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또 터졌다. 새누리당 안에 이른바 ‘친박근혜’ 국회의원들이 독자 노선을 펼치던 김무성 대표를 견제해왔는데, 친박의 본가 격인 청와대가 추석 이후 김 대표에 대한 공격에 직접 나선 것이다. 청와대가 칼을 빼들면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낙마를 지켜본 국민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김 대표와 청와대가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불안한 휴전’이다.
청와대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런 공격적 대응에 나선 것은 ‘9월28일 김무성-문재인 회동’ 때문이었다. 이 회동에서 두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안심번호 도입을 통한 국민공천제’를 시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시민이 당의 지역구 후보를 직접 뽑도록 하되, 이동통신사가 이들 시민에게 가상으로 부여한 휴대전화 번호(안심번호)를 이용해 전화를 걸어 조사하는 방식이다. 진짜 전화번호로 걸게 될 경우 그 시민의 신원을 사전에 알아내 여론조사 조작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친박계, 비주류의 견제
두 대표의 합의에 대해 청와대와 친박계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진보정당(정의당)은 이번 합의가 비례대표 의석 확대 등 더 본질적인 정치개혁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합의는 내년 총선까지 당 안팎의 강한 견제를 받게 될 공동 운명에 놓여 있는 두 대표의 정치적 합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정치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두 대표의 회동을 이끈 요인이었다는 말이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정치권에선 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견제를, 문 대표는 당내 비주류의 견제를 각각 무마하기 위한 계산이 이면에 깔려 있다는 시각이 있다. 김 대표는 친박계와 가까운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막는 포석으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당의 비주류의 반발에도 최근 당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된 공천혁신안에 이미 포함돼 있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추진함으로써 당 안정화와 혁신을 서두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재 두 사람은 여권과 야권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의 위치를 여전히 점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까지 당 내부의 견제를 버텨내지 못하면 ‘그 이후’를 기약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지난 9월 마지막 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야 대선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권에서는 김무성 대표(22%),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표(20%)가 1위를 차지했다. 사위가 마약을 투여하는 악재가 겹친 김 대표와 최근 당의 분란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문 대표 모두 아직까지는 여야 대선 주자의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월 한국갤럽이 ‘차기 지도자 선호 이유’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대표에 대해선 ‘듬직함·무게감’(24%), ‘리더십’(9%), ‘안정적·일관성’(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문 대표에 대해선 ‘서민적·서민정책’(15%), ‘다른 사람보다 낫다(덜 나쁘다)’(12%), ‘능력 있음·일 처리 잘함’(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 기준으로 작용한 ‘안정감’과 ‘서민성’이라는 후보 덕목이 두 사람의 장점으로 비쳤다는 것이다. 이회창·이인제·고건·안철수… 하지만 이 시점의 1등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선을 2년 앞둔 이맘때, 수위를 달리던 대선 주자급 정치인이 결국 본선에서 낙마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이인제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경합이 치열했지만, 본선에 오른 이회창 후보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2007년 대선에선 고건 후보가 한동안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며 본선행 직행버스를 타는 듯했지만 본선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대선을 2년 앞두고 실시한 언론사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를 앞섰으나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두 가지 때문이다. 먼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당 안팎의 견제를 버텨낼 수 있어야 하고, 후보 스스로 새롭고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유지해야 대선이란 본선에서 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대표(김무성·문재인)가 2017년 대선까지 바라본다면, 총선을 앞둔 지금은 견제를 버텨내야 하는 시기다. 이 국면을 통과해 내년 총선 결과가 좋다면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능력조차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낙마할 수 있다. 더구나 두 사람은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지휘하는 양 당의 총사령관이다. 국회의원의 정치적 목숨 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에 대한 견제는 총선을 향하면서 더 강렬해질 것이다. 특히 탈당과 신당 창당의 압박까지 받는 문 대표의 머릿속이 상당히 복잡할 것이다. 두 사람의 ‘9·28 합의’는 바로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나왔던 것이다. 내년 총선까지 두 대표를 향해 펼쳐질 당 안팎의 견제 상황을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당의 권력을 쥔 이를 향한 견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견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견제가 상호 균형을 맞출 때 정치적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견제는 각 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길 원할 것이다.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우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김무성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수용한 것이나,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발언한 것이 눈엣가시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여권의 지지층을 설득할 만한 다른 대안(인물)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대표에 대한 이른바 ‘불신임’을 강행한다면 여당 내부가 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전체 여론을 놓고 보면 김 대표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권 지지층에선 김 대표의 지지도를 뛰어넘는 인물이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천이 밥그릇 싸움으로 흐르면 ‘삼재’ [%%IMAGE2%%] 특히 박 대통령이 친박계 인물을 당의 새로운 얼굴로 내세우고 공천과 총선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대통령이 당의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후진적 정치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게 된다. 지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대까지 다시 올랐지만 총선으로 향하는 국면에서 정당정치에 적극 관여하면 반감을 가진 여론이 다시 지지도 하락을 견인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당 혁신안 통과와 당대표 재신임 투표 문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더 큰 ‘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과 일부 의원의 후속 탈당 가능성이다. 신당은 야권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희망적 기대를 보여주는 세력이 되지 못하면 야권 분열의 멍에를 질 수 있다. 문 대표와 신당 세력, 당의 분열을 조정하겠다는 자칭 ‘통합 중도파 세력’(김부겸·박영선·송영길) 등이 야권의 혁신과 야권 내부의 불신 장벽을 허무는 기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서로 대안 없이 분열과 갈등을 일삼는 야당의 모습이 또 부각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야 모두 당대표에 대한 견제가 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차기 공천을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흐를 경우 ‘삼재’(三災)라는 악재에 빠질 수 있다. 2016년 총선은 각 당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3개 선거의 시작이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가 연달아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단추를 내년에 끼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정당은 이후 선거에서도 고전하는 삼재가 낄 가능성이 높다. 국민 정서에 위배되는 견제, 합법적이지 않은 견제, 대안이 없는 견제는 이러한 삼재를 불러올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철 지난 영화이지만 한때 관심을 끌었던 영화 제목 가운데 하나가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이다. 2016년 총선 준비 과정에서 보여주는 각 정당의 정치적 행위가 3년 내내 두고두고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추석 회동을 성사시킨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들에게 가해질 여러 견제를 극복하기 위해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남의 칼을 빌려 상대를 제압하는 계략)를 구사했다. 상대 적장과의 ‘9·28 합의’를 통해 당 내부의 견제 세력들을 ‘재견제’하는 수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들은 ‘국민공천단, 국민여론’이라는 칼을 들고 자신들을 견제(새누리당의 친박계, 새정치연합 비주류)하려는 이들에게 응수했다. 하지만 내년 공천에서 살아남으려는 새누리당 친박계의 대응은 앞으로 더 견고해질 것이며, 새정치연합에서도 야권의 분열을 막지 못하는 문 대표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다. 두 대표의 ‘차도살인지계’ 김 대표는 앞으로 공천 룰을 정하기 위해 당 내부에 꾸릴 ‘특별기구’에서 계파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 대표는 총선 이전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신당 세력 등을 포함해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당 안팎의 다양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 ‘9·28 회동’에서 공동 연대를 취한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분명한 것은 당 내부의 과도한 견제를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이 결국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점이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문재인 대표가 지난 9월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료를 보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지난 9월 한국갤럽이 ‘차기 지도자 선호 이유’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 대표에 대해선 ‘듬직함·무게감’(24%), ‘리더십’(9%), ‘안정적·일관성’(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문 대표에 대해선 ‘서민적·서민정책’(15%), ‘다른 사람보다 낫다(덜 나쁘다)’(12%), ‘능력 있음·일 처리 잘함’(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 기준으로 작용한 ‘안정감’과 ‘서민성’이라는 후보 덕목이 두 사람의 장점으로 비쳤다는 것이다. 이회창·이인제·고건·안철수… 하지만 이 시점의 1등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선을 2년 앞둔 이맘때, 수위를 달리던 대선 주자급 정치인이 결국 본선에서 낙마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이인제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경합이 치열했지만, 본선에 오른 이회창 후보는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2007년 대선에선 고건 후보가 한동안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며 본선행 직행버스를 타는 듯했지만 본선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대선을 2년 앞두고 실시한 언론사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를 앞섰으나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두 가지 때문이다. 먼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당 안팎의 견제를 버텨낼 수 있어야 하고, 후보 스스로 새롭고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유지해야 대선이란 본선에서 승부를 겨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대표(김무성·문재인)가 2017년 대선까지 바라본다면, 총선을 앞둔 지금은 견제를 버텨내야 하는 시기다. 이 국면을 통과해 내년 총선 결과가 좋다면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능력조차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낙마할 수 있다. 더구나 두 사람은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지휘하는 양 당의 총사령관이다. 국회의원의 정치적 목숨 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에 대한 견제는 총선을 향하면서 더 강렬해질 것이다. 특히 탈당과 신당 창당의 압박까지 받는 문 대표의 머릿속이 상당히 복잡할 것이다. 두 사람의 ‘9·28 합의’는 바로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나왔던 것이다. 내년 총선까지 두 대표를 향해 펼쳐질 당 안팎의 견제 상황을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당의 권력을 쥔 이를 향한 견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견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견제가 상호 균형을 맞출 때 정치적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견제는 각 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길 원할 것이다.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우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김무성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수용한 것이나,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발언한 것이 눈엣가시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여권의 지지층을 설득할 만한 다른 대안(인물)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대표에 대한 이른바 ‘불신임’을 강행한다면 여당 내부가 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전체 여론을 놓고 보면 김 대표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권 지지층에선 김 대표의 지지도를 뛰어넘는 인물이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천이 밥그릇 싸움으로 흐르면 ‘삼재’ [%%IMAGE2%%] 특히 박 대통령이 친박계 인물을 당의 새로운 얼굴로 내세우고 공천과 총선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대통령이 당의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후진적 정치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게 된다. 지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대까지 다시 올랐지만 총선으로 향하는 국면에서 정당정치에 적극 관여하면 반감을 가진 여론이 다시 지지도 하락을 견인할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당 혁신안 통과와 당대표 재신임 투표 문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더 큰 ‘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과 일부 의원의 후속 탈당 가능성이다. 신당은 야권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희망적 기대를 보여주는 세력이 되지 못하면 야권 분열의 멍에를 질 수 있다. 문 대표와 신당 세력, 당의 분열을 조정하겠다는 자칭 ‘통합 중도파 세력’(김부겸·박영선·송영길) 등이 야권의 혁신과 야권 내부의 불신 장벽을 허무는 기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서로 대안 없이 분열과 갈등을 일삼는 야당의 모습이 또 부각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야 모두 당대표에 대한 견제가 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차기 공천을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흐를 경우 ‘삼재’(三災)라는 악재에 빠질 수 있다. 2016년 총선은 각 당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3개 선거의 시작이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가 연달아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단추를 내년에 끼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정당은 이후 선거에서도 고전하는 삼재가 낄 가능성이 높다. 국민 정서에 위배되는 견제, 합법적이지 않은 견제, 대안이 없는 견제는 이러한 삼재를 불러올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철 지난 영화이지만 한때 관심을 끌었던 영화 제목 가운데 하나가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이다. 2016년 총선 준비 과정에서 보여주는 각 정당의 정치적 행위가 3년 내내 두고두고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추석 회동을 성사시킨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들에게 가해질 여러 견제를 극복하기 위해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남의 칼을 빌려 상대를 제압하는 계략)를 구사했다. 상대 적장과의 ‘9·28 합의’를 통해 당 내부의 견제 세력들을 ‘재견제’하는 수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들은 ‘국민공천단, 국민여론’이라는 칼을 들고 자신들을 견제(새누리당의 친박계, 새정치연합 비주류)하려는 이들에게 응수했다. 하지만 내년 공천에서 살아남으려는 새누리당 친박계의 대응은 앞으로 더 견고해질 것이며, 새정치연합에서도 야권의 분열을 막지 못하는 문 대표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다. 두 대표의 ‘차도살인지계’ 김 대표는 앞으로 공천 룰을 정하기 위해 당 내부에 꾸릴 ‘특별기구’에서 계파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 대표는 총선 이전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신당 세력 등을 포함해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당 안팎의 다양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 ‘9·28 회동’에서 공동 연대를 취한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분명한 것은 당 내부의 과도한 견제를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이 결국 총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점이다.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