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미: 549호 표지이야기 ‘초딩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표지 메인기사와 초등학생 연애 풍속도를 다룬 기사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리고 ‘식탁토론이라도 벌여야 한다’는 결론은 문제의식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또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지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김주경: 지금의 아이들이 소비지향적 성향을 보이는 원인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나 대화 시간의 부족 등을 분석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 교육 공동체, 재택교육, 학부모 상담창구 등을 점검하면 좋았을 것이다. 또 유별난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오늘날, 과거 ‘범생’을 중심으로 하던 어린이에 대한 관점을 뒤집은 건 좋았지만 조용한 아이들의 소외감이나 ‘그때 그 범생들’의 오늘날을 아울러 살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상자기사에 머문 어린이 성의식 관련 기사는 크게 다룰 만했다. 뒤에 이어진 라이프 & 트렌드의 ‘치아건강’ 등 환경오염에 노출된 어린이 건강의 위험성을 환기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김혁: 기업마케팅 대상이 아닌, 사회 현상의 결과라는 차원으로 접근한 것으로 봤다. 어린이를 다룬 영화 이야기는 다소 줄거리 위주로 글이 전개되면서 표지를 받치는 힘이 약해졌다, 박정호: 548호 ‘경기 봄이 온다’는 표지부터 물씬 분위기를 돋웠다. 현장의 생생한 반응과 통계가 어우러져서 좋았다. ‘빚의 수렁에 빛이 비치는가’는 빛을 갚으며 소비에 참여하는 신용불량자들의 이야기를 신선하게 다뤘다. 550호 ‘이명박, 박근혜 추월 임박!’에선 차기 대통령 후보 분석 기사가 돋보였다. 타 후보들까지 아울렀고, 특히 업적이 부족한 박근혜 대표와 청계천 복원 등을 통해 성과를 쌓아가려는 이명박 시장을 효과적으로 대비시켰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처리한 그래프는 심심해 보였다. 김무늬: 550호에서 한나라당의 내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추세에 맞춰 여론조사로 풍향을 감지한 건 시기적으로 적절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명박에 대한 기사가 계속되면서 너무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줬다. 21쪽 사진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만을 살리려고 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이현미: 551호 ‘고령사회는 축복이다’를 인상깊게 봤다. ‘고령사회’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인 미래에 대한 예시로 자주 사용되던 중 그 반대로 ‘축복’이란 단어를 내세워 매우 새롭게 느껴졌고, 내용도 공감이 갔다. 곽동운: 표지 자체에선 ‘왜 고령사회가 축복인지’ 와 닿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표지이야기였다. 특히 영화감독 이수인씨의 얘기는 유쾌했다. 그런데 고령사회의 노동력에 초점을 두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의료·복지 분야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놓쳤다. 김주경: 시각적인 도표로 무난히 보여줬고, 다양한 내용이 있었다. 아쉬운 건, 미래의 노인이 될 오늘날의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다는 거다. 지금의 30·40대가 맞이할 20, 30년 뒤의 모습을 다소 허황되더라도 ‘조심스럽게나마’ 구체적으로 예상했으면 더욱 의미있는 기획이 됐을 것이다. 김혁: 딱딱하지 않은 문체로 평이하게 말해줘서 이해가 쉬웠다. 그런데 주제를 강조하려고 ‘어떻게 하면 여성을 부려먹을까’라는 식으로 쓴 말투는 좀 자극적인 듯하다. 박정호: 고령사회가 축복인 이유 세 가지를 차근차근 설득한 부분이 훌륭했다. 하지만 현재 노인들의 어려움이 기사 안에 없다. 김무늬: 무척 흡족한 기사였는데, 배달된 <한겨레21> 표지가 인쇄 불량이었다. 종종 인쇄가 잘못된 것들이 온다. 이현미: 552호 ‘독도는 우익땅?’이라는 표지 제목이 의미심장하고 재치 있었다. 고 이수현씨에 대한 언급도 좋았으며, 독도 문제에 대해 이성적인 접근을 강조한 <한겨레21>의 태도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박정호: 한승조 고려대 전 명예교수를 파헤친 한홍구 교수의 글이 맨 앞에 배치된 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독도 문제를 통해 한국 우익을 보여주려는 기사는 뒤로 빼고 독도 문제의 상황을 보여주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김무늬: 독도에 관한 기사가 전체적으로 좀 부족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일본인들의 실태에 관해서도 다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현미: 일방적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다수의 학생들을 감안할 때 사학재단의 부도덕성은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548호 ‘실업고 안에 둥지 튼 수상한 특목고’ 같은 기사는 소중하다. 다시 기사화되기를 바란다. 550호 문화 ‘애국 사세요, 영웅도 팝니다’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개념이 뒤섞여 있었다. 551호 문화 ‘한류, 아시아의 짬뽕요리로~’에서는 한류에 대한 인식이 점점 깊어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달라. ‘김남희의 길 위에서 주운 한마디’는 여행 지식 외에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이 잘 살아 있어서 읽기가 즐겁다. 지속가능경영의 현재와 미래를 짚은 기획은 기업과 독자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줬으며, 천안을 발로 뛰며 쓴 현장리포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쓰나미 그 뒤’를 다룬 기사에도 후한 점수가 매겨졌다.
곽동운: 551호 ‘정보 돼지우리를 폭로한다’에서 베이징 교수의 글을 통해 중국의 언론 통제 실상을 처음으로 잘 알게 되어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즐겨 읽었던 ‘오귀환의 디지털 사기열전’이 종결되어 아쉽다. 필자의 글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550호 ‘봄을 먹자, 산나물을 먹자!’를 읽으며 내내 군침을 삼켰다. 삽화를 넣어 시각적 효과를 살린 게 좋았다. 아시아 네트워크 ‘그대, 푸껫을 잊었는가’는 한국 언론들이 밀물 빠지듯이 동남아 지진해일을 관심권에서 밀어낸 시점에서 나온 기사라 더욱 값지게 보였다. 특히 타이 탁신 총리의 불도저식 피해복구 작업을 비판한 대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지속가능경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사는 기업에 대한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이후에 지속가능한 경영의 국내 기업별 격차까지 섬세하게 다뤄낼 만큼 논의를 진전시키길 바란다. 김남희씨의 글에서 ‘인도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는 인도를 지나치게 신비스러운 색으로 덧칠하여 식상해 보이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김혁: 549호 초점 ‘가다 서다 하면 투자를 어찌하나’는 남북경협의 실질적인 범위를 재정립하도록 해주는 기사였다. 개성과 타 지역간의 격차나 남북한 당국의 행정 지원 문제 등을 상세히 소개해서 독자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도왔다. 550호 경제 ‘수출기업, 정말 잘해서 잘나가나’는 상세한 분석이 돋보였다. 결과를 보여주는 통계만이 아니라 다양한 통계자료를 보여줘서 허와 실을 잘 분석했다. 기업의 현황과 수출액의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551호 ‘임금피크제로 일자리 나눈다’에서 실례와 효과를 잘 보여줬다. 설문조사 결과도 적절했다. 그런데 52쪽 사진은 이 제도와 관련된 기사에서 계속 본 것이라 정기 독자에게 식상해 보일 수 있다. 사진 크기도 내용에 비해 커 보인다. 552호 ‘재벌들이 노래하네, 한남동 타령’은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들어가면서 글 마무리가 미흡해졌다. 김무늬: 549호에서 ‘기적의 도서관’의 뒷얘기를 실어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쪽기사로 표류하고 있는 도서관에 대해 자세히 다뤄줬으면 더 좋았겠다. 552호 ‘그 침대엔 시한폭탄 설치됐다’에서 혼전섹스가 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다루지 않아 아쉬웠다. 분량이 넉넉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550호에서 일본과 중국의 시사주간지 편집장이 한 얘기들은 흥미로웠다. 인터넷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주간지 시장은 어떨까? 이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박정호: 548호 ‘소나무를 삼키는 괴물의 등장!’은 충격적이었으며, 소나무 재선충병을 잘 밝혀줬다. 문화 ‘치유 드라마, 대박 어렵네’는 요즘 드라마 트렌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줬다. 전호에 등장한 장애인 영화 분석 기사와 함께 영상문화의 의미를 잘 짚어낸 기사로 유익했다. 550호 현장리포트 ‘서울시 천안구? 천안광역시!’는 생동감이 넘쳐 마치 천안역에 간 듯한 느낌을 줬는데, 후반부에서 역의 역사와 발전계획이 나오면서 다소 지루해져 아쉬웠다. 551호 ‘장애인의 두 번째 고통, 비만’은 머리를 때리는 새로운 기사였다. 해법만 더 보충되면 좋았을 것이다. <한겨레21>의 정치기사는 다른 시사주간지와 비교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좋다. 이슈를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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