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대한 다각적 토론을 벌인 5차 회의… 최고 인기 기사는 ‘부부여 통하라’
스스로 ‘밤의 편집장’을 자처하던 이준상 위원이 공기업 노조 파업 투쟁에 참여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그의 ‘공백’을 의식해서인지, 위원들은 평소보다 많은 비판과 제안을 해줬다. 정작 느슨해진 건 담당기자. 회의 녹음테이프를 몽땅 날려먹고, 마감일이 돼서야 허겁지겁 취재수첩을 뒤지고 전화와 이메일로 위원들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위원들이여, 용서하시라.
5차 회의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기사는 397호 표지이야기 ‘게임세대와 소통하라’와 396호 표지이야기 ‘당신의 고향이 분열하고 있다’였다. ‘게임세대…’는 일단 참신한 소재 발굴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게임 속에 숨겨진 폭력성과 성차별적 요소 등에 대한 다각적 진단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신의 고향…’ 역시 그 내용에는 대부분 동감을 표했으나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들을 다각도로 찾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기사는 396호 특집 ‘등돌린 부부여, 서로 통하라’였다. 부부간의 소통문제에 대한 참신한 문제제기였다는 평이었다. 유현영 위원은 앞으로 안영춘 기자의 ‘팬’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안 기자 최초의 ‘팬클럽’이 결성될 듯.
남광우 397호 특집 ‘한국 대선을 흔드는 미국’은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등으로 인해 조성된 한반도의 긴장국면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정치권력뿐 아니라 경제, 문화, 학계의 뿌리깊은 미국 의존성과 미국 추종주의에 대해서도 다뤘으면 합니다. 다음에 기획기사나 전문가들의 기고 및 대담을 통해 패권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부시 행정부의 본질을 드러내는 기획기사를 준비했으면 합니다. 396호 표지이야기 ‘당신의 고향이 분열하고 있다’는 서울 아니면 시골로 이분화된 현실에서 지방의 피폐화를 막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 및 수도권 팽창을 막기 위한 정책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의 강조점을 지방이 살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과감한 지방이전과 지방분권화로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노근리 사건으로 대표되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학살 사건이 그외에도 40여건이 있는 것으로 국방부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노근리 외에 다른 지역의 사건들은 상대적으로 소홀이 다루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포항 및 마산의 양민학살 사건은 대책위가 있으므로 취재를 해서 미군의 만행을 고발했으면 합니다.
유현영 395호부터 397호를 통틀어 정치면 기사가 다양하고 좋았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96호 ‘지방권력을 잡아라’가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영춘 기자의 ‘등돌린 부부여, 서로 통하라’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부부간의 소통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마지막에 다룬 ‘부부대화법’은 언제고 다시 다뤄도 좋을 듯싶습니다. 395호에서는 ‘공동육아의 빛과 그림자’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 몇년 전에 들을 때만 해도 ‘저렇게 아이들 키우면 스트레스는 안 받겠다’ 정도의 생각만 하고 지나쳤는데 꾸준히 진행돼오고 있었다는 기사를 접하니까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문화면 ‘자아를 찾아 섹스 속으로’도 공감하면서 읽은 기사예요. 소개된 두권의 책을 찾아 읽으면서 사랑이나 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397호 표지이야기였던 ‘게임세대와 소통하라’는 많은 분량의 기사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앞에 앉아 하루세끼를 컵라면으로 때우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기란 단순히 게임에 대해 아는 것으로 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 같아요. 기혼 직장여성들의 얘기를 한번 다뤄주시면 좋을 듯싶네요. 임신과 동시에 시작된 고민들은 출산 뒤에도 수유, 육아, 교육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데요. 문제제기성 기사말고 대안들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는지,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오용연 397호 ‘게임세대와 소통하라’는 소재가 신선하고 재미있었으나 게임세대에 대한 구체적 얘기를 들려주고 사회 여러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못하고 뭉뚱그린 느낌이 드네요. 경제면 ‘직장인 휴직, 남는 장사네!’는 노동자의 교육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상황인데 휴직이 노동자에게도 남는 장사인지, 윈윈게임인지 의심스러웠어요. 397호 월드컵 관련 기사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해요. 객관적으로 우리의 축구전력을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고 언론은 16강 신화를 만들어낼 게 아니라 월드컵을 그냥 축제로 보도록 하는 게 필요하죠.
일선 학교에서 어머니들을 교육 참여라는 명목으로 학교로 많이 불러들이고 있는데 당사자들에게는 부담이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심지어 학교 급식을 도와줄 때는 사람을 고용해서 보내기도 한답니다. 맞벌이하는 부부들에게는 개인적으로 부담되니 새로운 시각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사회 새내기들에게 카드 사용, 적금 등 경제적인 면에서 길잡이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류재수 한완상 교육부총리가 1월29일 경질되었는데 기사에는 부총리 겸 장관으로 나와서 정확성과 기동력이 부족했다고 봐요. 좀 늦더라도 수정을 해서 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반면 397호는 2월18일 오후 주한미상공회의소 사무실 점거농성 사진을 신속하게 실어서 감탄했어요. 제395호 성역깨기 ‘얼어죽을 연구의 자유’는 민간출연기관인 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의 전횡에 대해 잘 기술하고 있는데 헌법상 학문의 자유와 근로3권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정부출연기관의 문제점도 함께 다루거나 나중에라도 다루어주기를 바랍니다. 397호 특집 ‘한국 대선을 흔드는 미국’은 알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였어요. 더 깊이있고 새로운 기사를 썼으면 좋았을 텐데요.
선거와 관련한 저질적인 흑색선전·비방 및 인신공격 규제방안이나 대선주자의 어록과 언행일치를 다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한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의 가스안전공사장 발령 등의 낙하산 인사와 9개월 전 경질된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의 재기용 등 원칙없는 인사문제도 심각하죠. 취업과 공직에서의 실질적인 학력·연령제한 철폐를 한번 제기해도 좋을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연예인이 과연 공인인가, 공인은 아무나 되나 하는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아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397호 ‘게임세대와 소통하라’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론 게임에 대해 나쁘다는 얘기만 있으니 그 세대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제시했겠지만 역시나 한쪽 면만 본 것 같아요.
게임의 폭력성 등이 악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또한 남녀차별적인 의식을 주입하기도 하죠. 단적인 예로 ‘동급생’이라는 연예 시뮬레이션은 내 또래 남학생들의 반 정도는 들어보거나 해본 경험이 있어요. 남학생이 방학중 동네 여학생들을 사귀며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이죠. 남동생이 밤새도록 며칠해보더니 여자들이 이렇게 당하니 바보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기사에서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세계 최고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전문가들만의 얘기 아닌가요?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게임 대국의 최고 소비국이었어요. 게임분야 전체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에 강세를 보이는 것 같으나 시나리오의 다양성 부족, 3D 그래픽의 기술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고 게임장르도 한정돼 있어요. 396호 ‘당신의 고향이 분열하고 있다’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지방소도시뿐이겠어요? 대구 토박이 출신 6명 중 4명이 이미 서울에서 취직을 하고 나머지 2명도 서울에 오고싶어 해요. 취미생활을 하려고 해도 서울 중심이죠. 지방산업과 함께 문화산업도 발달해야 하는 것 같아요.
우울증에 대해 다뤄봤으면 좋겠어요. 못살 때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으나 예나 지금이나 마음의 병은 무섭죠. 대부분이 간과하지만 위험한 병이에요. 자신이 우울증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병역거부에 관한 기사가 표지이야기로 나올 만한 상황입니다. 유승준, 오태양씨에 대해 기사화하고 있는데 왠지 수박 겉핥기식인 것 같아요. 석학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좋으니 좌담을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또 지금 우리나라의 병력이 왜 이만큼 필요하고 군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전문가에게 들어보고 싶어요. 여태까지 <한겨레21>은 ‘양심적 병역 거부’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전반적인 상황이나 우리나라의 실정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아요.
표현진 395호 학벌타파를 외친 한완상 전 부총리에 관한 기사는 나같은 학벌 마이너리티한테 웃음을 줄 수 있는 기사였습니다. 396호 아시아네트워크도 재미있었어요. 지난해 5월에 다룬 ‘아시아의 항쟁’ 기사 이후 아시아네트워크를 볼 때면 아시아 나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흥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 합본호부터 부부싸움 문제를 왜 다뤘는지 잘 모르겠네요. 게임을 고스톱밖에 못하지만 397호 표지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어요. 친구들과 게임이야기에서 소외만 받던 나에겐 기사를 읽으면 조금은 도움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기사가 흥미위주로 단순하게 나오고 그것에 빠져드는 이유 같은 것은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져 더욱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요즘 정치면 기사를 읽다보면 5·18 이후에는 잘 알 수 없었던 역사이야기까지 해줘서 나 같은 정치입문생들에겐 도움이 됩니다. 이번 대통령 친인척, 대선과 미국관계 등의 기사가 그랬던 것 같아요.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유현영 395호부터 397호를 통틀어 정치면 기사가 다양하고 좋았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96호 ‘지방권력을 잡아라’가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영춘 기자의 ‘등돌린 부부여, 서로 통하라’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부부간의 소통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마지막에 다룬 ‘부부대화법’은 언제고 다시 다뤄도 좋을 듯싶습니다. 395호에서는 ‘공동육아의 빛과 그림자’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 몇년 전에 들을 때만 해도 ‘저렇게 아이들 키우면 스트레스는 안 받겠다’ 정도의 생각만 하고 지나쳤는데 꾸준히 진행돼오고 있었다는 기사를 접하니까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문화면 ‘자아를 찾아 섹스 속으로’도 공감하면서 읽은 기사예요. 소개된 두권의 책을 찾아 읽으면서 사랑이나 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397호 표지이야기였던 ‘게임세대와 소통하라’는 많은 분량의 기사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앞에 앉아 하루세끼를 컵라면으로 때우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기란 단순히 게임에 대해 아는 것으로 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 같아요. 기혼 직장여성들의 얘기를 한번 다뤄주시면 좋을 듯싶네요. 임신과 동시에 시작된 고민들은 출산 뒤에도 수유, 육아, 교육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데요. 문제제기성 기사말고 대안들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는지,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사진/ 참신한 문제제기로 높은 평가를 받은 396호 특집(왼쪽). 게임세대의 가능성을 이야기한 397호 표지이야기(오른쪽)는 다각적 진단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