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담팀 꾸려 이회창 후보 총공세… 당 결속 효과에 ‘노-창 구도’ 복원 겨냥
민주당은 최근 중앙당에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공격을 위한 실무전담팀을 꾸렸다. 인원은 5명 안팎. 이들의 주요 업무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빌라게이트, 세풍 등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에 대한 공격자료를 모으고 흩어져 있는 각종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 전담 실무기구인 셈이다. 물론 팀원들의 면면이 비공개인 비공식기구다. 민주당이 이 후보에 대한 총공세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를 이 후보 공격을 위한 전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격의 포문은 한화갑 대표가 열었다. 한 대표는 7월19일 대표연설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과 흠결을 덮어둔 채 국민에게 미래의 지도자를 선택하게 할 수 없다”며 이 후보의 5대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쇄신파건 비주류건 이견이 없었다. 최고위원회의에선 수고했다는 격려가 쏟아졌다. 민주당의 대선전략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병역문제·세풍 등 연일 십자포화
이어 7월22일부터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신기남·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 후보 사위의 이름을 거론하며 병역문제와 세풍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이 후보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국회 발언은 면책특권이라는 고성능 방패가 있기 때문에 공격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무기다. 네거티브 전담팀이 모아 분석한 정보들은 대정부 질문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최고위원회의는 아예 이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고강도 공세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젠 한나라당의 공격에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던 이전의 허약한 민주당이 아니다”고 반색했다. 이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일제사격’이 복잡한 당 내부를 결속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 관련 5대 의혹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위원장 정대철 최고위원)를 꾸리고 산하에 △국세청 동원 대선자금 조성의혹사건(위원장 신기남) △안기부 예산횡령사건(〃함승희) △아들들 병역면제 은폐의혹사건(〃천용택) △최규선 20만달러 수수사건(〃윤철상) △빌라게이트(〃조성준) 등 5개의 진상규명소위원회를 뒀다. 천용택 의원은 지난 97년에도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관련의혹에 대한 자료수집을 맡은 바 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이자 정보위원인 천 의원은 정연씨의 1차 신검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와 병무창을 상대로 수십 차례의 자료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천 의원이 16대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이 후보의 병역관련의혹에 대한 자료수집을 맡았으니 질긴 악연인 셈이다.
이른바 ‘이회창 파일’도 민주당이 아껴두고 있는 주요 무기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의 전략 관련부서에서는 지난 몇년 동안 이 후보가 공식적으로 말한 모든 발언록을 완벽하게 데이터베이스화해 파일로 만들어놨다. 이 후보가 특정 사안이나 사건에 대해 무슨 얘기를 어떻게 말했는지를 필요에 따라 즉각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자료가 선거운동과정에서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의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 파일엔 이 후보의 발언록 이외에도 병역문제나 세풍 등에 대한 방대한 기초자료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7년 15대 대선 당시 국민회의도 ‘이회창 자료’라는 제목의 두툼한 파일을 만들어 공세의 자료로 활용했다. 민주당의 ‘이회창 파일’과 비슷한 형태였다.
‘이회창 파일’을 공격 무기로 활용
민주당이 이 후보에 대한 전면 공세에 나선 것은 단기적으로는 8·8재보선을 ‘노무현-이회창 대결구도’로 몰아가면서, 장기적으론 이 후보의 기세를 꺾어 대선까지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이제 새로운 링을 만들어야 한다. 새 링에 오를 선수는 이회창과 노무현 두 사람이다. 원래 민주당 선수는 노무현이었는데, 대통령 아들들의 부패문제가 터지면서 DJ가 링 위로 올려졌다. 민주당은 KO당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의 얘기다. ‘노-창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해선 이 후보에 대한 전면적인 선제공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사진/ 지난 7월19일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5대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정용 기자)

사진/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정장선 의원. (한겨레 이정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