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2007] ‘배고픈 공정무역’이 올해 최고

690
등록 : 2007-12-20 00:00 수정 : 2009-12-21 10:57

크게 작게

14·15기 독편위가 선정한 ‘2007 표지 베스트5’, 창의 기습·삼성 폭로·적도 기획도 꼽아

▣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2007년은 ‘IMF 10년’으로 출발했다. 신년호인 641호 표지는 “누구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다”라고 외쳤다. 이후 690호까지 50호를 달려왔다. 송년호를 준비하면서 독자편집위원회 14·15기 위원 13명이 이 50권의 <한겨레21>을 다시 들여다봤다. 그리고 각자 다섯 개씩 ‘베스트’를 뽑아올렸다. 7표·6표·5표를 받으며 ‘베스트5’에 든 표지와 3표를 얻은 ‘아슬아슬 그 밖에’ 4권을 소개한다. 개봉박두, 독편위원들이 뽑은 2007 올해의 표지!

올해의 표지 베스트 다섯 개


제674호 ★★★★★★★

공정무역은 아직도 배고프다

“사진 하나만으로 표지이야기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표지사진이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풀숲에 있는 할머니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 단점이 있지만 오히려 그러기에 다시 세심하게 봤을 때 반전을 통해 훨씬 더 강력하게 다가왔다.”(15기 윤형각)

“이 책을 탁 받아 표지를 봤을 때 사람 얼굴인 줄 몰랐다. 그림인지, 사람 얼굴인지, 나무인지…. 얼마 후 사람 얼굴이라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보다 더 고단하고 가난한 얼굴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15기 전수경)

“할머니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기사 내용이 과연 무엇인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사진이다.”(15기 윤준식)

“표지사진을 처음 봤을 땐 수풀 속에서 걸어나오는 노파의 모습인 줄 알았다. 기사를 읽다가 옥수숫대를 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기자가 쓴 대로 콧등이 시큰해졌다.”(14기 황자인)

“표지사진부터 시작해서, 사진이 특히 살아 있는 기사였다. 공정무역으로 제품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생산’하는 곳에 직접 찾아갔기에 살아 있는 기사가 됐다. 공정무역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민주적 노동자’와 ‘주체적 생산자’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14기 유선의)

제685호 ★★★★★★

창 한 방에 날아간 꿈, 반한나라당 전선이여


“이회창의 대선 출마 후 쏟아지는 ‘창’ 관련 기사 중에 단연 돋보였다. 네 가지 관련 기사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있다.”(15기 김민)

“색깔과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미지가 강렬해져서 잊히지 않는다. 표지를 통한 의미 전달과 위트 면에서는 단연 최고!”(15기 김지환)

“한마디로 잘 어울린다는 말이 맞겠다. 표지 그림과 기사,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15기 윤준식)

제683호 ★★★★★★

“내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 이상 있었다”


“<한겨레21>의 언론으로서 가치가 돋보이는 기사다. ‘삼성 제국’으로까지 불리는 그 자본의 힘이 두려워 언론이 대부분 기사를 큰 비중으로 다루지 못했던 데 반해 <한겨레21>은 표지이야기로 집중 보도했다. ‘내가 구속되면 끝이 나겠지’란 김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 제목은 아직까지도 여운을 남긴다.”(15기 이미지)

“사회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었던 고백이지만 다른 언론에서 기대만큼 다루지 않았던지라 내심 못마땅해 있었다. 그렇기에 <한겨레21>의 기사가 더욱 의미 있었다. 영향력 있는 언론 중에 그나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14·15기 유진아)

“우편함에서 꺼내들어 봉투를 뜯고 표지를 접한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기분?”(14기 김수지)

제652호 ★★★★★★

지구 온난화 대형 기획 “적도야 울지 마. 자꾸 잠기잖아”


“이 표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잠기는구나, 이런 느낌이 화악 안기면서 왜? 어디가? 잠기고 있는 거지? 어서 빨리 본문을 읽어보고 싶었다.”(15기 전수경)

“<한겨레21>의 13돌 특대호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표지 기사였다. 우선 감각적인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투발루라는 작은 나라가 다른 나라들로 인해 조국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가슴 아팠다. 환경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환기시켜줬다.”(14·15기 김승현)

“지구 온난화의 재앙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표지사진도 표지이야기와 잘 어울렸다.”(14기 김휘관)

제658호★★★★★

“내게 한국인이냐고 묻지 말라”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호! 당신은 한국인인가? 첫 물음부터 따끔하게 다가왔고, 내가 민족주의자가 아니라고 자부했지만 그 자부심 이면에 있는 이기성을 되돌아보게 했다. 표지사진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호다.”(14·15기 유진아)

“외국인 노동자 문제까지 포함해 한국인의 순혈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짚어준, 기다려온 기사였다.”(14기 김수지)

“버지니아 총기사건을 회고하며 집단책임론, 폐쇄적 민족주의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파고든 기사였다. 표지의 다민족 가정의 사진이 참 좋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도 따뜻했다. ‘한국인’과 ‘한국인 아님’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를 느꼈다.”(15기 이미지)

아슬아슬 그 밖에

제660호★★★

못 참겠다 ‘당신들의 태권도’

제662호★★★

대리모만 구해오세요… 누가 물으면 친척이라 하세요

제663호★★★

“벅찬 승리였고 시린 상처였다”

제644호★★★

노무현의 ‘백성’은 움직일 것인가

선정에 참여했던 위원들은 ‘마지막까지 고민됐던 표지들이 여럿’이라며 다른 표지들에 미안해했다. 그러니 다른 표지들이여, 아쉬워 마시라. 토닥토닥. 독자들도 ‘나만의 베스트’를 추려보려면 <한겨레21>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지난호 보기’를 클릭하면 된다. 쫙 펼쳐진 표지들을 보며 내 한해살이까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