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시민의 자존심을 보여주겠다”

411
등록 : 2002-05-29 00:00 수정 :

크게 작게

인터뷰 l 고양시장에 도전장 낸 시민후보 이치범 후보

사진/ (박승화 기자)
고양시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지원하는 16명 시민후보들. 그 대표자로 고양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치범 후보는 “진정한 주민자치 복원을 위해 시장에 당선되면 시정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권을 갖는 자치권력인 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잘못된 결정이 있으면 시민소환에도 응하겠다”고 말했다.

한 자치단체에 시장을 비롯해 16명의 시민후보가 집중출마하는 이유는.

지방자치 10년 동안 자치단체는 지역유지·개발업자 등 소수가 독점하는 지방권력이 됐다. 고양시민은 교육수준이나 정치의식이 높다. 지방권력을 깨자는 열망이 움트고 있다. 우리는 고양시에서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모범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함께 나섰다.

시민행동은 현 고양시를 ‘고양제후국’으로 규정했는데.


지난 몇년 동안 시민들은 러브호텔, 난개발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은 눈과 귀를 가렸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큰 장벽이었다. 31명의 시의원 가운데 참신한 3명이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저항세력들이 마피아처럼 버텼다.

결국 주민이 참여하는 자치시정을 펼치는 게 핵심과제인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시민후보들이 시장과 시의회에 한꺼번에 많이 진출하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시장이 된다면 시민대표자를 중심으로 시민위원회를 만들겠다. 들러리 서는 관변단체가 아니라 시정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권까지 주겠다. 이 공약만 실천하면 모든 게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공무원 조직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다. 시장 혼자 이들의 저항을 물리칠 수 없다. 나는 시민위원회 힘으로 시민참여와 시정개혁을 이뤄내겠다.

고양시 전역에 널린 러브호텔에 대한 시민 불만은 여전한데.

4년 내내 기존 러브호텔을 고양시에서 퇴출하는 데 힘쓰겠다. 적어도 임기 시작 1년 안에 학교정화구역 안에 있는 퇴폐업종들은 완전히 밀어내겠다.

이미 있어온 것을 어떻게 퇴출하겠다는 것인가.

전임 단체장들의 의지가 부족했을 뿐이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룸살롱 가운데 ‘일산의 자존심’이라는 간판까지 버젓이 내건 곳도 있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시민의 자존심이 뭔지 보여주겠다. 소방법·식품위생법도 철저히 적용하고, 수시로 단속해 스스로 짐을 싸도록 만들겠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