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둘러싼 각종 공격에 대응하고 노무현 역공하는 ‘네거티브 대응반’
신기남 민주당 최고위원이 ‘참고자료’라는 한나라당 내부 문건을 공개한 7월24일 오전 한나라당은 술렁였다. 이회창 후보가 고흥길 의원 등 측근을 불러 밀담을 나누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당직자들도 파장을 가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국세청을 동원한 97년 대선자금 조달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예상 공격과 반격 논리가 정리된 A4용지 10쪽짜리 문건. 여기에는 이 후보의 동생 회성씨가 97년 대선 당시 전태준 국군의무사령관을 롯데호텔 객실에서 만난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두 아를 병역비리 은폐를 공모한 확실한 증거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세풍 문건에 발빠른 대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여의도 한 비밀장소에서 긴급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는 10명 안팎. 먼저 문건의 진위 여부를 검증했다. 한나라당 내부 문건이 확실했다. 그렇다면 무시할 것이냐, 해명할 것이냐, 아니면 비장의 무기로 반격할 것이냐. 한동안 격론이 벌어졌고, 해명으로 결론이 났다. “세풍 변호 과정에서 다 나온 얘기를 정리한 문건이라 별 폭발력이 없다. 대선용 실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남경필 대변인은 즉각 해명에 나섰고 판단은 적중했다. 특히 이날 오후 민주당이 작성한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이 공개되면서 민주당 공격은 반감됐다. 다음날인 25일, 고위 당직자들은 “어제는 정말 신속했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주도한 것은 네거티브 대응반. 지난 3월 빌라파문을 겪으며 탄생한 비밀병기였다. 당시 민주당의 공격에 우왕좌왕하면서 이 후보 지지율은 10%까지 급락했다. 이 후보와 그 가족을 둘러싼 각종 공격에 대응할 특별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곧장 △후보와 일가족을 속속들이 알고 △법률지식이 풍부하며 △정보 수집·분석, 대응전략 개발 및 집행력을 갖춘 10여명이 엄선됐다. 우선 이 후보 핵심 참모진 가운데 지략가인 금종래 정무특보, 이병기 공보특보,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이 발탁됐다. 이들은 정세판단, 정보 분석 및 재가공, 대응논리 개발에 주력한다. 언론관계 조정을 위해 양휘부 공보특보와 이종구 언론특보도 참여했다. 하지만 핵심전력은 이른바 ‘법률지원팀’과 ‘정보지원팀’이다. 네거티브전은 소송 등 각종 법률 공방이 잦고, 얼마나 고급 정보를 수집하느냐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법률지원팀은 서정우 변호사(당 법률고문)와 김정훈 변호사(법률특보)가 주도한다. 적대적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법과 최근 논란이 된 병역은폐 의혹을 차단하는 게 이들의 핵심 임무다. 지난 6월26일 병역은폐 의혹을 보도한 문화방송을 상대로 3억원, <오마이뉴스> <신동아> <일요시사>에게 5억원의 거액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들 작품으로 알려졌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터져나올 적대적 보도를 사전에 차단할 목적으로 강공을 선택한 것이다. 정보수집팀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경찰 총경 출신으로 지난 98년 국정원에서 퇴임한 문아무개 변호사가 팀을 이끈다는 소문이 떠돈다. 당내 정보통으로 알려진 정형근·엄호성 의원도 사안별로 공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타깃은 노무현 후보 이 후보는 네거티브 대응반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대응반이 가동된 뒤 당이 완전히 달라졌다. 빌라파문 때처럼 실기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하면 한인옥 여사까지 조사할 수 있다.” 이 후보 측근은 대응반의 힘과 능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이들의 최종 타깃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다. 이 후보 측근들은 “이미 노 후보와 관련한 4가지 정도의 결정적인 공격거리를 확보했다”며 “노 후보가 DJ와 완전한 차별화에 성공할 때쯤 그 보따리를 풀겠다”고 장담했다. 지난 7월24일 병역은폐 공방 직후 맞대응 카드로 검토된 것도 이 보따리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주도한 것은 네거티브 대응반. 지난 3월 빌라파문을 겪으며 탄생한 비밀병기였다. 당시 민주당의 공격에 우왕좌왕하면서 이 후보 지지율은 10%까지 급락했다. 이 후보와 그 가족을 둘러싼 각종 공격에 대응할 특별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곧장 △후보와 일가족을 속속들이 알고 △법률지식이 풍부하며 △정보 수집·분석, 대응전략 개발 및 집행력을 갖춘 10여명이 엄선됐다. 우선 이 후보 핵심 참모진 가운데 지략가인 금종래 정무특보, 이병기 공보특보,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이 발탁됐다. 이들은 정세판단, 정보 분석 및 재가공, 대응논리 개발에 주력한다. 언론관계 조정을 위해 양휘부 공보특보와 이종구 언론특보도 참여했다. 하지만 핵심전력은 이른바 ‘법률지원팀’과 ‘정보지원팀’이다. 네거티브전은 소송 등 각종 법률 공방이 잦고, 얼마나 고급 정보를 수집하느냐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법률지원팀은 서정우 변호사(당 법률고문)와 김정훈 변호사(법률특보)가 주도한다. 적대적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법과 최근 논란이 된 병역은폐 의혹을 차단하는 게 이들의 핵심 임무다. 지난 6월26일 병역은폐 의혹을 보도한 문화방송을 상대로 3억원, <오마이뉴스> <신동아> <일요시사>에게 5억원의 거액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들 작품으로 알려졌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터져나올 적대적 보도를 사전에 차단할 목적으로 강공을 선택한 것이다. 정보수집팀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경찰 총경 출신으로 지난 98년 국정원에서 퇴임한 문아무개 변호사가 팀을 이끈다는 소문이 떠돈다. 당내 정보통으로 알려진 정형근·엄호성 의원도 사안별로 공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타깃은 노무현 후보 이 후보는 네거티브 대응반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대응반이 가동된 뒤 당이 완전히 달라졌다. 빌라파문 때처럼 실기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하면 한인옥 여사까지 조사할 수 있다.” 이 후보 측근은 대응반의 힘과 능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이들의 최종 타깃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다. 이 후보 측근들은 “이미 노 후보와 관련한 4가지 정도의 결정적인 공격거리를 확보했다”며 “노 후보가 DJ와 완전한 차별화에 성공할 때쯤 그 보따리를 풀겠다”고 장담했다. 지난 7월24일 병역은폐 공방 직후 맞대응 카드로 검토된 것도 이 보따리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