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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평화의 기운이 내리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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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1-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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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미술가 최병수씨, 베트남에 ‘생명의 솟대’를 세우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를 놓다

사진/ <한겨레21>의 베트남 캠페인과 최병수씨의 작품활동을 소개한 <사이공해방>지와 영자신문인 <베트남뉴스>
<한겨레21>독자들의 예쁜 마음이 담긴 베트남 푸옌성의 ‘한-베 평화공원’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3년 1월21일 열릴 예정인 준공식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현장미술가 최병수(41)씨는 2002년 11월29일부터 12월23일까지 이곳에 머물며 나무와 돌을 깎았다. <한겨레21>의 주선으로 이곳에 온 그는 푸옌성 주민들과 함께 ‘생명의 솟대’를 세우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를 놓았다.

‘생명의 솟대’는 하늘의 좋은 기운이 내려와 땅을 감싸게 해준다는 한국의 전통 조형물이다. 최병수씨는 “이 솟대를 통해 상처받은 원혼들이 편안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씨는 엔진톱과 전기톱을 이용해 보름여 동안 7~9m짜리 나왕 3그루를 솟대의 형상으로 조각해냈다. 최씨가 기본형태를 잡아내면 베트남 인부들이 사포로 매끈하게 다듬는 작업을 도왔다.

‘진실과 우정의 둥지’는 <한겨레21> 독자들의 베트남 성금운동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둥그런 자갈더미 위에 돌을 다듬은 알 3개를 놓아, 우정의 부화를 표현했다. 가로 1m30cm, 세로 80cm 크기의 알들은 가로·세로 각 2m짜리 화강암을 20여일간 정으로 쪼은 결과물이다. 푸옌성 주민 4명이 날마다 이 작업에 동참했다. 알 밑에는 고운 자갈 50여t을 깔았다. 알에는 한글과 베트남어로 <한겨레21>의 성금운동을 기념하는 문구가 들어간다.

최병수씨는 천장만 가린 얇은 천막으로 따가운 햇빛을 피하며 고된 일정을 보냈다. 그는 “이 작업의 뜻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준 푸옌성 주민들 덕에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진실과 우정의 둥지'에 깔린 50t 규모의 자갈. 뒤로는 푸옌성쪽에서 제작 중인 지구본 모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푸옌성 주민들과 함께 조각된 솟대를 운반하고 있다.





푸옌성 주민들이 '진실과 우정의 둥지'로 알을 옮기고 있다. 최병수씨가 마무리작업을 남기고 돌아온 이 둥지는 '한-베 평화공원' 준공식 때 완성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한-베 평화공원' 공사 현장에서 보도블록을 나르는 인부들. 공원 준공식은 2003년 1월21일.





가장 큰 9m(지상 7m) 높이의 솟대가 세워지는 순간. 장비 부족으로 한 차례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해 성공했다.

  


저무는 석양을 배경으로 최병수씨가 솟대를조각하는 포즈를 취했다.





최병수씨가 엔진톱으로 나무를 조각하자 푸옌성 주민들이 몰려와 구경하고 있다.

  


완성된 세 그루의 솟대. 이 솟대는 '한-베 평화공원'의 상징적 조형물이 될 것이다.



사진 레 민(Le Minh)/ 푸옌성 문화통신청 사진가, 글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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