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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최 대표는 ‘꼴통 수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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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7-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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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윤여준 한나라당 의원

윤여준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독특한 존재다. 그는 당을 바꾸고 개혁하는 국면에선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 때문에 늘 민정계 출신 중진그룹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러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그는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대선 때도 한켠에 밀려나 있던 그는 홍보쪽에 구멍이 뚤리자 즉시 ‘구원투수’로 차출됐다.

이제 그가 최병렬 대표의 핵심 참모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표면적인 당직과 무관하게 그가 최 대표 체제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리라는 데 대해선 이견이 없다. 최 대표의 신뢰가 그만큼 두텁기 때문이다. 그는 “경선에서 한 일이 별로 없다”며 자신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당내의 질투어린 시선을 의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최병렬 캠프의 실질적인 기획책임자였고, 당 대표 수락 연설문도 그의 작품이었다. 그는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최 대표의 의지가 단단하다”고 전했다.

-최 대표 체제의 대여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강경하게 맞붙기보다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관계로 이끌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야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상충돼 있다는 점이다. 한쪽으로는 여당과 정부를 투철하게 견제해주길 바라면서 막상 제대로 견제하면 싸운다고 나무란다. 국민의 상충적 요구를 적절히 담아내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정리해나가는 중대한 과제가 있다.

-최 대표와 코드가 맞나?


=얘기를 해보면 내 생각과 흡사하다. 사고방식이 합리적이다. 그분이 ‘꼴통수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최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언급한 ‘내부 기회주의와 기득권 청산’을 영남의 중진권 물갈이를 예고한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나?

=예민한 부분이다. 일반론으로 얘기했을 것이다. 언론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면 그것이 아니라고 굳이 부인하지는 않겠다. 최 대표는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잘 안다. 그 속에 나갈 길이 있다. 한마디로 바꾸라는 것이다. 기득권이나 기회주의를 타파하지 않고서 어떻게 변할 수 있나. 변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못이기고, 총선에서 지면 당의 운명이 끝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 수순이다. 그 길로 가면 최 대표 개인도 살고 당도 살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최 대표의 각오가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 것으로 보나?

=당내 구조적 문제점들이 많다.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최 대표가 혼자 끌고 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 같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끌어안으려 노력할 것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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