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에서 사회를 가르친다. 정식 교사는 아니고 기간제인데, 올해로 4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 1년6개월 정도 <한겨레> 문화사업부에서 일한 적 있다. 내게 첫 월급을 준 직장이었다. 2. 아, 남다른 인연이다.
그때부터 <한겨레21>을 구독했고, 잠깐 <시사IN>으로 갔다가, 올해 다시 <한겨레21>로 돌아왔다. 3. 돌아오며 ‘희망의 러브하우스’를 후원했더라.
재구독을 신청할 때가 전셋집 재계약 시즌이었다. 서울의 전셋값이 폭등해 충격을 받았고, 주거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4. 여고 선생님이라…, 부럽다.
(웃음) 여고여서 좋은 점이 있긴 하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큰 메리트를 가진다. 수업을 마치고 자리로 와보면 과자나 사탕 등이 책상에 놓여 있기도 하고. 아이들한테 관심의 대상이 된다. 5. <한겨레21> 기사를 수업 중에 인용할 때도 있겠다.
수업 중에 자주 이야기한다. 아끼던 제자가 졸업할 때 1년 정기구독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네가 돈 벌기 전까지 구독시켜줄게”라고 했는데, 1년밖에 못해줬다. (웃음) 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효 집회에 여고생이 많이 나왔더라. 걱정되진 않나.
걱정된다. 학교가 시내에 있어서 하굣길이 물대포 현장이다. 아이들도 사람에게 물대포를 쏜다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7. 학생들이 FTA에 관심이 많나.
그런 것 같다. 수업 시간에 ‘날치기’ 얘기를 했는데, 기본적 사실은 모두 알고 있더라. ‘투자자-국가 소송제’(ISD)가 이슈일 때는 ISD가 뭐냐며 묻는 아이들도 있었다. 대체로 불안해하더라. 8. 기억에 남는 최근 기사가 있나.
솔직히 요즘은 열독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는 <한겨레21> 기사가 신선하고 임팩트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면이 조금 약하다. 9. 실망했다는 말인가.
실망…, 그런가? 아쉬워서 그렇다.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정보·지식의 중계자 구실을 잘해주고, 세상이 돈에 맹목적으로 돼가는데 대안적 삶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바란다. 이상원 인턴기자 solee4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