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기증 도자기부터 김남일 운동 셔츠까지, 합사 피해자 돕기 바자회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민족문제연구소, 아름다운가게, <한겨레21>이 준비해온 ‘야스쿠니신사 합사 피해자 돕기 지원 바자회’가 이번주 토요일인 9월15일 서울 명동성당과 명동CGV 사이 길 중간쯤에 자리한 신한은행 네거리에서 열립니다. 물품 판매는 그날 오전 11시20분에 시작돼 오후 4시30분께 마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 마감 시간은 애초 계획보다 다소 늦춰질 수 있습니다.
야스쿠니신사에 강제 합사된 피해자들의 사연을 들은 많은 분들이 특별 기증품을 보내주셨습니다. 먼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증한 고급 도자기가 있습니다. 5대째 분청사기를 만들어온 한기옥 장인이 직접 구운 도자기엔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씨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태극전사의 큰형님 홍명보 국가대표 코치가 직접 사인한 축구공과 김남일 국가대표 미드필더의 운동 셔츠도 준비돼 있습니다. 판화가 이철수 선생과 정비파 선생의 판화도 각각 한 점씩 마련돼 있습니다. 특별 물품은 현장에서 경매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부르는 가격이 시원치 않을 경우 소중한 물품들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바자회장을 찾은 여러분의 머리 위에 지름신이 강림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캐리커처의 달인 고경일 상명대 교수팀이 현장을 접수합니다. 고 교수와 10여 명의 제자들은 바자회장에서 여러분의 캐리커처를 그립니다. 혼자도 좋고, 연인과 형제, 부모님들과 함께도 좋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얼마냐고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단돈 1만원에 봉사해드립니다. 고경일 교수는 “이건 거의 공짜”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캔버스 위에 자리 잡혀가는 소중한 이들의 모습을 본다면, 당신도 지갑을 안 열고는 못 배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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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배치는 이렇습니다. 명동 신한은행 건물 쪽으로는 신발 판매대, 계산대, 옷 판매대가 이어지고, 맞은편 우리은행 건물 쪽으로는 잡화, 계산대, 가전제품, 도서류들의 판매대가 이어집니다. 소중한 목적을 위해 쓰이는 물품들인 만큼 교환과 환불은 안 되고, 가격 흥정도 불가능합니다. 단, 전자제품은 작동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반품이 가능합니다.
바자회를 끝으로 지난 다섯 달 동안 이어온 <한겨레21>, 민족문제연구소, ‘노합사’의 야스쿠니 캠페인은 마칩니다. 야스쿠니신사라는 생소한 문제를 한국 사회에 소개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평화로운 동아시아를 만드는 길은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은 일본을 바라볼 때 자신들의 피해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식민지배라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인과 대만인의 생각은 어떻게 다른지, 일본 안에서도 오키나와인들과 일본 양심세력, 우익들의 생각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캠페인을 통해 한국 사회가 고민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화는 상대를 이해해 보려는 작은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야스쿠니신사에 강제 합사된 피해자들의 사연을 들은 많은 분들이 특별 기증품을 보내주셨습니다. 먼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증한 고급 도자기가 있습니다. 5대째 분청사기를 만들어온 한기옥 장인이 직접 구운 도자기엔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씨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태극전사의 큰형님 홍명보 국가대표 코치가 직접 사인한 축구공과 김남일 국가대표 미드필더의 운동 셔츠도 준비돼 있습니다. 판화가 이철수 선생과 정비파 선생의 판화도 각각 한 점씩 마련돼 있습니다. 특별 물품은 현장에서 경매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부르는 가격이 시원치 않을 경우 소중한 물품들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바자회장을 찾은 여러분의 머리 위에 지름신이 강림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캐리커처의 달인 고경일 상명대 교수팀이 현장을 접수합니다. 고 교수와 10여 명의 제자들은 바자회장에서 여러분의 캐리커처를 그립니다. 혼자도 좋고, 연인과 형제, 부모님들과 함께도 좋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얼마냐고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단돈 1만원에 봉사해드립니다. 고경일 교수는 “이건 거의 공짜”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떠나 캔버스 위에 자리 잡혀가는 소중한 이들의 모습을 본다면, 당신도 지갑을 안 열고는 못 배길 겁니다.
고경일 상명대 교수가 지난 8월초 일본 평화기행에 참여한 사람들 전부의 모습을 담은 캐리커쳐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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