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대선후보들 정신 차려야죠”

427
등록 : 2002-09-18 00:00 수정 :

크게 작게

인터뷰 l 개그 작가 장덕균씨

사진/ (이용호 기자)
장덕균씨는 한국방송에서 ‘회장님 우리 회장님’, ‘탱자 가라사대’ 등을 집필한 정치 코미디 분야의 개척자다. 1993년 현직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최초의 유머집 는 50만부가 팔렸다.

소재는 어떻게 찾나.

신문보도와 잡지, 책 등 인쇄물을 많이 참조한다. 정치권 주변 인사들과 만나 직접 물어본 적도 있다. 술자리 안주로 등장하는 정치얘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독자들의 반응은.

정치적 선호도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다. 지지하는 후보를 너무 심하게 했다는 항의도 들었다.


현실 정치판에서는 책의 주인공인 3명의 대결구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떻게 미리 3명을 예상하고 준비했나.

지난해부터 준비했는데 처음엔 누가 나올지 몰랐다. 해서 이회창·이인제·이한동·정몽준·박근혜·정동영 등의 자료를 모두 준비했다. 노무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간 지난 초여름에야 3명을 확정했다. 여름 내내 쉬지 않고 작업하다 보니 엉덩이에 땀띠가 났다.

제목이 특이하던데.

30개 정도의 제목을 놓고 골랐다. 제목이 재미나다는 반응이 많다. 제목엔 다들 정신 차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현실 정치판에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좀 바뀌어야 한다. 피투성이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조크를 주고받는 여유로운 정치판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들이 그것을 못하니 내가 대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유머를 아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3인 가운데 어느 후보가 유머감각이 높은가.

다들 비슷하다. 하는 짓이 웃겨 국민을 웃긴 사람은 있어도 정말 유머를 아는 후보는 없더라.

정치인을 지나치게 희화화한 것 아닌가.

그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그 속에 얼마나 풍자적 요소가 들어 있느냐 여부다. 정치적 사건을 적시한 풍자도 많다. 정치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것이다. 정치가 언제 국민을 유쾌하게 한 적 있나.

개인적으로 3인의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어떤가.

처음엔 싫고 좋음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 작업을 하며 자세히 들추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싫고 좋음이 없고 모두에 대한 애증이 뒤섞여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