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베트남 캠페인 총결산을 맞아 인터넷으로 접수한 독자들의 생각
나는 지난 8월, 일주일 동안 국제민주연대 주최로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일주일간의 여행 일정 가운데 사흘 정도,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이 있었다고 하는 마을로 답사를 다녔다.
몇 군데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로부터 당시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일에 대해 다시는 생각하기도, 말하기도 싫어하시는 그분들에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질문을 하고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름대로는 침착을 유지하던 나는 마지막으로 찾아간 마을에서 조금 격앙된 목소리로 그 마을 주민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했다. 우리 젊은 사람들은 한국군 파견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도 당시 베트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또한 그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잘 몰랐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이 문제가 서서히 알려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나는 ‘조금만 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했으나 사실은 그 말씀을 드리면서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너무도 명확하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우리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사과의 말씀을 드려놓고도 고개를 들어 그들의 눈을 바로 볼 수 없었다.
답사를 다니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곳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은 “너희 젊은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냐?”는 것이다. 그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맙고, 돈은 필요없으니 한국 가서 사람들에게 많이 좀 알려 달라는 것, 그리고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듣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작은 소원이었다.
정은경pensidre@hanmail.net 왜 벌써 끝내나요? 왜 벌써 켐페인을 끝내나요? 독자들이 식상해 해서인가요? 1년간 아쉬우나마 <한겨레21> 캠페인으로 한국인의 범죄적 행위를 씻어주고 다소 그들에게 위안을 주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폐해에 대해서 아직도 비난하면서, 용병으로 팔려간 더러운 전쟁에서 저지른 온갖 만행이 이런 제스처 정도로 청산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 우리는 이나마 이런 정도의 양심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요?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반성과 고찰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시오. 부디. joinusone@hotmail.com 적당히 넘어가선 안됩니다 우리는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힘든 고통을 당했고, 아직도 그 고통에서 허덕이던 때에 민족의 양심과 자존심마저 몇푼의 돈과 바꾸어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만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습니다. 저는 애초 <한겨레21>이 베트남전 양민학살이라는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를 이슈화한 것이, 예전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양국간 문제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심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애정과 존중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부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당사자들의 저항 또한 클 것입니다. 또 갈길 바쁜 위정자들로서도 이러한 문제가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겠지요. 저는 행여나 이런 요인들이 양국간의 문제를 단순히 금전적 배상이나 외교적 협상대상으로 이끌어 가지나 않을까 우려합니다. 지금 베트남의 어려운 경제사정과 낙후한 사회기반이 우리의 예전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전범들의 위패를 신사에 ‘모셔두고’ 떠받들면서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본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베트남 민족을 또 한번 학살하는 것이며, 우리를 영원한 깡패국가로 전락하게 하는 길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는 위와 같은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감시하고 저지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 민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과거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우리의 일그러진 양심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공재규jjajjajan@hanmail.net 제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교육대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80년에 태어나 전쟁은 물론이고 민주항쟁도 겪은 바 없는 이른바 요즘 세대입니다. 그런 저에게 <한겨레21>이 고민을 안겨주었네요. 뭔지 아시겠죠? 앞으로 초등교육을 담당할 예비교사인 저에게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군(軍)이란 어떤 존재인가, 더불어 분단이란 어떤 것인가, 통일이란 어떤 것인가… 이제는 베트남전쟁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온통 숙제들뿐이네요. 아직 저의 생각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그래도 하나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잘못에 사과를 구한다는 정의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중요하고도 귀한 질문을 남겨주시고 제가 1년 동안 모았던 저금통을 깰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겨레21>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이런 좋은 일이 한 시대의 기득권의 압력이나 정의롭지 못한 어떤 힘에 의해 좌절되거나 꺾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ksskfkd@unitel.co.kr

(사진/지난 5월 초순 쿠앙남성 디엔반현 하미마을 한국군 양민학살 위령탑 기공식 현장에서 한 생존자가 울부짖고 있다)
정은경pensidre@hanmail.net 왜 벌써 끝내나요? 왜 벌써 켐페인을 끝내나요? 독자들이 식상해 해서인가요? 1년간 아쉬우나마 <한겨레21> 캠페인으로 한국인의 범죄적 행위를 씻어주고 다소 그들에게 위안을 주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폐해에 대해서 아직도 비난하면서, 용병으로 팔려간 더러운 전쟁에서 저지른 온갖 만행이 이런 제스처 정도로 청산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 우리는 이나마 이런 정도의 양심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요?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반성과 고찰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시오. 부디. joinusone@hotmail.com 적당히 넘어가선 안됩니다 우리는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힘든 고통을 당했고, 아직도 그 고통에서 허덕이던 때에 민족의 양심과 자존심마저 몇푼의 돈과 바꾸어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만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습니다. 저는 애초 <한겨레21>이 베트남전 양민학살이라는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를 이슈화한 것이, 예전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양국간 문제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심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애정과 존중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부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당사자들의 저항 또한 클 것입니다. 또 갈길 바쁜 위정자들로서도 이러한 문제가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겠지요. 저는 행여나 이런 요인들이 양국간의 문제를 단순히 금전적 배상이나 외교적 협상대상으로 이끌어 가지나 않을까 우려합니다. 지금 베트남의 어려운 경제사정과 낙후한 사회기반이 우리의 예전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전범들의 위패를 신사에 ‘모셔두고’ 떠받들면서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본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베트남 민족을 또 한번 학살하는 것이며, 우리를 영원한 깡패국가로 전락하게 하는 길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는 위와 같은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감시하고 저지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 민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과거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우리의 일그러진 양심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공재규jjajjajan@hanmail.net 제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교육대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80년에 태어나 전쟁은 물론이고 민주항쟁도 겪은 바 없는 이른바 요즘 세대입니다. 그런 저에게 <한겨레21>이 고민을 안겨주었네요. 뭔지 아시겠죠? 앞으로 초등교육을 담당할 예비교사인 저에게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군(軍)이란 어떤 존재인가, 더불어 분단이란 어떤 것인가, 통일이란 어떤 것인가… 이제는 베트남전쟁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온통 숙제들뿐이네요. 아직 저의 생각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그래도 하나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잘못에 사과를 구한다는 정의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중요하고도 귀한 질문을 남겨주시고 제가 1년 동안 모았던 저금통을 깰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겨레21>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이런 좋은 일이 한 시대의 기득권의 압력이나 정의롭지 못한 어떤 힘에 의해 좌절되거나 꺾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ksskfkd@unite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