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김이 돋보이는 ‘추적 전문’ 이춘재 기자에게 취재 뒷얘기를 듣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추적 전문기자, 비리 전문기자…. 동료들이 이춘재 기자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붙여준 별명들이다. 책상머리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으면 왠지 어색한, 현장을 휘젓고 문제를 파헤치는 모습이 제대로 어울리는 기자. 그의 집요한 ‘추적 정신’은 독자들에게도 통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이춘재 기자로부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삼성, 입시비리 취재의 뒷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김옥자: 삼성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춘재: NEIS를 취재하면서 삼성 문제를 쓰게 됐죠. 선생님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더군요. 전교조 대의원인 아내가 왜 안 쓰냐고 물어보기에 취재를 시작했어요.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기업인데 뭔가 정당하지 못한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특별히 제가 삼성에 무슨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NEIS 취재할 때 그쪽 홍보실에서 제가 삼성 입사시험에 떨어져서 악의적인 기사를 쓴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전 삼성에 지원한 적도 없어요. 김성훈: 취재 중 외압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나요. 이춘재: 홍보실을 통해 괴롭히는 정도죠. 기사가 나간 뒤 삼성SDS 홍보실 직원과 어느 커피숍에서 얘기했는데, 손님들이 다 우리를 주목할 정도로 큰소리가 오가기도 했어요. 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은 없어요(웃음). 오경택: 저는 개인적으로 사학재단 비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이춘재: 저희들도 공부가 부족하다는 점을 느낍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김종옥: 삼성SDS 기사가 나간 뒤 NEIS 문제에 대해 몇번 더 기사를 쓰셨는데요, 삼성 얘기는 더 이상 없더군요. 혹시 삼성과의 갈등 때문에 피해간 건지요. 이춘재: 그건 아닙니다. NEIS가 계속 추진된 이유는 관성에 젖은 관료주의가 대다수 국민들의 정보인권 의식을 못 따라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삼성 기사를 더 쓰지 않은 이유는 첫 기사에서 제기했던 이상의 새로운 문제를 확인해서 자신 있게 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성훈: 음대 입시 관련 기사를 읽고 개인적으로 기사가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조심스럽지 않았나요. 이춘재: 처음에는 제보자의 신분이 확실하고 큰 기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종합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게 됐어요. 또 소송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학교쪽에서 합당한 얘기를 하면 그것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들었습니다. 문제의 교수는 음악계 비주류에 속하는 대학 출신이에요. 직접 만난 자리에서 그 교수는 눈물을 보이며 어렵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다른 선배들도 다 하는 관행을 문제 삼아 자신만 다치는 건 부당하고, 학부모와 제자들까지 힘들어진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성훈: 어김없이 대학 등록금 인상이 문제가 되는 시즌이 돌아왔어요. 지금 주요 사립대들이 10% 내외로 등록금을 확 올려서 정말 한학기에 400만원이 넘는 곳도 생겼어요. 특히 요즘 대학생들이 탈정치화돼서 그런지 총학생회가 문제 제기를 너무 안 해요. 이것에 대해 기사를 써보시는 게 어떨지요. 이춘재: 네, 고마운 제안입니다.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조일억: 꼭 써봐야겠다는 기사는 어떤 건지요. 이춘재: 삼성과 노동자들의 문제입니다. 삼성의 뛰어난 실적은 경영진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텐데, 소외된 노동자들이 너무 많아요. 시사주간지는 일간지에 비해 기사 작성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이 주제를 꾸준히 파헤쳐서 나중에 책도 한권 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 뒤의 얘기겠지만 “이건 탐사보도의 전형이다”라는 말을 듣는 책을 쓰고 싶어요. 외국에는 그런 책이 많지요. 그 다음은 교육분야입니다. 김옥자: 왜 기자가 되려고 했고, 지금 초심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하는지요. 이춘재: 대학 다닐 때 선배들 중 기자가 많았어요. 보통 대학생 때 거창하게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기자라고 믿었어요.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꿈이 편집국장도 하고 청와대도 출입하고 그러는 것이었죠. 지금은 정말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위원들에게 NEIS 취재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이춘재 기자(맨 왼쪽).
이춘재: NEIS를 취재하면서 삼성 문제를 쓰게 됐죠. 선생님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더군요. 전교조 대의원인 아내가 왜 안 쓰냐고 물어보기에 취재를 시작했어요.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기업인데 뭔가 정당하지 못한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특별히 제가 삼성에 무슨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NEIS 취재할 때 그쪽 홍보실에서 제가 삼성 입사시험에 떨어져서 악의적인 기사를 쓴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전 삼성에 지원한 적도 없어요. 김성훈: 취재 중 외압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나요. 이춘재: 홍보실을 통해 괴롭히는 정도죠. 기사가 나간 뒤 삼성SDS 홍보실 직원과 어느 커피숍에서 얘기했는데, 손님들이 다 우리를 주목할 정도로 큰소리가 오가기도 했어요. 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은 없어요(웃음). 오경택: 저는 개인적으로 사학재단 비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이춘재: 저희들도 공부가 부족하다는 점을 느낍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김종옥: 삼성SDS 기사가 나간 뒤 NEIS 문제에 대해 몇번 더 기사를 쓰셨는데요, 삼성 얘기는 더 이상 없더군요. 혹시 삼성과의 갈등 때문에 피해간 건지요. 이춘재: 그건 아닙니다. NEIS가 계속 추진된 이유는 관성에 젖은 관료주의가 대다수 국민들의 정보인권 의식을 못 따라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삼성 기사를 더 쓰지 않은 이유는 첫 기사에서 제기했던 이상의 새로운 문제를 확인해서 자신 있게 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성훈: 음대 입시 관련 기사를 읽고 개인적으로 기사가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조심스럽지 않았나요. 이춘재: 처음에는 제보자의 신분이 확실하고 큰 기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종합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게 됐어요. 또 소송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학교쪽에서 합당한 얘기를 하면 그것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들었습니다. 문제의 교수는 음악계 비주류에 속하는 대학 출신이에요. 직접 만난 자리에서 그 교수는 눈물을 보이며 어렵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다른 선배들도 다 하는 관행을 문제 삼아 자신만 다치는 건 부당하고, 학부모와 제자들까지 힘들어진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성훈: 어김없이 대학 등록금 인상이 문제가 되는 시즌이 돌아왔어요. 지금 주요 사립대들이 10% 내외로 등록금을 확 올려서 정말 한학기에 400만원이 넘는 곳도 생겼어요. 특히 요즘 대학생들이 탈정치화돼서 그런지 총학생회가 문제 제기를 너무 안 해요. 이것에 대해 기사를 써보시는 게 어떨지요. 이춘재: 네, 고마운 제안입니다.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조일억: 꼭 써봐야겠다는 기사는 어떤 건지요. 이춘재: 삼성과 노동자들의 문제입니다. 삼성의 뛰어난 실적은 경영진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텐데, 소외된 노동자들이 너무 많아요. 시사주간지는 일간지에 비해 기사 작성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이 주제를 꾸준히 파헤쳐서 나중에 책도 한권 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 뒤의 얘기겠지만 “이건 탐사보도의 전형이다”라는 말을 듣는 책을 쓰고 싶어요. 외국에는 그런 책이 많지요. 그 다음은 교육분야입니다. 김옥자: 왜 기자가 되려고 했고, 지금 초심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하는지요. 이춘재: 대학 다닐 때 선배들 중 기자가 많았어요. 보통 대학생 때 거창하게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기자라고 믿었어요.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꿈이 편집국장도 하고 청와대도 출입하고 그러는 것이었죠. 지금은 정말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