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판에 난처한 민주당의 ‘신당쪽’ 전국구 의원들… “나갈 수 없는 명분도 있다” 자위
9월26일 오전,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에 대한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참여통합신당(통합신당)이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있던 시각, 오영식 의원은 어느 의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의원회관 200호 자신의 방에서 본회의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정치 신인 오영식 의원의 고민
통합신당 출범에 적극 참여해왔고 신당행을 뚜렷이 밝힌 터라, 통합신당 의총에 참석할 법도 한데 가지 않았다. 오 의원은 이를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런 상태에서 신당 일에 적극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지금 무슨 말을 하더라도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며 인터뷰마저도 곤혹스러워했다. 지난 3월5일 처음 금배지를 달고 의원생활을 시작한 6개월여의 시간은,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버틸 만한 맷집을 길러주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던 셈이다. 몹시 지쳐보였다.
이때, ‘우울한 소식’ 하나가 더해졌다. 통합신당 출범으로 의석 배치를 다시 하면서, 민주당이 탈당하지 않은 오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7명(이미경·이재정·허운나·김기재·박양수·조배숙)의 자리를 맨 앞자리에 나란히 배치했다는 것이다. 회의시간 내내 뒤통수가 따가워보라는 심보였을까. 민주당 당사 입구에 이름과 함께 ‘출입금지’ 대자보를 내건 것보다 더 노골적인 압박 조치였다. 오 의원을 포함해 전국구 의원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두세 가지로 압축된다. 신당행을 결심했으면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탈당을 해야지, 왜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또 기득권 포기 등 새로운 정치가 신당의 핵심적인 명분인데, 의원직에 연연하는 모습은 지난해 최명헌·박상희 의원 등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명”을 요구했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신당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은 당시 이를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에게는 여기에 또 다른 굴레 하나가 더 씌워진다. “너마저도”다. ‘386’ 출신의 젊은 민주화운동 세대의 주역인 오 의원까지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강삼재 한나라당 의원이 ‘안풍’ 1심 판결이 내려진 다음날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 선언을 한 뒤에는, 비난의 강도가 더 세졌다. 그의 홈페이지엔 “지금 당신은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일에 동참하고 있다. 궁색하고 뻔뻔스러운 변명을 그만두고 내일이라도 당장 탈당하는 것이 좋다”(사용자 이름: 서울시민)라는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힘들더라도 일단 버텨라” 오 의원은 “나를 아끼는 분들 가운데는 ‘힘들더라도 일단 버텨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신당의 주비위원장인 김원기 의원, 원내대표인 김근태 의원도 같은 주문을 했다. 같은 처지의 7명이 모여 의논을 하려 해도 상임위별로 다른 국정감사장으로 흩어져 있어 그마저 쉽지 않다고 한다. 신당쪽은 이들의 탈당 시점을 정기국회 마감 이후로 상정하고 있는 기류다. 정치 영역 이외에도 국감과 새해예산심의 등 중요한 의사 일정이 많이 남아 있고, 탈당을 하더라도 신당의 성공조건에 부합하는 시기에, 여론에 떼밀려서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오 의원에게 ‘정치의 단면’을 가르쳐준 또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잔류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은 김영환 의원이 분당 뒤 네티즌들에게 보낸 글에서 “전국구 의원들께서 소신을 가지고 당을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면 어떨까 한다”고 언급한 대목과, 신당주비위에 적극 참여해왔던 박금자 당무위원이 다음 순번 승계를 위해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오 의원은 “그분들의 정치 아니겠느냐”며 씁쓸해했다. 시간이 갈수록 ‘참여정부 제1호 의원’임을 자부하며 의정활동을 시작한 정치 신인의 날개가 오그라들고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사진/ 내년 4월 서울 강북갑 출마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 전국구 오영식 의원. 전국구 의원들을 향한 비판 속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이용호 기자)
이때, ‘우울한 소식’ 하나가 더해졌다. 통합신당 출범으로 의석 배치를 다시 하면서, 민주당이 탈당하지 않은 오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 7명(이미경·이재정·허운나·김기재·박양수·조배숙)의 자리를 맨 앞자리에 나란히 배치했다는 것이다. 회의시간 내내 뒤통수가 따가워보라는 심보였을까. 민주당 당사 입구에 이름과 함께 ‘출입금지’ 대자보를 내건 것보다 더 노골적인 압박 조치였다. 오 의원을 포함해 전국구 의원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두세 가지로 압축된다. 신당행을 결심했으면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탈당을 해야지, 왜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또 기득권 포기 등 새로운 정치가 신당의 핵심적인 명분인데, 의원직에 연연하는 모습은 지난해 최명헌·박상희 의원 등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명”을 요구했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신당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은 당시 이를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에게는 여기에 또 다른 굴레 하나가 더 씌워진다. “너마저도”다. ‘386’ 출신의 젊은 민주화운동 세대의 주역인 오 의원까지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강삼재 한나라당 의원이 ‘안풍’ 1심 판결이 내려진 다음날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 선언을 한 뒤에는, 비난의 강도가 더 세졌다. 그의 홈페이지엔 “지금 당신은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일에 동참하고 있다. 궁색하고 뻔뻔스러운 변명을 그만두고 내일이라도 당장 탈당하는 것이 좋다”(사용자 이름: 서울시민)라는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힘들더라도 일단 버텨라” 오 의원은 “나를 아끼는 분들 가운데는 ‘힘들더라도 일단 버텨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신당의 주비위원장인 김원기 의원, 원내대표인 김근태 의원도 같은 주문을 했다. 같은 처지의 7명이 모여 의논을 하려 해도 상임위별로 다른 국정감사장으로 흩어져 있어 그마저 쉽지 않다고 한다. 신당쪽은 이들의 탈당 시점을 정기국회 마감 이후로 상정하고 있는 기류다. 정치 영역 이외에도 국감과 새해예산심의 등 중요한 의사 일정이 많이 남아 있고, 탈당을 하더라도 신당의 성공조건에 부합하는 시기에, 여론에 떼밀려서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오 의원에게 ‘정치의 단면’을 가르쳐준 또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잔류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은 김영환 의원이 분당 뒤 네티즌들에게 보낸 글에서 “전국구 의원들께서 소신을 가지고 당을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면 어떨까 한다”고 언급한 대목과, 신당주비위에 적극 참여해왔던 박금자 당무위원이 다음 순번 승계를 위해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오 의원은 “그분들의 정치 아니겠느냐”며 씁쓸해했다. 시간이 갈수록 ‘참여정부 제1호 의원’임을 자부하며 의정활동을 시작한 정치 신인의 날개가 오그라들고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