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8월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기자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말인가 그가 외치고 있는 ‘보수혁신’도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이 없다. 당내에서는 그의 혁신 방향이 무엇인지 속시원하게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김 대표 본인도 혁신 방안을 앞으로의 과제로 돌리고 있다. 그는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수혁신은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당직자) 인사 문제 때문에 묶여 있어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보수혁신 비전은 인사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아무리 임기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당대표 출마를 준비해온 것치고는 지나치게 ‘내용’이 없다. 그가 태생적으로 ‘혁신’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뒤 내리 5선에 성공했지만 그동안 그가 당내에서 개혁적인 모습을 보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보수의 아이콘’을 자청하며 ‘수구’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다. 2012년 대선에서는 국가 기밀문서인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읊어내려가며 종북좌파의 집권은 절대 안 된다고 부르짖었다. 2013년에는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을 이끌면서 친일·왜곡·부실 논란을 빚은 뉴라이트 성향의 교학사 교과서를 두둔하는 ‘극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 강의에서 “법질서를 어기는 시위대는 국가 전복 세력이다. 이를 제압하지 못하는 공권력은 국민을 배신하는 무능한 공권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장 ‘세월호 특별법’이나 비리에 연루된 당내 인사들에 대한 김 대표의 태도만 봐도 그의 ‘의지 부족’이 잘 드러난다. 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애초 특별검사의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결국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은·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두 의원이 조사를 기피하고 검찰 출두를 피하려고 하는 듯한 보도를 보고 직접 만나고 대화를 했다. 그 결과 두 의원 모두 그동안 검찰 조사에 충실히 응해왔고 본인들에 대한 직접 조사도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리 의혹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겉으로는 ‘보수혁신’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하고, ‘수평적 당·청 관계’를 외치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김무성호’가 당분간 별 탈 없이 순항할 것이라는 데 대해선 거의 이견이 없다. 이는 7·30 재보선 패배 이후 풍전등화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야당에 대한 반대급부 성격이 짙다. 김종배씨는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새누리당이 저렇게 뻗대는데도 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당혹스럽다. 여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헌납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야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중도층이 다시 새정치연합 쪽으로 돌아갈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도 “절대적 기준을 들이대면 미흡할 테지만 새정치연합보다는 프로그램이 조금 더 다양하게 나오면서 비교우위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불신사회의 ‘스트롱맨’ 김 대표 특유의 강한 리더십과 정치력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철도 파업 사태에서 김 대표가 보여준 중재의 리더십을 보면 정치적 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를 땐 지르고 엎드릴 땐 엎드리는 스타일이다. 일단 여당 장악에는 성공할 것이다. 윤 일병 사태에서 한민구 장관에게 호통친 것 등 행동 하나하나가 다 대중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다.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유병언 회장의 시신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60~70%나 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불신사회, 괴담사회가 된 것 같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강력한 권위를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 김 대표는 전형적인 ‘스트롱맨’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런 강한 이미지가 최근 민심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새누리당 안에서 상위 대선주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