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독자운동 위해 ‘편집장’을 부르다… 기사 예고제, 1일 기자체험 등 다양한 제안
기자청문회 단상에 정영무 편집장을 올리자는 ‘음모’는 지난 회의 뒤풀이 자리에서부터 모의됐다. 긍정적 독자운동을 위해 ‘최고위층’이 필요하다는 김현성 위원의 제안에 모든 위원들이 일치단결한 것이다. 어차피 한번은 맞아야 할 매. 독자의 부름에 편집장이라고 어쩔 수 있으랴. 이번 청문회에서 위원들과 편집장은 독자와의 소통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천은주: <한겨레21>이 요즘 들어 ‘색이 변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편집장님은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요?
정영무: 기본적으로 우리의 정체성은 인권, 진보로 압축되겠죠. 구조적인 문제, 개혁 등에 일차적인 관심이 있습니다. 이와함께 개인적인 자유나 선택의 문제들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성적 소수자나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들이죠. 최근 이런 문제로 지평을 넓히고 있는데요, 그걸 ‘연성화’됐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잡지니까 편하게 읽어야 하는 기사들도 있어야 하죠. 딱딱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리폼(개혁)과 인폼(정보)이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현단: 기자들이 좀 지쳐 있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한명의 기자가 너무 많은 기사를 쓰다보니, 깊이가 좀 떨어지는 것도 같고요.
정영무: 공부하는 것은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사안을 깊게 파헤칠 필요가 있다면 저와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 돼도 좋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한정된 지면에 가장 유익한 정보를 담아내는 것이죠. 현상을 좇지 말고 이슈 파이팅을 하라고,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당부합니다. 이희진: 독자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에 대해 저희끼리 얘기한 적이 있어요. 예를 들면 ‘기사 예고제’ 같은 겁니다. 또 독자가 기자와 동행취재를 하는 1일 기자체험도 얘기가 나왔어요. 정영무: 예. 좋습니다. 신문기자들이 취재원을 많이 의식하는데 비해, 우리는 독자를 가까이 느낍니다. 우리 독자들은 연령, 직업이 다양하지만 매스(mass)가 아니고 어떤 공통성이 있는 커뮤니티 같아요. 건강함이랄까 진지함이랄까, 한마디로 좋은 분들입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 독자들을 ‘고급독자’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떤 매체도 이러한 고급독자 커뮤니티를 가진 매체가 없습니다. 이 점을 저는 큰 자산이자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이 중요시되고 있는데요, 기사 기획과 피드백 과정에서 독자가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장효숙: 기자 개개인의 관점이 있겠지만 총괄하는 것은 편집장님이죠, 기자와 편집장님의 의견이 달랐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정영무: 지금까지 특별히 이견이 있어서 격론을 벌인 적은 없습니다. 큰 틀에서 인식을 같이하면 기자들의 개성이나 시각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현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확 바꿔버리고 싶은 그런 것은 있으신가요? 정영무: 많이 있습니다. 몇 가지 핵심이슈를 선정해 집요하게 파고들어 세상을 조금 바꿔봤으면 합니다. 참여적 저널리즘이랄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런 형태의 본보기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면을 좀 더 다양하고 참신하게 바꿨으면 합니다. 최근 ‘휴먼 포엠’이라는 인물코너를 새로 만들었고, 이번호부터 논단 필자도 새로 선보입니다. 디지털시대인 만큼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복잡한 세상,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 <한겨레21>만 보면 되게끔 만들었으면 합니다. 류재수: 가끔 가판대를 보면 다 팔려도 새로 배치를 안 해놓더라고요. 기사들은 훌륭하지만 마케팅도 잘해야 합니다. 정영무: 전반적으로 시사주간지 시장이 침체라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 독자는 줄지 않는데요. 영화나 게임 같은 전문잡지가 많이 나오지요. 관심분야가 다양해지지만 세상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려는 욕구는 더 커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매체냐 하는 것보다 결국 매체의 내용과 질이 뭐냐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겠지요. 변현단: 잡지 내용이 다양해지고 안정된 감은 있지만 뭔가 부족한 거 같아요. 기사 문체가 너무 딱딱해요. 예전 기사들은 약간 거칠긴 했지만 읽으면서 분노, 슬픔 같은 정서를 느꼈는데, 요즘 기사들은 그냥 매끄럽게 읽혀지기만 해요. 정영무: 좋은 지적입니다. 그간 너무 가물어서 그랬나 봅니다. (웃음) 천현주: 362호 표지이야기에서 김대중 정부의 100대 과제에 대해 일일이 점수를 매겨 평가했던데요, 그동안 쓰신 ‘만리재에서’에 스스로 점수를 주신다면 몇점 정도…. (웃음) 정영무: 매주 숙제하는 심정인데요, 이전 편집장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게 여러 주제에 대해 써야 하고 이것저것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에요. 쓴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다보니 배짱도 생기는 것 같고요.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정영무: 공부하는 것은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사안을 깊게 파헤칠 필요가 있다면 저와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 돼도 좋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한정된 지면에 가장 유익한 정보를 담아내는 것이죠. 현상을 좇지 말고 이슈 파이팅을 하라고,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당부합니다. 이희진: 독자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에 대해 저희끼리 얘기한 적이 있어요. 예를 들면 ‘기사 예고제’ 같은 겁니다. 또 독자가 기자와 동행취재를 하는 1일 기자체험도 얘기가 나왔어요. 정영무: 예. 좋습니다. 신문기자들이 취재원을 많이 의식하는데 비해, 우리는 독자를 가까이 느낍니다. 우리 독자들은 연령, 직업이 다양하지만 매스(mass)가 아니고 어떤 공통성이 있는 커뮤니티 같아요. 건강함이랄까 진지함이랄까, 한마디로 좋은 분들입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 독자들을 ‘고급독자’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떤 매체도 이러한 고급독자 커뮤니티를 가진 매체가 없습니다. 이 점을 저는 큰 자산이자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이 중요시되고 있는데요, 기사 기획과 피드백 과정에서 독자가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장효숙: 기자 개개인의 관점이 있겠지만 총괄하는 것은 편집장님이죠, 기자와 편집장님의 의견이 달랐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정영무: 지금까지 특별히 이견이 있어서 격론을 벌인 적은 없습니다. 큰 틀에서 인식을 같이하면 기자들의 개성이나 시각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현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확 바꿔버리고 싶은 그런 것은 있으신가요? 정영무: 많이 있습니다. 몇 가지 핵심이슈를 선정해 집요하게 파고들어 세상을 조금 바꿔봤으면 합니다. 참여적 저널리즘이랄까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런 형태의 본보기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면을 좀 더 다양하고 참신하게 바꿨으면 합니다. 최근 ‘휴먼 포엠’이라는 인물코너를 새로 만들었고, 이번호부터 논단 필자도 새로 선보입니다. 디지털시대인 만큼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복잡한 세상,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 <한겨레21>만 보면 되게끔 만들었으면 합니다. 류재수: 가끔 가판대를 보면 다 팔려도 새로 배치를 안 해놓더라고요. 기사들은 훌륭하지만 마케팅도 잘해야 합니다. 정영무: 전반적으로 시사주간지 시장이 침체라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 독자는 줄지 않는데요. 영화나 게임 같은 전문잡지가 많이 나오지요. 관심분야가 다양해지지만 세상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려는 욕구는 더 커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매체냐 하는 것보다 결국 매체의 내용과 질이 뭐냐에 따라 승부가 좌우되겠지요. 변현단: 잡지 내용이 다양해지고 안정된 감은 있지만 뭔가 부족한 거 같아요. 기사 문체가 너무 딱딱해요. 예전 기사들은 약간 거칠긴 했지만 읽으면서 분노, 슬픔 같은 정서를 느꼈는데, 요즘 기사들은 그냥 매끄럽게 읽혀지기만 해요. 정영무: 좋은 지적입니다. 그간 너무 가물어서 그랬나 봅니다. (웃음) 천현주: 362호 표지이야기에서 김대중 정부의 100대 과제에 대해 일일이 점수를 매겨 평가했던데요, 그동안 쓰신 ‘만리재에서’에 스스로 점수를 주신다면 몇점 정도…. (웃음) 정영무: 매주 숙제하는 심정인데요, 이전 편집장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게 여러 주제에 대해 써야 하고 이것저것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에요. 쓴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다보니 배짱도 생기는 것 같고요.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