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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전자당원증’으로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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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5-2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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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와 함께 쓸 수 있는 ‘전자당원증’이 신당의 성공을 뒷받침해줄 유력한 ‘신병기’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당원증은 5월16일 민주당 신당추진 모임에서 배기선 의원이 도입을 제안함으로써 처음으로 공론화됐다.

전자당원증은 당원의 얼굴사진과 이름, 아이디 등이 입력된 신분증이자, 결제·이체 등의 기능이 고스란히 담긴 신용카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신청서에 간단한 신상명세만 써넣으면 주어졌던 종이당원증과 달리 전자당원증은 신청인이 계좌번호까지 제출해야 발급된다. 당원은 이 카드로 한달에 3천원가량의 당비를 매달 송금하거나 아예 자동이체로 납부할 수도 있다. 입출금 계좌가 뻔히 드러나는 만큼 경선에 나서려는 후보가 세 확보를 위해 가짜 당원을 만들려 해도 당비대납 등의 농간을 부리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당비를 정기적으로 내는 진성당원이 중심이 돼 공직후보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제의 기본정신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카드사와 제휴해 전자당원증을 사용하는 당원들에게 마일리지 서비스, 가맹점 할인 등 혜택을 부여할 수도 있다.

또 전자당원증을 토대로 휴대전화가 참여정치의 손쉬운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라크 파병이나 법인세 인하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 당론을 모을 수도 있고, 당의장·중앙위원·국회의원 후보선출 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이용해 투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자당원증은 배 의원이 선을 보였지만 ‘저작권’은 사실 정창교 민주당 정세분석국장(전자당원증 견본 속의 인물)에게 있다. 정 국장은 서울대 81학번으로 인천지역에서 10여년 노동운동을 하다 2000년 민주당에 입당한 뒤 ‘아이디어 맨’으로 통하고 있다.

정 국장은 2000년 8월 최고위원 경선 때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제안해 채택된 데 이어, 2001년 10월 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이 극도의 침체에 빠졌을 때 국민들의 사회구성비와 대의원의 사회구성비를 일치시키는 국민경선 제안을 처음으로 내놓아 노무현 바람을 일으키게 한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전자당원증과 관련해 “독일 사민당, 일본 자민당 등 세계 각국의 당원증은 모두 종이로 된 것밖에 없다”며 “제대로 활용되면 전자당원증은 국민이 참여하는 정당민주주의의 획기적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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