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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유엔인권위도 관심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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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4 00:00 수정 : 2009-01-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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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둘러본 두두 디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 “매우 충격적”
우토로 주민회는 7월말부터 일본에서의 모금활동 본격화할 계획

▣ 교토=배지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사무국장

지난 7월3일 교토부 우지시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우토로 주민과 우토로를 지키는 일본의 양심세력 1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활동과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대중집회를 열었다. 대부분 한국쪽의 활발한 움직임에 큰 관심을 보였고, 토지 확보와 역사 보전을 위한 한국 시민들의 모금활동에 적지 않게 자극을 받은 모습이었다.

우토로 주민들과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활동가들은 한국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는 이때를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연대해 우토로의 역사와 인권을 지키는 최대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었다. 17년간의 투쟁으로 지친 상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준 점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우토로를 돌아보는 유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 두두 디엔. 그는 우토로 차별의 역사를 매우 충격적이라 표현했다. (사진/ 권철)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일본 국민에게 정면으로 역사 청산을 거론하며 모금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활동가들은 ‘더구나 토지 매입을 위한 운동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우토로는 항상 일본 우익의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한다. 일본의 우토로 홈페이지에는 우익들의 공격적인 글들이 즐비하다. 일본 사회에서 우토로는 어떤 메시지로 다가서야 하는가? 일본의 양심세력에게는 큰 숙제인 것 같았다.

한편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7월5일 유엔 인권위원회 인종차별특별보고관 두두 디엔(53·세네갈)은 우토로를 직접 돌아보고 주민들의 호소에 귀기울였다. 시찰에 앞서 “구체적인 차별 실태를 조사해서 우토로 주민과 일본 정부 모두에게 유익한 대처를 강구하도록 보고서를 작성하겠다”고 말한 특별보고관은 마을을 둘러본 뒤 “2차대전에 동원된 사람들이 그대로 방치된 우토로의 차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고, 경제대국 일본에 이런 빈곤과 배척이 있었다니 매우 충격적이고 관용하기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지금이 우토로를 위해 한국과 일본이 연대할 절호의 기회다. 우토로 마을의 아이들. (사진/ 류우종 기자)

나는 한국쪽 우토로국제대책회의의 요망서를 전달하고, 한국과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외교적으로 역사 문제를 제대로 풀어본 경우가 없으며 이번 우토로 문제에서도 일본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최소한의 인도적 조치를 위한 기본 실태조사도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그리고 일본 정부를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엔이 적극적으로 소명을 다해줄 것을 호소했다.

국내외의 여러 고무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우토로 주민회는 이번달 말부터 거리 캠페인 등 모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의 모금 활동 전망은 밝지만은 않지만, 두번 다시 침략과 전쟁은 안 된다는 작은 소망과 신념들이 양국 사회에서 찬찬히 모여들기를 기대해본다.





시민모금단 33인 선정

릴레이 모금운동으로 우토로에 진정한 해방을

[우토로 소식]

우토로를 살리는 33인 시민모금단이 출범한다. 우토로국제대책회의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우토로 모금운동을 주도할 33명을 선정하고, 이들로부터 출발해 릴레이로 모금하는 ‘우토로를 살리는 희망잇기’ 행사를 7월14일부터 벌일 예정이다.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33명이 우토로 살리기를 알리고, 이들이 다시 각자 다음 인사를 소개하며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다. 박연철 우토로국제대책회의 공동대표(변호사)가 다시 한번 우토로 살리기가 민들레 홀씨처럼 사회 곳곳에 퍼져나가길 기대하며 ‘우토로를 살리는 희망잇기’ 행사를 제안하는 글을 보내왔다.

박연철 우토로국제대책회의 공동대표·변호사

60년 전 우리에게도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광복의 날이 왔습니다. 모두들 꿈꾸듯이 이날을 맞이했고,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는 환호의 마음으로 새 아침의 태양을 바라보았습니다. 교토 비행장 터를 닦으며 열악한 함바집에서 살던 조선인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이날은 찾아왔습니다. 아무도 그 연원을 말하지 못하는 ‘우토로’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지역에도 해방과 변화는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올해, 우리는 진정한 광복과 해방의 의미가 무엇인지 거듭 묻고 있습니다. 민족 해방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조국의 분단과 대립을 아파하면서 열등한 ‘정주 외국인’으로서, 이역 하늘 아래 머물러 있는 그들에게는 광복과 해방이 새로운 시련이 되었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우토로 지역에는 새로운 역사와 인간의 의미가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 정주 외국인의 거주권과 생존권의 보장, 재일 동포사회에서 남북간의 대립과 화해,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적극화, 한-일협정의 재해석과 일본의 전후보상 책임, 한국과 일본의 장래 역사의 좌표 설정 등 제반 문제가 함축됐습니다.

우토로 주민들은 철거의 위험 앞에 떨면서 살고 있습니다. 1988년에 소유권자가 제기한 건물 철거 및 토지 인도 소송은 우토로 주민들의 패소로 지난 2000년에 벌써 확정됐습니다.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소유자의 윤곽과 의도가 명확하지 못했으나, 현재의 소유자는 재일동포인 이노우에 마사미고, 그는 이 땅을 5억5천만엔에 매각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돈은 엄청난 금액이고,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엄두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토로 주민들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우리들은 선한 이웃으로서 모국인의 애정과 자존심으로서 한푼 두푼 모아간다면, 그리하여 이 지역을 확보할 수 있다면, 우토로 주민들을 평안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눈앞이 환해집니다. 지금까지 들은 어떤 경우보다 더 좋은 여건이 눈앞에 나타난 듯합니다. 이미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모금운동이 시작돼 선남선녀들이 보내주신 성금이 2242만5200원에 이르렀습니다. 우토로 살리기 시민모금단 33인이 기획됐습니다. 이 33인이 330인이 되고, 330인이 다시 3300인으로 부풀어 기금하게 하려는 기획입니다.

우토로 지역을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도 지혜롭게 열릴 것입니다. 우토로를 바라보는 우리의 조그맣고 선량한 마음에는 자유와 평화의 꿈이 간절하게 서려 있고, 그와 같은 꿈이 반드시 실현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2천만원을 넘었습니다!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현재모금액 7월8일 오후 4시 현재 2238만5200원

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계좌이체: 우리은행 1002-629-966152 예금주: 배지원(우토로국제대책회의)

휴대전화 결제: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홈페이지 http://www.utoro.net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한겨레21>

문의: (02)713-5803, utoro@freechal.com

모금자 명단

안광진 3만원, 양근혁 3만원, 엄용태 10만원, 이희재 10만원, 김경진 10만원, 남효진 10만원, 조태영 20만원, 화이팅 10만원, 김인선 3만원, 이화수 3만원, 송바롬 3만원, 이유리 1만원, 우지영 1만원, 뚜바뚜바 5만원, 홍석춘 2만원, 김혜숙 5만원, 이덕기 1만원, 정현찬 5만2150원, 정은경·이철주 5만원, 박태원 3만원, 김유원 1만원, 조한준 10만원, 진병섭 2만원, 김양수 2만원, 서효석 5만원, 김옥선 1만원, 하양샘터교회 10만원, 강영규 2만원, 김수빈 3만원, 한국외대 이영주 2만원, 안향선 1만원, 영등포노사모 16만원, 이명훈 17만6050원, 이한불 3만원, 고현일 5만원, 김수정 5만원, 노응래 2만원, 훼미리마트 박기 1만원, 이혜자 5만원, 이영훈 3만원, 신광수 2만원, 강기구 3만원, 홍혜숙 10만원, 송기훈 3만원, 송은호 3만원, 허안식 1만원, 푸른가정의원 30만원, 이욱진 1만원, 이희경 10만원

휴대전화결제

정호식 3만원, 나충주 3만원, 천세화 2만원, 신동디지텍(주) 3만원, 신용옥 1만원, 원승필 2만원, 이만석 2만원, 윤미향 3만원, 하상훈 3만원, 엄태영 5천원, 백찬주 1만원, 182865514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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