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팀장 박병수 기자가 털어놓는 고민들… “누구 편을 들기보단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
탁월한, 혹은 약간 썰렁한 유머 감각으로 동료들을 즐겁게 해주던 정치팀장 박병수 기자가 갑자기 심각해졌다. 산전수전 다겪은 중견기자도 독자청문회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나보다. 그가 털어놓는 현실정치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일까.
이준상 지난번 이슈추적에서 안경률 의원에 대한 기사를 쓰셨는데, 안경률 의원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뭔가 하려고 했는데, 한곳만 자료가 안 왔으니 화낼 수도 있지 않나요. 이 문제를 짚은 것은 좋았지만 잘못하면 피해가 정치인에게 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병수 저도 양쪽 얘기를 다 들었습니다. 기장군직협쪽도 잘못한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사건은 누구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문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국회의원들이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의식이 표현된 것이죠. 하위공직자가 국회의원에게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치문화에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고 봐요. 안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하죠. 그동안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자기가 얘기하니까 문제가 됐으니. (웃음) 대정부질문을 하면 가끔 텔레비전에서도 방송이 되는데, 장관들은 첫 멘트가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의원님 여러분” 이렇게 나가는데 질문하는 의원은 “장관, 이런 거 아니요” 이렇게 나가더라고요. (웃음)
이준상 정치인들이 정치부 기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나요? 명절 때되면 떡값이라도. (웃음)
박병수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은 인기를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연예인과 비슷한 점도 있어요. 기사 한줄 잘 못 나가는 데 굉장히 신경쓰고요. 이준상 정치인을 욕하는 건 쉽다고 생각해요. 이제 그 책임을 유권자들에게 물어야 될 때도 됐다고 생각해요. 대다수 유권자들이 여러 민원을 늘어놓으면서 정치인들이 정치를 똑바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박병수 원래 그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치체제를 갖게 된다는 게 정치학계 일반의 생각이라 하더라고요. 저도 동의해요. 정치가 썩었다고 얘기하는 데 그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썩어 있기 때문이죠. 유현영 일반인들과 기사에 대해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박병수: 이메일이나 인터넷 게시판 정도죠. 저번에 이회창 총재가 야당 총재하기 전에는 그렇게 얘기 안 했는데 왜 지금은 그렇게 얘기하느냐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 있는데, 이례적으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표현진 저는 내년에 처음 선거하거든요. 4년 동안 <한겨레21>을 읽어왔는데요. <한겨레21>에 나온 이인제나 이회창씨를 보니까 4년 전에 본 이미지와 또 많이 다르더라고요. 더 심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데 겨우 이정도로 끝났나 싶어요. 언론에서 이사람은 이렇다 저사람은 저렇다 이런 거를 확실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박병수 저희들은 그냥 보여주는 거고 판단은 독자들이 하는 거죠. 이 사람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뭐라고 보고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은 어디다라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임해숙 이인제씨에 대해서는 사실적인 보도만 계속 나열식으로 해놓아 처음 접하는 주부, 여성 독자들은 인물평 해놓은 결론을 잘 못 내리겠어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동시에 풀어써줬으면 이해하기 쉽고 이 사람의 도덕성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분석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병수 저희들이 기획한 건 인물 평은 아니었고요. 그 사람이 과연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 이 사람이 어떻게 해서 대세론까지 몰고 왔고, 어떤 문제에 봉착해 있고, 어떻게 돌파를 하려 하고, 당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고,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어요. 김경목 기존 원내에 진출한 정당말고 민주노동당 등 소수정당에 대해 많이 다뤄줄 수는 없는가요. 박병수 그래도 조금은 다뤘습니다. 다만 민주노동당 자체가 기삿거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김경목 정치담당 기자로서 한국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병수 정당 민주화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의 최고 관심사는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천을 받느냐에 거의 목숨을 걸죠. 그런데 그 의원들의 목숨줄인 공천권을 누가 쥐고 있습니까. 총재죠. 총재 한 사람에게 다 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재 1인 보스정치가 가능한 것입니다. 여야간 극단적 대립도 이런 실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당 민주화가 이뤄져 공천권이 상향식이 아니라 일반당원들에게 주어진다면 획일적인 정당구조가 많이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박병수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은 인기를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연예인과 비슷한 점도 있어요. 기사 한줄 잘 못 나가는 데 굉장히 신경쓰고요. 이준상 정치인을 욕하는 건 쉽다고 생각해요. 이제 그 책임을 유권자들에게 물어야 될 때도 됐다고 생각해요. 대다수 유권자들이 여러 민원을 늘어놓으면서 정치인들이 정치를 똑바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박병수 원래 그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치체제를 갖게 된다는 게 정치학계 일반의 생각이라 하더라고요. 저도 동의해요. 정치가 썩었다고 얘기하는 데 그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썩어 있기 때문이죠. 유현영 일반인들과 기사에 대해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박병수: 이메일이나 인터넷 게시판 정도죠. 저번에 이회창 총재가 야당 총재하기 전에는 그렇게 얘기 안 했는데 왜 지금은 그렇게 얘기하느냐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 있는데, 이례적으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표현진 저는 내년에 처음 선거하거든요. 4년 동안 <한겨레21>을 읽어왔는데요. <한겨레21>에 나온 이인제나 이회창씨를 보니까 4년 전에 본 이미지와 또 많이 다르더라고요. 더 심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데 겨우 이정도로 끝났나 싶어요. 언론에서 이사람은 이렇다 저사람은 저렇다 이런 거를 확실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박병수 저희들은 그냥 보여주는 거고 판단은 독자들이 하는 거죠. 이 사람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뭐라고 보고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은 어디다라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임해숙 이인제씨에 대해서는 사실적인 보도만 계속 나열식으로 해놓아 처음 접하는 주부, 여성 독자들은 인물평 해놓은 결론을 잘 못 내리겠어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동시에 풀어써줬으면 이해하기 쉽고 이 사람의 도덕성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분석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병수 저희들이 기획한 건 인물 평은 아니었고요. 그 사람이 과연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 이 사람이 어떻게 해서 대세론까지 몰고 왔고, 어떤 문제에 봉착해 있고, 어떻게 돌파를 하려 하고, 당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고,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어요. 김경목 기존 원내에 진출한 정당말고 민주노동당 등 소수정당에 대해 많이 다뤄줄 수는 없는가요. 박병수 그래도 조금은 다뤘습니다. 다만 민주노동당 자체가 기삿거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김경목 정치담당 기자로서 한국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병수 정당 민주화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의 최고 관심사는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천을 받느냐에 거의 목숨을 걸죠. 그런데 그 의원들의 목숨줄인 공천권을 누가 쥐고 있습니까. 총재죠. 총재 한 사람에게 다 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재 1인 보스정치가 가능한 것입니다. 여야간 극단적 대립도 이런 실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당 민주화가 이뤄져 공천권이 상향식이 아니라 일반당원들에게 주어진다면 획일적인 정당구조가 많이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