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평화운동의 상징으로 내년 봄 기공목표… 평화 조형물 세우고 ‘역사박물관’도 유치
<한겨레21>은 독자 여러분이 모아주신 돈으로 베트남에 ‘평화의 공원’(가칭)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추진해온 베트남 병원건립 프로젝트의 내용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푸옌성 병원, 한국 정부가 짓는다
<한겨레21>은 베트남 푸옌성 중호아이엡사에 50개 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푸옌성 병원건립 공동추진위’를 결성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겨레21>은 병원건립을 위한 추가재원 확보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푸옌성쪽이 제시한 병원건립 비용 60만달러와 현재까지 걷힌 성금액 10만달러(한화 1억3천여만원)의 거리를 좁히기엔 현실적 여건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난 8월23일 김대중 대통령이 천득렁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만찬자리에서 발표한 ‘베트남 중부 5개성 병원건립 계획’도 사업내용 전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총 300만달러가 소요되는 이 사업이 내년부터 가시화될 경우, 푸옌성 중호아이엡사에는 한국 정부가 지어주는 종합병원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겨레21>은 성금규모 안에서 이른 시일 안에 착수가 가능하고 ‘베트남 캠페인’의 본래 뜻을 잘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심사숙고한 끝에, ‘평화의 공원’이 그 대안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평화의 공원’에는 베트남전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비와 평화를 염원하는 조형물을 세울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국제민주연대 산하 베트남전 진실위원회’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성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건립 발기인을 모집중인 ‘평화역사관’(가칭)도 이곳에 유치할 예정입니다. ‘평화의 공원’으로의 전환에 대해, 푸옌성 당 서기장 응웬 탄 쾅(전 푸옌성 인민위 주석)은 “그것은 전적으로 한국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흔쾌히 응했습니다. 11월5일 ‘평화의 공원 조성안’을 팩스로 전달받은 그는, 11월15일 전화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공식제안서를 보내주면 곧바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21>은 ‘내년 4월 기공, 9월 준공’을 제안했고,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일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응웬 탄 쾅은 “평화의 공원은 두 민족간의 단결과 우애를 깊게 맺어주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베트남쪽도 흔쾌히 동의
병원건립을 기대하면서 베트남 캠페인에 참여하신 독자들에게 <한겨레21>은 정중히 사과드리며 동시에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베트남전의 유산을 청산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자”는 베트남 캠페인 본래의 뜻에서 볼 때, 현실적 조건을 고려한 사업전환은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로 판단됩니다. 성금모금 캠페인에 200만원을 쾌척했던 충남 홍성 유재명한의원 유재명 원장은 “의약품 지원비로 쓰여지길 바랐는데 아쉽다”면서도 “무엇이든 캠페인 정신을 잘 살리는 쪽으로 하루빨리 현실화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한겨레21>은 한겨레신문사 사장 명의의 ‘공식제안서’를 보내 ‘2002년 4월 평화의 공원 착공’을 위한 본격 실무준비에 들어갑니다. 푸옌성쪽은 공원설계를 관련기관에 의뢰하는 것은 물론 베트남 문화통신부 허가 등 행정수속을 가능한 한 빨리 밟겠다고 합니다. 아시아 평화운동의 전무후무한 상징이 될 이 ‘평화의 공원’ 조성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진행상황은 속보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사진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사진/ 미군에 의한 대량학살의 흔적 위에 세워진 쿠앙응아이성 선미현 '밀라이공원'. 이 공원은 미국이 아닌 베트남인들이 세웠다.
<한겨레21>은 성금규모 안에서 이른 시일 안에 착수가 가능하고 ‘베트남 캠페인’의 본래 뜻을 잘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심사숙고한 끝에, ‘평화의 공원’이 그 대안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평화의 공원’에는 베트남전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비와 평화를 염원하는 조형물을 세울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국제민주연대 산하 베트남전 진실위원회’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성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건립 발기인을 모집중인 ‘평화역사관’(가칭)도 이곳에 유치할 예정입니다. ‘평화의 공원’으로의 전환에 대해, 푸옌성 당 서기장 응웬 탄 쾅(전 푸옌성 인민위 주석)은 “그것은 전적으로 한국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흔쾌히 응했습니다. 11월5일 ‘평화의 공원 조성안’을 팩스로 전달받은 그는, 11월15일 전화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공식제안서를 보내주면 곧바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21>은 ‘내년 4월 기공, 9월 준공’을 제안했고,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일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응웬 탄 쾅은 “평화의 공원은 두 민족간의 단결과 우애를 깊게 맺어주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베트남쪽도 흔쾌히 동의

사진/ 밀라이공원 안에 세워진 조형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