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문제를 따지기 앞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요?”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기업으로서 한국과 일본의 복잡한 외교함수에 끼어 있는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되레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종합쇼핑몰 지마켓
(gmarket.co.kr)의 구영배(41) 사장. 몇달 전 텔레비전에서 우토로 문제를 처음 접한 그는, 지난달 직원들이 올린 우토로 캠페인 참여 기획안을 흔쾌히 승낙했다. 그의 말대로 우토로 살리기는 외교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마켓은 7월15일부터 ‘우토로 살리기 기금 모금 캠페인’을 자사 웹사이트에서 시작했다. 지마켓은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고 구매자가 이를 골라 사는 온라인 장터로, 하루 거래액이 30여억원에 이른다. 판매자는 ‘후원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해 기부처를 지정할 수 있다. 이 쇼핑몰에서 팔리는 금액 가운데 일부가 후원금으로 적립된다. 여기에 우토로국제대책회의가 등록됐다. “우토로는 식민지 수난을 겪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에요. 한국 정부가 외교관계 차원에서 일본과의 관계에만 힘을 썼기 때문인지, 우토로처럼 재일동포의 일상의 문제는 뒤로 밀렸던 것 같아요. 1962년 한-일 협정 때 조금만 강하게 이야기했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을….” 구 사장은 일본이 우토로 문제에서 대국다운 풍모를 지키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의 무관심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마켓에서 모이는 기금이 우토로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 사장은 요즈음 ‘후원쇼핑’의 이름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 ‘후원’이라는 말에서 기부자의 희생적 이미지가 풍기기 때문이란다. “후원쇼핑은 많은 비용 들이지 않고, 특별한 각오도 필요 없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인프라예요. 너무나도 당연히 도와야 할 우토로 문제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쇼핑도 하고 우토로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마켓의 후원 쇼핑몰에서 수혜단체로 우토로국제대책회의가 등록된 상품을 골라 사면 된다. 그러면 판매자가 정하는 비율에 따라 결정된 구매액 일부가 우토로 주민들이 땅을 사는 데 보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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