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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삼순이에게 우토로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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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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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지진희씨에게 릴레이 모금 권유한 영화배우 김혜수씨
“55억 모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우리 함께 참여해요”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한겨레21>을 꺼내봤어요. 그동안 쌓인 우토로 살리기 모금액을 확인했는데, 너무 적은 거예요. 앞으로 모아야 할 돈이 많은데….”

영화배우 김혜수(33)씨의 목소리에서 걱정이 묻어나왔다. 이때까지 모인 돈이 2500여만원. 땅 소유주인 이노우에 마사미가 제시한 땅값이 5억5천만엔(55억원), 앞으로 모을 돈이 태산 같은데 말이다.

김씨는 7월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언론회관에서 <한겨레21>과 인터뷰를 가졌다. 우토로 희망대표 33인이 결의를 다진 ‘우토로 살리기 시민모금회’ 발족식을 마친 직후였다.


일본에서 겪은 봉변

우토로 희망대표 김혜수씨는 "우토로 문제는 우리 가족의 문제"라고 말한다. (사진/ 류우종 기자)

이미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와 기자들의 질문을 마다않고 한결같은 표정으로 “우토로 주민들은 고통스러웠던 시기에 희생당했던 분들”이라며 “땅 매입에 성공하더라도 주민들의 인생이 보상받을 수 없겠지만, 이제 국민이 나서 그들을 도와야 할 때”라고 호소한 터였다.

“사실 ‘우토로’가 뭔지도 몰랐어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죠.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대다수 국민들이 알지 못한 채 주민들의 기구한 삶이 묻혀서 사라질 거예요.”

김씨는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다가 우토로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충격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민들이 ‘도와달라’고 부탁할 때까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정부와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한번은 일본에 가서 택시를 탔어요. 한참을 운전사와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하다가 한국말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택시 운전사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내리라고 하더라고요.”

김씨는 재일 조선인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느냐는 물음에 되레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철벽같은 일본인의 편견 속에 살아가는 재일 조선인들의 힘든 삶을 짧게나마 체험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민족 감정에 기반한 감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우리는 ‘들끓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하잖아요. 이럴수록 사태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8·15 이후에는 구조적인 문제를 차분히 짚어야지요. 누구를 먼저 탓하기 전에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벌여나가는 거지요.”

7월21일 열린 '우토로 살리기 시민모금회' 발족식. 희망대표 33인이 '우토로 살리기 파도타기'를 시작했다. (사진/ 류우종 기자)

그럼, 현실적인 해결책이란 게 뭘까. 김씨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당연히 모금운동 아닌가요? 우토로는 우리 가족의 문제잖아요.”

동포가 사는 곳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으니, 우선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김혜수씨. <분홍신> 개봉 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이날 ‘삼순이’ 김선아씨와 지진희씨에게 모금을 권유하며 희망의 홀씨를 이어갔다.


‘희망대표 33인’의 파도타기

[우토로 소식]

우토로국제대책회의와 아름다운재단은 이날 우토로 희망대표 33인과 함께 ‘우토로살리기 시민모금회’ 발족식을 열고 ‘우토로 살리기 파도타기’를 시작했다. 희망대표는 주위 사람들에게 우토로 문제를 알리고 모금 참여를 권유하는 릴레이 모금의 첫 주자가 된다.

우토로 희망대표=고은(시인), 금난새(유라시안필하모닉 음악감독), 김미화(개그우먼), 김성수(주교), 김혜수(배우), 문규현(신부), 박연철(우토로국제대책회의 상임대표), 박원순(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법타(조국평화통일불교협의회 대표), 손숙(연극인), 안성기(배우), 안치환(가수), 엄홍길(산악인), 우토로 문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나경원·이광철 공동대표), 이삼열(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선종(원불교 교무), 이장희(한국외대 교수), 이해동(덕성학원 이사장), 이형모(시민의신문 대표이사), 이효제(한국여성사회교육원 이사), 임권택(영화감독),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정태춘(가수), 조정래(작가), 지원(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최불암(배우), 최일도(목사), 최태지(정동극장장), 한승헌(변호사),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함세웅(신부), 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 황우석(서울대 교수)

우토로 투쟁, 책으로 나온다

<강제철거에 맞선 조선인 마을, 우토로>(민중의 소리)라는 책이 나왔다. 우토로 1세대인 문광자 할머니와 고 김임생 할아버지의 증언, 마을의 형성부터 재판 투쟁까지의 역사와 주민들의 호소가 실려 있다. 또 교토 비행장 건설 당시의 모습을 비롯한 1940~50년대의 마을 풍경과 주민들이 닛산차체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등 빛바랜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일본의 시민단체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쓰고 배지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사무국장이 옮겼다. 한국에서 우토로에 관한 책이 출판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아사히신문>이 연재한 우토로 기사를 엮어 1997년 <우토로 사람들>이라는 책이 나온 적이 있지만, 현재 절판돼 헌책방을 뒤져야 구할 수 있다.



3천만원 쾌속 돌파!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현재 모금액 7월22일 오후 3시 현재 3444만 3150원

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한푼두푼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우토로를 돕는 손길이 더욱 편해졌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도 모금을 받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계좌이체와 휴대전화 결제를 비롯해 신용카드로도 성금을 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으로 성금을 보내고 인적사항을 알려주시면, 연말 소득공제용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계좌이체: 우리은행 1002-629-966152 예금주: 배지원(우토로국제대책회의)

하나은행 162-910006-81704 국민은행 006001-04-091586 예금주: 아름다운재단

신용카드·휴대전화 결제: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http://www.beautifulfund.org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아름다운재단, <한겨레21>

문의: (02)364-5802-3, utoro@freechal.com, indisec@beautifulfund.org

모금자 명단: 유중돈 5만원, 송도혜 1만원, 김두헌 5만원, 김도현 10만원, 최봉태 30만원, 정경숙 10만원, 이영미 10만원, 여인화 1만원, 041***0785 1만원, 김윤숙 5만원, 노찬옥·윤여향 10만원, 김현숙 5만원, 잘되길 1만원, 구석태 5만원, 고재현 10만원, 원두호 1만원, 이경호 1만원, 이영란 3만원, 박영건 5만원, 박상언 2만원, 조유미 5만원, (주)아거스 50만원, 심석고 3학년5반 30만원, 박세현 10만원, 백승일 1만원, 장만 1만원, 신상철 5만원, 돌마고 3학년10반 7만8천원, 박동현 10만원, 고수지 1만원, 윤양순 5만원, 최꽃별·파일자매 8만원, 윈디시티 공연모금 및 음반판매 수익 25만8300원, 꽃피는 학교 21만6650원, 연세대학원 총학생회 10만원, 이재걸 2만원, 김성봉 3만원, 조상래 5만원, 문선영 1만원, 안수영 10만원, 송연지 3만원, 이명실 3만원, 이정상 3만원, 수하리문화학 10만원, 승광은 3만원, 장현주 1만원, 오민택 2만원, 이정희 3만원, 이정희 1만원, 선영심 5만원, 박이선 3만원

우토로 희망잇기: 김혜수 100만원, 박연철 30만원, 이장희 30만원, 함세웅 100만원, 최태지 50만원, 이해동 100만원, 안성기 50만원, 한승헌 50만원, 이삼열 30만원, 홍세화 20만원, 이광철 50만원, 박원순 10만원, 엄홍길 33만원, 나경원 30만원, 이형모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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