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대신 정권교체 깃발… 한나라당 품에 안긴 김용환·강창희 의원의 속내
두 의원은 널리 알려진 내각제 소신론자였다. 김용환 의원이 JP와 결별하고 자민련을 탈당한 것도 내각제 때문이었다. JP가 “나의 복심(속마음)”이라고까지 일컬었던 김 의원은 99년 12월 JP가 연내 내각제 개헌 포기 의사를 밝히자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희망의 국민신당을 창당해 독자노선을 걸었다. 당시 김 의원이 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작성된, 내각제 합의 내용이 포함된 DJP 후보단일화 합의문을 몸에 지니고 다녔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결별과 합류의 질긴 인연 끊다
강창희 의원도 99년 7월 김용환 의원과 함께 JP를 찾아가 “연내 내각제가 안 될 경우 DJP 공조를 파기할 것”을 요구하며 JP에 반기를 들었다. 강 의원은 총선을 전후해서도 DJP 공조 파기를 줄곧 주장해왔으며 지난 1월 DJP 공조 복원에 따라 의원꿔주기가 일어나자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는 바람에 자민련에서 제명당했다.
그러나 이들은 내각제를 접었다. 현 정치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을 명분으로, 10월19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내각제를 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99년 내각제 무산으로, 내각제로 갈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당분간 없어졌다. 이제 정치권이 이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면 이건 정략적 야합의 수단으로 퇴색될 우려가 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제1야당의 힘을 모아서 내각제라는 대국민약속을 헌신짝같이 버린 정권에 대해 정권연장 기도가 불가능하도록 하겠다.”(김용환 의원) 자민련은 JP와 두 의원의 재결합을 희망해왔다. 특히 DJP 공조 붕괴 이후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들과 접촉하며 자민련 복귀의사를 타진해왔다. 사실 김용환 의원의 경우 JP가 92년 대선 후보경선에서 내각제 밀약을 깬 YS를 지지하고 나서자 JP와 결별했으나 95년 JP의 자민련 창당 당시 창당멤버로 다시 합류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들이 4월7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골프모임을 가진 이후 한나라당쪽 관계자들과 자주 만나 입당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희 의원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올 초 김용환 의원과는 행동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이 총재와는 4월 골프를 같이 친 뒤 몇 차례 더 만났다. 하순봉 한나라당 의원 등과도 만나 한나라당 입당 문제를 논의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의원의 입당 시점이 최근의 JP-YS 신당 추진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DJ, 비이회창’ 추진 움직임에 대항해 이회창 총재에 힘을 실어줄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이들은 19일 공식기자회견에서 “애초 정기국회 초 거취를 분명히 할까 했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우리의 행동을 현실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정부질문이 끝난 10월16일께 하기로 했다가 18일 강창희 의원 후원회 끝내고 한 것이다”며 JP-YS의 회동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강창희 의원은 회견 뒤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저쪽(한나라당)에서 도움될 때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숟가락만 들고갈 게 아니라 삽을 들고 가서 땅도 골라주고 해야 나도 한나라당에 들어가서 할 얘기가 있는 것 아니냐”며 JP-YS 연대 움직임을 의식했음을 내비쳤다. 정치권 지각변동의 신호? 자민련은 두 의원의 입당에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JP는 “당을 떠난 사람들인데 흥미없다”고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 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김학원 총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뭔가 이루지 못하면 당이 어려울 수 있다”(정우택 의원)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당 주변에서는 추가 탈당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등 크게 동요하는 빛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입당이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재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에 몰린 JP가 당내 동요를 막기 위해서 YS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등 본격 대응전략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두 의원의 행보가 새 판짜기의 단초가 될까. 어쨌든 정국은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사진/ 김용환(왼쪽)·강창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기자회견. 정치권에서는 두 의원의 입당 시점이 JP-YS 신당 추진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용호 기자)
그러나 이들은 내각제를 접었다. 현 정치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을 명분으로, 10월19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내각제를 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99년 내각제 무산으로, 내각제로 갈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당분간 없어졌다. 이제 정치권이 이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면 이건 정략적 야합의 수단으로 퇴색될 우려가 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제1야당의 힘을 모아서 내각제라는 대국민약속을 헌신짝같이 버린 정권에 대해 정권연장 기도가 불가능하도록 하겠다.”(김용환 의원) 자민련은 JP와 두 의원의 재결합을 희망해왔다. 특히 DJP 공조 붕괴 이후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들과 접촉하며 자민련 복귀의사를 타진해왔다. 사실 김용환 의원의 경우 JP가 92년 대선 후보경선에서 내각제 밀약을 깬 YS를 지지하고 나서자 JP와 결별했으나 95년 JP의 자민련 창당 당시 창당멤버로 다시 합류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들이 4월7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골프모임을 가진 이후 한나라당쪽 관계자들과 자주 만나 입당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희 의원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올 초 김용환 의원과는 행동을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이 총재와는 4월 골프를 같이 친 뒤 몇 차례 더 만났다. 하순봉 한나라당 의원 등과도 만나 한나라당 입당 문제를 논의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의원의 입당 시점이 최근의 JP-YS 신당 추진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DJ, 비이회창’ 추진 움직임에 대항해 이회창 총재에 힘을 실어줄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이들은 19일 공식기자회견에서 “애초 정기국회 초 거취를 분명히 할까 했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우리의 행동을 현실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정부질문이 끝난 10월16일께 하기로 했다가 18일 강창희 의원 후원회 끝내고 한 것이다”며 JP-YS의 회동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강창희 의원은 회견 뒤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저쪽(한나라당)에서 도움될 때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숟가락만 들고갈 게 아니라 삽을 들고 가서 땅도 골라주고 해야 나도 한나라당에 들어가서 할 얘기가 있는 것 아니냐”며 JP-YS 연대 움직임을 의식했음을 내비쳤다. 정치권 지각변동의 신호? 자민련은 두 의원의 입당에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JP는 “당을 떠난 사람들인데 흥미없다”고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 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김학원 총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뭔가 이루지 못하면 당이 어려울 수 있다”(정우택 의원)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당 주변에서는 추가 탈당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등 크게 동요하는 빛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입당이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재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에 몰린 JP가 당내 동요를 막기 위해서 YS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등 본격 대응전략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두 의원의 행보가 새 판짜기의 단초가 될까. 어쨌든 정국은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