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향해 뛰는 유망 정치 신인들의 출사표…‘다른 정치’ 내세우며 활발한 물밑 경쟁 돌입
불법 대선자금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내년 총선을 향해 뛰는 정치 신인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중앙 무대의 공방전이 격화된 가운데 신인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치 신인들은 자신의 이력과 정치노선을 차별화해 나름의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특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네이밍하느냐가 정치 마케팅의 출발점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유망 신인들의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정당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사람들 경남 밀양·창녕에서 출사표를 던진 조해진(40·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현역인 김용갑 의원에 맞서 “맹목적인 수구·극우적 보수주의로는 한나라당이 더 이상 국민 앞에 설 수 없다”며 ‘건강한 보수’ 정체성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현재 한나라당의 주류 정치인 중 상당수는 과거 독재정권에서 인권과 자유 억압에 가담한 전력자들”이라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신념에 바탕을 둔 참신하고 합리적인 보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1992년 박찬종 전 의원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이회창 전 후보를 도와 두번의 대선을 치렀다. ‘김용갑 대 조해진’의 독특한 구도 때문에 밀양·창녕은 한나라당 영남권 물갈이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
민주당으로 광주 북구을에 출마하려는 고재방(46·전 교육부 차관보)씨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땄다. 귀국 뒤 민주당 전문위원 공채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 비서실 차장으로 발탁됐다. 1997년 대선 승리 뒤 청와대 부속실장, 기획조정비서관을 거쳐 교육부 차관보에 이르렀다. 국민의 정부의 숨은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과거 호남에서 막대기만 꽂아도 찍어주던 풍토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기르지 못한 게 DJ 시대의 가장 송구스러운 일”이라며 “호남도 더 이상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호남 신진인사 육성론’을 폈다. 열린우리당으로 경기도 시흥 시화지구 출마를 준비 중인 양재원(44·전 청와대 행정관)씨는 “정치·경제·행정·교육을 두루 섭렵한 키다리(키 180cm) 아저씨”로 자신을 네이밍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으로 수배·구속된 이력과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서기관으로 국정원 개혁에 참여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고, 스카이라이프 상무 등 경제활동 경험에다 현직 안양대학교 객원교수라는 ‘종합판’ 경력을 아우른 것이다. 양씨는 “개혁적 이념 지향만이 아니라 능력을 검증받은 국정 일꾼이 필요한 시대”라며 다방면의 경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상현(43·민주노동당 대변인)씨는 서울 노원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씨는 “공단이 아니라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 신화를 만들겠다”며 “투박하고 과격한 진보정당을 탈피해 현대적이며 열린 진보정당 개념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하자고 주민 1만2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구의회에 청원을 냈다. 영구임대주택 대책위원회 활동도 3년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그는 “개혁 대 반개혁, 서민 대 반서민의 구도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노심과 창심을 가슴에 새겼다네
열린우리당으로 경기도 시흥 신천지구 출마를 준비 중인 백원우(38·전 청와대 행정관)씨는 ‘제정구와 노무현의 가교 역할’을 내세우고 있다. 고 제정구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옮겼으며, 대선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한 이력을 반영한 탓이다. 제 의원의 옛 지역구를 물려받아 과거 조직 복원에 주력하고 있다. 백씨는 노 대통령의 낮은 인기가 제약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씨는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겠다는 게 출마의 제1변”임을 분명히 했다. 고려대 재학시절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으로 활동했으며, 노무현 대선캠프에선 인터넷 선거운동의 첨단기법을 개발했다.

경기도 고양 일산을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우(39·지구당 비상대책위원장)씨는 이회창 전 총재의 최측근이다. 1996년 이 전 총재의 정계 입문 때 보좌관을 맡은 이래 2003년 12월15일 이 전 총재가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검찰에 출두할 때도 대검청사에 함께 갔다. 따라서 한나라당 안에서 ‘이회창 청산’ 드라이브의 표적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씨는 “이 전 총재의 정치 입문 당시의 초심, 즉 사회적 약자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법의 지배’ 정신을 계승할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 전 총재도 그에게 “뜻을 세웠으니 꿋꿋하게 하라”고 애정을 표시한다고 한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한 386 그룹의 한 사람으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과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친구다. 이제는 여성이 정치사 새로 쓴다 박금자(50·민주당)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에서 생활정치를 모토로 내걸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비례대표를 승계해 현역 국회의원이 됐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 신인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박금자 산부인과’(서울 영등포구 대림동)를 의사 5명이 일하는 규모로 키워내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인정받았으며,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표로도 활동했다.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의 수성 태세가 만만찮고 김민석 전 의원의 재기 모색 움직임도 변수다. 김현미(41·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씨는 지난 12월 청와대 개편 때 정무비서관을 그만두고 총선 대열에 뛰어들었다. 다른 출마 희망자들과 달리 지역구를 뛰기보다는 열린우리당 중앙당의 공보실장을 맡아 총선전의 ‘입’ 노릇을 맡기로 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거나 수도권 지역구에 차출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전주여고·연세대 출신이며 국민회의·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해 정치홍보 전문가로 꼽힌다. 정당 언저리에서 여의도 중심으로 강원도 춘천에서 민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이용범(43·전 노사정위원회 대변인)씨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민주세력 대동단결’ 정신에 입각해 100% 시민경선제로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에 남아 애초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주장하다 현실성이 낮아지자, 통합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민주노총 대변인과 노사정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국민회의 춘천지구당 위원장,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서울 동작갑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하려는 박병영(43·전 서울시 교육위원)씨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선출직 1급인 교육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고교 졸업 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영동중학교 서무과 근무를 시작으로, 1992년까지 신남성·노량진·은로·대림초등학교 서무과장을 역임했다. 주경야독으로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동국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지냈다. 박씨는 “어설픈 아마추어 실험보다는 전문가들이 정치에 나설 때”라며 “22년간의 교육계 공직 경험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정책특보를 지낸 윤석규(44)씨는 경기 안산 상록구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국문과 출신으로 1993년 안산YMCA 창립을 주도했으며 이후 시화호 살리기, 공정선거감시 운동 등을 펼쳤다. 윤씨는 “노무현 정부가 대선 당시 공약 기조를 많이 벗어난 게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며 “대선 초심대로 본래의 개혁적 정체성을 회복하도록 비판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남구에서 한나라당 출마를 준비 중인 신동철(42·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밥을 하는 정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정치는 국민을 선동하는 관성에 빠져 정작 국민을 먹고살게 해주는 기능에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대구 청구고, 미국 유타주립대학ㆍ아이다호주립대학 대학원을 거쳐 26살에 통일민주당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민주자유당 당직자로서 여론조사 전문가 이력을 쌓았으며, 지난 2002년 이회창 대선후보 보좌역을 맡았다. 17년간 정당생활을 한 그는 “영입된 외부 전문가가 종종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은 정치의 메커니즘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눈에 띄는 전문성으로 승부하마 충북 제천·단양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찬수(45·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권리 앞에 잠자지 않는 행동가’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2003년 9월 제천ㆍ단양 지구당 조직책 공모에서 탈락하자 “경선 기회를 박탈한 것은 부당하다”며 단식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에서 상향식 경선원칙을 발표하고도 현역 의원을 단독 추천한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병렬 대표가 후보 공천은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함에 따라 닷새만에 농성을 풀었다. 정씨는 16년간 정재문 의원의 보좌관을 했으며, 2000년에는 한나라당 보좌관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한나라당 ‘물갈이’와 수구·보수 색채 탈피를 주장하는 ‘미래연대’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으로 인천 계양구 출마를 준비 중인 정창교(42·민주당 정세분석국장)씨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돈안 쓰고 사이버 선거운동 위주로 당선해 보이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는 다른 출마 희망자들이 포럼, 연구소 따위의 사조직 사무실을 내는 것과 달리 인터넷 사이트(nagaza.or.kr)를 사이버 선거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정창교를 만나고 싶으면 홈페이지에 들러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아이디어맨으로 꼽혀온 그는 자신의 선거운동에서도 기발한 발상을 잇달아 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이 아니면 경력 따위를 미리 알리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제를 피해 ‘재인천 호남(전남 구례군) 향우회원, 재향군인회 회원(백마부대), 서울대 국사학과 동창회원….’이라고 적힌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으로 경기도 고양 덕양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식(47·전 민주당 부대변인)씨는 ‘경륜 있는 40대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씨는 “현 정부 들어 386이 부상했으나 개혁 추진에 안정감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며 “위아래 세대와 두루 연결되고 경험을 갖춘 40대들이 정치 영역에서도 허리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 동아고와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유신철폐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세번의 투옥 경험이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각별한 사이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이런 가운데서도 정치 신인들은 자신의 이력과 정치노선을 차별화해 나름의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특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네이밍하느냐가 정치 마케팅의 출발점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유망 신인들의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용호 기자
정당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사람들 경남 밀양·창녕에서 출사표를 던진 조해진(40·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현역인 김용갑 의원에 맞서 “맹목적인 수구·극우적 보수주의로는 한나라당이 더 이상 국민 앞에 설 수 없다”며 ‘건강한 보수’ 정체성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현재 한나라당의 주류 정치인 중 상당수는 과거 독재정권에서 인권과 자유 억압에 가담한 전력자들”이라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신념에 바탕을 둔 참신하고 합리적인 보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1992년 박찬종 전 의원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이회창 전 후보를 도와 두번의 대선을 치렀다. ‘김용갑 대 조해진’의 독특한 구도 때문에 밀양·창녕은 한나라당 영남권 물갈이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고재방, 양재원, 이상현.
민주당으로 광주 북구을에 출마하려는 고재방(46·전 교육부 차관보)씨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땄다. 귀국 뒤 민주당 전문위원 공채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 비서실 차장으로 발탁됐다. 1997년 대선 승리 뒤 청와대 부속실장, 기획조정비서관을 거쳐 교육부 차관보에 이르렀다. 국민의 정부의 숨은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과거 호남에서 막대기만 꽂아도 찍어주던 풍토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기르지 못한 게 DJ 시대의 가장 송구스러운 일”이라며 “호남도 더 이상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호남 신진인사 육성론’을 폈다. 열린우리당으로 경기도 시흥 시화지구 출마를 준비 중인 양재원(44·전 청와대 행정관)씨는 “정치·경제·행정·교육을 두루 섭렵한 키다리(키 180cm) 아저씨”로 자신을 네이밍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으로 수배·구속된 이력과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서기관으로 국정원 개혁에 참여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고, 스카이라이프 상무 등 경제활동 경험에다 현직 안양대학교 객원교수라는 ‘종합판’ 경력을 아우른 것이다. 양씨는 “개혁적 이념 지향만이 아니라 능력을 검증받은 국정 일꾼이 필요한 시대”라며 다방면의 경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치 신인들은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이들은 나름의 브랜드를 개발해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려고 한다.

왼쪽부터 백원우, 이명우, 박금자, 김현미.
경기도 고양 일산을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우(39·지구당 비상대책위원장)씨는 이회창 전 총재의 최측근이다. 1996년 이 전 총재의 정계 입문 때 보좌관을 맡은 이래 2003년 12월15일 이 전 총재가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검찰에 출두할 때도 대검청사에 함께 갔다. 따라서 한나라당 안에서 ‘이회창 청산’ 드라이브의 표적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씨는 “이 전 총재의 정치 입문 당시의 초심, 즉 사회적 약자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법의 지배’ 정신을 계승할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 전 총재도 그에게 “뜻을 세웠으니 꿋꿋하게 하라”고 애정을 표시한다고 한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한 386 그룹의 한 사람으로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과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이 친구다. 이제는 여성이 정치사 새로 쓴다 박금자(50·민주당)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에서 생활정치를 모토로 내걸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비례대표를 승계해 현역 국회의원이 됐지만, 정치적으로는 아직 신인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박금자 산부인과’(서울 영등포구 대림동)를 의사 5명이 일하는 규모로 키워내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인정받았으며,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표로도 활동했다.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의 수성 태세가 만만찮고 김민석 전 의원의 재기 모색 움직임도 변수다. 김현미(41·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씨는 지난 12월 청와대 개편 때 정무비서관을 그만두고 총선 대열에 뛰어들었다. 다른 출마 희망자들과 달리 지역구를 뛰기보다는 열린우리당 중앙당의 공보실장을 맡아 총선전의 ‘입’ 노릇을 맡기로 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거나 수도권 지역구에 차출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전주여고·연세대 출신이며 국민회의·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해 정치홍보 전문가로 꼽힌다. 정당 언저리에서 여의도 중심으로 강원도 춘천에서 민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이용범(43·전 노사정위원회 대변인)씨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민주세력 대동단결’ 정신에 입각해 100% 시민경선제로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에 남아 애초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주장하다 현실성이 낮아지자, 통합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민주노총 대변인과 노사정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국민회의 춘천지구당 위원장,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왼쪽부터 이용범, 박병영, 윤석규, 신동철.
서울 동작갑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하려는 박병영(43·전 서울시 교육위원)씨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선출직 1급인 교육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고교 졸업 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영동중학교 서무과 근무를 시작으로, 1992년까지 신남성·노량진·은로·대림초등학교 서무과장을 역임했다. 주경야독으로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동국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지냈다. 박씨는 “어설픈 아마추어 실험보다는 전문가들이 정치에 나설 때”라며 “22년간의 교육계 공직 경험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정책특보를 지낸 윤석규(44)씨는 경기 안산 상록구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국문과 출신으로 1993년 안산YMCA 창립을 주도했으며 이후 시화호 살리기, 공정선거감시 운동 등을 펼쳤다. 윤씨는 “노무현 정부가 대선 당시 공약 기조를 많이 벗어난 게 지지율 하락 원인”이라며 “대선 초심대로 본래의 개혁적 정체성을 회복하도록 비판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남구에서 한나라당 출마를 준비 중인 신동철(42·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밥을 하는 정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정치는 국민을 선동하는 관성에 빠져 정작 국민을 먹고살게 해주는 기능에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대구 청구고, 미국 유타주립대학ㆍ아이다호주립대학 대학원을 거쳐 26살에 통일민주당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민주자유당 당직자로서 여론조사 전문가 이력을 쌓았으며, 지난 2002년 이회창 대선후보 보좌역을 맡았다. 17년간 정당생활을 한 그는 “영입된 외부 전문가가 종종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은 정치의 메커니즘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눈에 띄는 전문성으로 승부하마 충북 제천·단양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찬수(45·한나라당 부대변인)씨는 ‘권리 앞에 잠자지 않는 행동가’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2003년 9월 제천ㆍ단양 지구당 조직책 공모에서 탈락하자 “경선 기회를 박탈한 것은 부당하다”며 단식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에서 상향식 경선원칙을 발표하고도 현역 의원을 단독 추천한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병렬 대표가 후보 공천은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함에 따라 닷새만에 농성을 풀었다. 정씨는 16년간 정재문 의원의 보좌관을 했으며, 2000년에는 한나라당 보좌관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한나라당 ‘물갈이’와 수구·보수 색채 탈피를 주장하는 ‘미래연대’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찬수, 정창교, 이명식.
민주당으로 인천 계양구 출마를 준비 중인 정창교(42·민주당 정세분석국장)씨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돈안 쓰고 사이버 선거운동 위주로 당선해 보이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는 다른 출마 희망자들이 포럼, 연구소 따위의 사조직 사무실을 내는 것과 달리 인터넷 사이트(nagaza.or.kr)를 사이버 선거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정창교를 만나고 싶으면 홈페이지에 들러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아이디어맨으로 꼽혀온 그는 자신의 선거운동에서도 기발한 발상을 잇달아 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이 아니면 경력 따위를 미리 알리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제를 피해 ‘재인천 호남(전남 구례군) 향우회원, 재향군인회 회원(백마부대), 서울대 국사학과 동창회원….’이라고 적힌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으로 경기도 고양 덕양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식(47·전 민주당 부대변인)씨는 ‘경륜 있는 40대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씨는 “현 정부 들어 386이 부상했으나 개혁 추진에 안정감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며 “위아래 세대와 두루 연결되고 경험을 갖춘 40대들이 정치 영역에서도 허리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 동아고와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유신철폐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세번의 투옥 경험이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각별한 사이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