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청문회 l 안영춘 기자
일복 많은 사회팀장 안영춘 기자, 시사주간지의 고충을 털어놓다
<한겨레21> 사회팀장은 돌짐을 지고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한다. 한정된 팀원에 비해 취재영역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대부분의 표지이야기, 특집도 사회팀에서 생산된다. 그래서 사회팀장 안영춘 기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중독에 걸려 있다. “이렇게 말 잘하는 기자는 처음 봤어요.” ‘안구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안영춘 기자의 초강력 말발에 위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이동화 표지이야기와 특집을 선정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안영춘 간단히 말하면 전체회의에서 결정합니다. 팀별 회의를 해서 대강의 아이템을 정하고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를 진행하죠. 주로 트렌드성 특집기사와 순수 기획기사로 나눠볼 수 있어요. 주간지에서 일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일간지와 많이 달라요. 제가 보기엔 주간지에서 재미없는 기사는 죄악입니다. 선정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 경우 그런 기사가 재미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요. 이동화 외부 기고를 받을 때 의도하는 방향과 다른 식의 글이 들어오면 그걸 수정하는지 거절하는지요. 안영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거절하는 경우, 수정하는 경우 다 있어요. 아주 방향이 다르고 필자와 조율이 안 될 때는 원고 거절하고, 부랴부랴 다른 꼭지들을 만들어놓죠.(웃음) 이동화 광장 조성을 다룬 416호 표지이야기를 잘 읽었는데요. 외국의 경우를 참고해 장기적 계획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대안 제시랄까. 안영춘 외국광장 사례에 대한 자료가 있었는데, 선택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습니다. 기사 요지가 모델 제시보다는 발상의 전환이었거든요. 월드컵 기간에 벌어진 거리응원이 놀이고, 축제라는 의미로 발상을 전환해보자는 것이었죠. 홍창욱 광장을 만들 때 공간만 비워놓자는 발상은 위험한 것 같아요.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 기획이 돼야 하는데 이 기사만으로 보면 우려스럽네요. 안영춘 작고 자연발생적인 거리공연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관변적인 행사는 안 돼죠.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제 한계인 것 같네요. 백대현 6월 한달 동안 빨간 옷이 모든 것을 가려줬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표지이야기를 보면 <한겨레21> 기사들이 대부분 월드컵 관련이었죠. 혹시 안 기자님 취향이 지나치게 개입된 건 아니었는지. 안영춘 표지이야기를 만들려면 내부에서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호불호가 배제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건 조금 뒤로 미루더라도 논다는 것은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자는 목적이 있었어요. 제가 정말 월드컵을 좋아했다면 다른 기사 빨리 써놓고 나가 놀았겠죠(웃음). 승인 예전에 기자가 뛰어든 세상으로 노숙자 쉼터 체험을 쓴 것 잘 읽었어요. 월드컵 치르고 나서 보니까 관심을 쏟아야 할 사람들이 많이 소외되는 것 같아요. 다시 취재할 생각은 안 해보았는지요. 안영춘 아마도 월드컵 이후 노숙자 문제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요. 월드컵 전에는 보기 안 좋은 것들 감추려고 쉼터들 만들고 했는데 이젠 시효가 끝났잖아요. 그들이 거리로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동화 418호 모기를 다룬 특집은 어떻게 선택됐는지요. 차라리 태풍이 더 관심을 끌지 않았을까요? 모기에 대해선 정보 얻을 곳이 많고, 굳이 시사주간지에서 다룰 필요가 있었는지. 안영춘 일단 모기 개체수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죠. 그 까닭이 궁금하잖아요. 굉장히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채택된 건 아니고 기획난에 시달리면서 바로 채택된 기사였죠. 전 어떤 아이템도 시사주간지에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루는 방식이 의미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박경남 모든 기자들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시간이 갈수록 ‘<한겨레21>이 왜 그러지’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해요. 점점 한겨레만의 고유한 부분들이 사라져가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안영춘 재미와 ‘지켜야 할 것’이 전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린 흔히 연성기사·경성기사 등으로 표현합니다. 그 구분법이 <한겨레21> 창간 이후에 꼬리표처럼 붙어다녔어요. 하지만 연성·경성은 소재가 아니라 내용이고 작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사는 재미있게 쓸 수 있고 의미 있게 쓸 수 있다는 대전제가 있어야 해요. 전 모기 관련 특집이 비판받는다면 한겨레답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충실하게 쓰지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홍창욱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난히 많이 다뤘죠. 마이너리티라고 하는 난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이 의제가 다른 의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지요. 안영춘 매체로서 가장 먼저 제기한 거니까 선도한다는 책임감이 작용했죠. 그 다음 소수자 문제는 <한겨레21> 사회팀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주제입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사진/ 열띤 청문회 분위기. 안영춘 기자(가운데)의 유려한 말발은 끝없이 이어졌다. (김종수 기자)
안영춘 간단히 말하면 전체회의에서 결정합니다. 팀별 회의를 해서 대강의 아이템을 정하고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를 진행하죠. 주로 트렌드성 특집기사와 순수 기획기사로 나눠볼 수 있어요. 주간지에서 일한 지 1년 4개월 정도 됐는데 일간지와 많이 달라요. 제가 보기엔 주간지에서 재미없는 기사는 죄악입니다. 선정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 경우 그런 기사가 재미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요. 이동화 외부 기고를 받을 때 의도하는 방향과 다른 식의 글이 들어오면 그걸 수정하는지 거절하는지요. 안영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거절하는 경우, 수정하는 경우 다 있어요. 아주 방향이 다르고 필자와 조율이 안 될 때는 원고 거절하고, 부랴부랴 다른 꼭지들을 만들어놓죠.(웃음) 이동화 광장 조성을 다룬 416호 표지이야기를 잘 읽었는데요. 외국의 경우를 참고해 장기적 계획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대안 제시랄까. 안영춘 외국광장 사례에 대한 자료가 있었는데, 선택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습니다. 기사 요지가 모델 제시보다는 발상의 전환이었거든요. 월드컵 기간에 벌어진 거리응원이 놀이고, 축제라는 의미로 발상을 전환해보자는 것이었죠. 홍창욱 광장을 만들 때 공간만 비워놓자는 발상은 위험한 것 같아요.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 기획이 돼야 하는데 이 기사만으로 보면 우려스럽네요. 안영춘 작고 자연발생적인 거리공연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합니다. 관변적인 행사는 안 돼죠.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제 한계인 것 같네요. 백대현 6월 한달 동안 빨간 옷이 모든 것을 가려줬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표지이야기를 보면 <한겨레21> 기사들이 대부분 월드컵 관련이었죠. 혹시 안 기자님 취향이 지나치게 개입된 건 아니었는지. 안영춘 표지이야기를 만들려면 내부에서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호불호가 배제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건 조금 뒤로 미루더라도 논다는 것은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자는 목적이 있었어요. 제가 정말 월드컵을 좋아했다면 다른 기사 빨리 써놓고 나가 놀았겠죠(웃음). 승인 예전에 기자가 뛰어든 세상으로 노숙자 쉼터 체험을 쓴 것 잘 읽었어요. 월드컵 치르고 나서 보니까 관심을 쏟아야 할 사람들이 많이 소외되는 것 같아요. 다시 취재할 생각은 안 해보았는지요. 안영춘 아마도 월드컵 이후 노숙자 문제를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요. 월드컵 전에는 보기 안 좋은 것들 감추려고 쉼터들 만들고 했는데 이젠 시효가 끝났잖아요. 그들이 거리로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동화 418호 모기를 다룬 특집은 어떻게 선택됐는지요. 차라리 태풍이 더 관심을 끌지 않았을까요? 모기에 대해선 정보 얻을 곳이 많고, 굳이 시사주간지에서 다룰 필요가 있었는지. 안영춘 일단 모기 개체수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죠. 그 까닭이 궁금하잖아요. 굉장히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채택된 건 아니고 기획난에 시달리면서 바로 채택된 기사였죠. 전 어떤 아이템도 시사주간지에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루는 방식이 의미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박경남 모든 기자들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시간이 갈수록 ‘<한겨레21>이 왜 그러지’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해요. 점점 한겨레만의 고유한 부분들이 사라져가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안영춘 재미와 ‘지켜야 할 것’이 전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린 흔히 연성기사·경성기사 등으로 표현합니다. 그 구분법이 <한겨레21> 창간 이후에 꼬리표처럼 붙어다녔어요. 하지만 연성·경성은 소재가 아니라 내용이고 작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사는 재미있게 쓸 수 있고 의미 있게 쓸 수 있다는 대전제가 있어야 해요. 전 모기 관련 특집이 비판받는다면 한겨레답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충실하게 쓰지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홍창욱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난히 많이 다뤘죠. 마이너리티라고 하는 난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이 의제가 다른 의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지요. 안영춘 매체로서 가장 먼저 제기한 거니까 선도한다는 책임감이 작용했죠. 그 다음 소수자 문제는 <한겨레21> 사회팀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주제입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