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행사 준비하고 주말엔 거리모금 “몸 피곤해도 마음 뿌듯”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한국 정부에 “우토로 땅 매입에 나서라”고 요구하며, 우토로 살리기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우토로국제대책회의. 그 대책회의 주요 활동가 가운데 ‘공무원’이 있다. 바로 정진경(26) 간사다. 정 간사는 공익근무 요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다가 올해 초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사실 공익근무 요원이 돼서까지 이 일을 할 계획은 없었어요. 그런데 논산훈련소에서 4주 동안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3월 초, 지구촌동포청년연대(대책회의 참가단체) 사무실에 들렀더니 우토로 업무 늘어난 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요새는 하루에 25만원 벌어요” 그는 지난해 말부터 재외동포 운동단체인 지구촌동포청년연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우토로 문제에 관심 있는 곳은 이 단체 말고는 별로 없었다. 많아진 일더미 속에 빠진 동료들과 제2의 고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우토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정 간사는 “우토로 일을 할 테니, 간사 직함을 달라”고 말했다. 다행히 공익근무지인 국민대 박물관에서도 흔쾌히 양해를 해줬고, 병무청 쪽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시민사회에서나 행정자치부에서나 공무원이 ‘운동’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우토로 살리기가 이 시대의 진정한 공익근무 아닌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