서울은 학원 같은 데서 자기소개서를 써주는데, 지방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서울대 지역할당제는 되게 복합적인 얘긴데 대담이나 토론형식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일반인들의 정치 무관심도 다뤄주면 좋겠어요. 저희 또래는 정치에 관심 갖는 게 촌스러운 것처럼 얘기해요. 왠지 모르는 게 더 우아한 것 같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세계적인 추세인지는 모르겠고, 정치판이 더러워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논의가 없어요. 문화면에 이성욱 기자가 계속 인터뷰들을 쓰고 있습니다. 서갑숙·김수철 등인데요, 전 그런 거 좋아해서 가장 먼저 읽는데 왠지 여성중앙이나 여성동아류의 기사가 아닌가 고민을 했어요. 김수철까지는 좋았는데 황정민씨는 좀….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