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캠페인의 성공을 기원하며 네티켓 캠페인도 제안한다 ▣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6월28일 저녁 7시, 피곤이 밀려오는 시각에 귀가와 갈등하던 독자편집위원들이 하나둘 한겨레신문사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날 때쯤이면 예외없이 “오길 잘했다”며 뿌듯해하는 게 이 모임의 특징이다. “수다를 떨고 나면 시원해져요. 다른 사람들은 나와 참 다르게 생각하는구나라는 걸 이번에도 느꼈죠.”(박지현 위원) 6월 회의는 신문사 옥상의 생태공원에서 진행됐다.

박정호: 565호 표지이야기에서 다룬 자전거 이야기들이 맛깔스러웠다. 자전거 종류와 가격, 액세서리나 탈 만한 장소들에 대한 정보가 덧붙여졌다면 좋았겠다. 위성은: 도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획이다. 지하철 안에서 읽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쳐버렸다. 박지현: 나처럼 도시에서 자전거 타기를 아예 포기한 사람에겐 별로 끌리지 않는 내용이다. 개와 비둘기에 관한 얘기처럼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주제들을 다뤄주면 좋겠다. 좀 가볍지 않았나. 이효원: 자전거길을 둘러싼 제도, 행정적 오류를 꼬집으면서 자전거를 주 교통수단으로 삼고 있는 국가들의 정책을 다뤘으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1쪽짜리 기사들이 분산 배치되는 바람에 통일감이 부족해졌다. 박지현: 563호 표지이야기 ‘부부강간 법제화’는 여론조사, 피해자·입법자·학자의 인터뷰를 동원해 다각도로 살폈다. 표지 제목도 성공적이다. 외국 사례를 풍부하게 다뤘으면 훨씬 설득력이 높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안과 관련된 가정폭력 법안이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 상황을 차후에 폭넓게 다뤄달라. 이효원: 유기준 의원과 이은영 의원의 좌담회는 찬반 입장을 듣고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고, 중립성도 지켜졌다. 유익한 좌담회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도 좋지 않았을까. 형사처벌 이전의 보완장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는데, 법의 형벌 수위를 명확히 밝히는 건 중요하다. 위성은: 562호에서는 강제징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잘 파헤쳤다. 기밀문서 입수, 관련 인사 추적, 회고담 참석자 수배 등 많이 발품을 팔았을 듯하다. 딱딱한 사실의 나열로 읽는 맛이 깎였으나, 뒤에 이어진 피해자 회고담이 보완해줬다. ‘이중의 피해자’라는 말이 가슴에 저릿하게 와 닿더라. 이효원: 564호에 후일담 기사가 실렸다. <한겨레21>이 관련 제보, 반대의견 등을 수렴해 ‘보도, 그 뒤’를 전해주면 주제도 심화되고 독자들의 궁금증도 많이 풀린다. 박지현: 564호 김우중씨 귀국과 관련한 표지이야기는 두개의 인터뷰 기사 전에 대우 사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 친절했을 듯하다. 박정호: 내용이 방대했으나 시기적절하게 다뤘고, 무엇이 쟁점이며 왜 구속됐는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옛이야기를 잘 정리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계속 알려달라. 북한, 일본 등 아시아 현지에서 직접 취재를 한 생생한 기사들에 호평을 보냈다. “막연하게 알던 남북 관계와 역사 문제의 속살을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박지현: 562호 특집을 통해 오늘날의 총련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분단 뒤 북한 정부와 비교해서 얼마나 재외동포, 민족교육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는지를 알려줬지만 정부를 향한 제언이 부족해 아쉬웠다.

곽동운: 요즘은 일반 기사나 인터뷰보다 칼럼들이 더 재미있어서 아예 칼럼 잡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한다. 이만석: ‘종이비행기47’은 연륜 있는 필자들이 젊은 <한겨레21>에 무게감을 실어줘서 반갑다. 박지현: 그런데 565호 '김소희의 오마이 섹스'에선 칼럼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파악이 안 되더라. 박정호: 시사주간지에서 이런 섹스 칼럼을 접하는 게 즐겁다.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별미다. 562호 ‘조연급 장군을 보는 재미!’는 다른 곳에서 못 보던 내용이라 참신했다. 특히 노가다 작업을 한 걸로 추정되는 ‘대표작’ 정리표는 압권이었다. 565호 독자가 뛰어든 세상은 ‘기사는 기자만이 쓴다’는 고정관념을 깨줬다. 이효원: 564호 특집 ‘박주영에겐 클래스가 있다’에서 언론에서 이미 많이 띄운 이를 새삼스럽게 다뤄 진부한 느낌을 줬다. 본인이나 팀 동료, 주변인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 565호 특집 중 ‘김성수 서훈은 치탈될 것인가’가 눈에 띄었다. 친일 인사가 독립유공자로 둔갑했다는 이야기를 실명을 거론하며 표로 잘 정리해주니 신뢰감이 간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게 큰 공감을 안겨준 562호 사람과 사회 ‘웃으면서 스트레스 와요?’에선 일본의 정기 실태조사의 속내용과 상자기사 내 스트레스 측정도구의 구체적 문항이 안 보였다. 위성은: 문화면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영화 <혈의 누>가 겹치기 출연했는데, 반복되는 기사라는 느낌을 준다. 박지현: ‘원샷’ 꼭지는 위치도 차례 앞이라 광고와 헛갈려 놓치기 십상이지만 562호에선 사진이 정갈해서 돋보였다. 두면을 꽉 채우기보단 프레임 처리를 하고, 사진도 단순하게 넣으면 어떨까. ‘포르나’ 축제는 다루고 세계여성학 대회 기사는 없어서 서운했고, ‘꿀꿀이죽’ 사건처럼 일반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사회 문제들을 놓친 게 눈에 띄었다. 박정호: ‘개똥녀’ 문제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다룬 기사는 참신했다. ‘악플’로 고통받는 이들과 인터뷰를 해 <한겨레21>이 네티켓 캠페인을 해보는 건 어떨까. 네티즌 재판의 반복이 지겹지 않나. 사진에서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과다 노출하지 않도록 신경써주면 고맙겠다. 정치 지면이 줄어 소수당이 외면받는 것 같아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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