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씨앗을 주신 독자 여러분께 기쁜 감사… 2월28일까지 마지막 기회
<한겨레21>이 베트남 성금운동을 접습니다.
독자들의 자발적 제안으로 1999년 10월부터 시작된 성금모금 캠페인은 베트남전의 진실을 밝히는 각종 기획기사와 함께 39개월 동안 진행돼왔습니다. 그동안 매주 이뤄진 성금 집계도, 총 160주 동안의 대장정을 끝내고 막을 내립니다.
성금 잔액은 공원 시설물 보완에 사용
모금 초기 베트남 푸옌성에 학교 건립을 계획한 <한겨레21>은 두차례의 방향전환을 거쳐 2001년 11월 ‘한-베 평화공원’(Han-Viet Peace Park) 건립계획을 최종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2년 4월24일 현지에서 공원 기공식을 열었고, 이어 2003년 1월21일에는 두 나라 대표와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공원 내 조형물인 ‘진실과 우정의 둥지’에 새긴 것처럼 “전쟁의 진실에 놀라고 가슴 아파한 시사주간지 <한겨레21> 독자들의” 마음이 이 공원에서 아늑한 나무그늘과 예쁜 꽃들로 가득 피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성금운동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끝까지 시간을 못 내신 분들께는 마지막 기회를 드립니다. 2003년 2월28일까지는 계좌를 열어놓겠습니다. 이날까지 성금을 내는 독자들의 이름은 한번에 모아 3월 초에 발행되는 <한겨레21>에 실을 예정입니다. 더욱 지속적인 베트남 후원을 원하는 분들께는 공원 내에 평화역사관 건립을 추진 중인 ‘베트남전 진실위원회’를 소개합니다(02-3675-5810).
2003년 2월10일 현재 집계된 성금총액은 1억5365만1222원입니다(95쪽 독자성금란 참조). <한겨레21>은 이 돈으로 총면적 8500㎡ 면적의 공원을 조성했고, 내부에 예술조형물을 설치했으며, 한-베 어린이 문예대회를 진행했습니다. 각종 협찬·후원금을 덧붙여, 총지출된 사업비는 1억7455만5900원입니다. 아직도 통장에 있는 716만817원은 푸옌성과의 협의 아래 공원 시설물 보완을 위해 쓰여집니다.
아직은 황량하고 쓸쓸하지만…
지난호에 실린 사진을 통해 보셨다시피, 아직 이 공원은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풀밭 위에 심어진 나무들은 대부분 키가 작고, 듬성듬성 심은 꽃들도 외로워 보입니다. 열대지방의 강렬한 태양을 피할 변변한 시설조차 없습니다. 더구나 사방을 둘러보면 가동 준비를 하고 있는 공장 한곳만 아스라히 잡힙니다. 주민들의 쾌적한 휴식시설로 제몫을 하기엔 아쉬움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푸옌성 인민위원회쪽은 “조만간 이곳에 공업지구가 대대적으로 들어서고 학교와 주택가도 옮겨올 것”이라며 희망을 전합니다. 푸옌성 문화통신청 부청장인 응옥 쾅은 “공원공사가 진행되면서 이곳 주변 땅값이 5배 이상 뛰었다”고 귀띔했습니다. 푸옌성 뚜이호아현의 옛 비행장 자리에 호치민과 연결되는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 공항과 공원과는 불과 10분거리가 됩니다. 이곳이 베트남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베 평화공원’의 거친 얼굴이 한국 내 베트남 평화운동의 수준을 정직하게 비쳐주는 거울이라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로 척박하지만 <한겨레21>은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씨앗을 주신 독자 여러분께, 기쁜 마음으로 마지막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사진/ 공원에 조성된 인공 분수 옆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사진/ 지난 1월 21일 열린 ‘한-베 평화공원’준공식 리본 커팅. (고경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