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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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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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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노무현 해부

화려한 명성 쌓은 이는 드물어…학생운동을 경험한 젊고 단촐한 참모진이 주도

오늘의 노무현을 만든 ‘노무현의 사람들’은 젊고 단촐하다. 경선캠프(자치경영연구원) 내부엔 사회적 명성과 화려한 경력을 쌓은 이는 드물다. 대신 학생운동을 경험한 30대 후반의 젊은 참모진들이 핵심실무를 주도했다. 노무현 후보가 30·40대에서 많은 지지를 얻은 데는 이런 요소도 작용했을 법하다.

캠프의 ‘투톱’은 83학번 운동권


사진/ 노무현 캠프의 참모회의. 대부분 30대 후반의 젊은 참모진이다. (이용호 기자)
노무현의 사람들은 △1세대 측근 참모진 △2세대 영입 테크노크라트 참모진 △영남인맥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인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세대 참모진은 1993년 노 후보가 14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함께 일한 사이다. 대부분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지만 인연이 오래된 만큼 이들에 대한 노 후보의 신뢰는 깊다. 그 중에서도 전략과 기획을 맡은 이광재 기획팀장과 살림살이를 총괄한 안희정 행정지원팀장은 캠프의 ‘투톱’을 이루는 핵심참모다. 둘은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학생운동에 투신한 83학번 동갑내기다. 이 팀장은 노 고문이 13대 초선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연을 맺었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친화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팀장은 이철 전 의원과 김덕룡 의원 보좌진으로 일했다. 노 고문의 신임 속에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서갑원 정무특보와 황이수 홍보정책팀장도 1세대 참모진으로 꼽힌다. 노 고문이 선거에서 거푸 떨어지자 참모들도 각기 여야 다른 의원들의 보좌진으로 흩어졌으나 계속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노 고문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남은 참모들이 떠난 참모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은 노 고문이 2000년 자치경영연구원을 설립하자 속속 합류했다. 김만수 공보팀장(현 부천시의원)과 천호선 상황실 부실장도 노 고문과 오래 전에 인연을 맺었다.

이기명 후원회장과 수행비서를 오래한 고성규씨는 특정 그룹으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노 고문의 인간적인 신뢰가 매우 두텁다. 이 후원회장은 <한국방송> 작가실장 시절 노 고문의 강연을 듣고 연을 맺은 뒤 14년째 내리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고씨는 통추시절인 97년 노 고문의 영어 개인교사로 연을 맺은 뒤 수행비서로 변신했다. 약대를 나왔으나 ‘적중토익시리즈’ 등 7권의 토익저서를 쓰기도 했다.

2세대 참모진은 대부분 노 고문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면서 합류했다. 조직과 정책·공보 등의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는 영입파 인사들이다. 캠프 사무총장인 염동연(57)씨는 경선 전반을 실무적으로 총지휘했다. 연청 초대 사무총장과 수자원공사 감사를 지냈다. 그는 영남을 제외한 전국의 조직책임자를 알아서 인선할 정도로 조직에 관한 한 거의 전적인 권한을 행사했다. 유종필(46) 언론특보는 후보의 ‘입’ 구실을 무난히 해냈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일보>와 <한겨레>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비서관과 국민회의 부대변인을 지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일하다가 노 고문과 인연을 맺은 이충렬 정책특보는 노동문제와 국제문제를 보좌하고 있다.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시민사회국장 출신인 윤석규 상황실장은 캠프에서 조직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을 맡았다. 배기찬 정책팀장(세종리더십개발원 소장)은 정책을, 윤태영 홍보팀장은 홍보를, 백원우 사이버팀장은 인터넷 쪽을 책임졌다. 손주석 조직실장은 보증보험 지점장 출신이고, 김관수 조직실장은 정동영 고문과 김홍일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영남인맥도 큰 역할 맡아

영남인맥도 빼놓을 수 없다. 이강철씨는 경선 때 영남지역을 총괄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되는 등 대구·경북지역에서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왔다. 이호철씨는 노 고문이 재야운동에 뛰어든 계기인 부림사건의 주인공이다. 참모들은 이들 두 사람에 대한 노 고문의 신뢰가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부산상고 총동창회장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은 노 고문의 부산지역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부산상고 후배인 홍경태씨와 최도술씨는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중앙후원회 사무총장과 부산지역 실무책임을 맡고 있다. 정윤재(부산 사상을 지구당 위원장)씨와 송인배(부산 양산지구당위원장), 최인호씨 등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3명도 노 고문과 깊은 연을 맺고 있다. 문재인 변호사와 송기인 신부는 부산에서 재야운동을 함께 한 사이다.

노 고문은 통추를 함께 한 정치권 인사 중에서도 김원기 고문과 원혜영 부천시장, 유인태 전 의원 등과 특히 가깝다. 천정배 의원은 통추 출신은 아니지만 법무법인 ‘해마루’에서부터 노 고문과 함께 일했고, 노 고문을 대신해 참모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임종석 의원도 최근 합류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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