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에 치러질 예정인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훨씬 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면 차기 공천권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다급한 친박계는 노골적인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친박 지도부는 지난 2월 말 서울 일부 지역 조직위원장에 친박계로 알려진 인물을 무리하게 임명해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울 동작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손영훈 미래 CTI 대표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손 대표 뒤에는 서청원 의원이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당시 비박계인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은 “특정 당 권력인의 사적 연유로 임명한다면 천막당사 이전의 밀실 공천, 돈 공천, 줄세우기 공천의 구태정치와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반발했다. 이에 지도부는 손 대표의 조직위원장 임명을 철회했다. 다급한 친박계 ‘세불리기’에 나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도 서청원 의원에게 유리하게 정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5월15일에 끝난다. 그러나 지도부는 6·4 지방선거를 명분으로 7월 중순 이후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이를 두고 비박계에서는 “서 의원이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갈등이 불거질 당시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은 “8월쯤 당권을 잡은 사람이 잘 버텨서 2016년 공천까지 하겠다는 소리 말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결국 비박계의 ‘조기 전당대회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계파 간의 다툼은 점점 도를 넘고 있는 모양새다. 양쪽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소문들이 당내에서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IMAGE2%%]당 일각에서는 “서 의원이 당대표가 아닌 국회의장으로 돌아섰다”는 말도 나돈다. 의원과 당원들의 다수가 이미 김 의원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서 의원은 애초 당대표를 하려던 계획을 접고 명예직인 국회의장을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것이다. 대신 당대표가 될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경환 원내대표를 최고위원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 소문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쪽에서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서 의원 쪽 관계자는 “지금 판세는 절대적으로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당 지도체제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도다. 당원들은 대통령을 흔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그런 소문이 도는 것 자체가 상대 쪽 상황이 쉽지 않음을 거꾸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서 의원이 건강이 나쁘다거나 직접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난청이라서 그렇다는 소문 등 별별 흑색선전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화 목소리 낼 초선은 침묵 제 살 뜯어먹기식의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당내 정화작용을 담당해야 할 초·재선 의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젊은 소장파든 초선이든 당내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이 없다”고 지적했다. 당내 초·재선을 중심으로 ‘민본21’ 등 모임을 꾸려 활발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왔던 18대 국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무기력함이 깃든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쓴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초선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을 줘서 들어온 사람들 아니냐”고 말했다. 권력에 저항할 수 없는 ‘박근혜 키즈’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는 당시 공천을 주도했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한계로도 지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9대 비례 의원들은 특히 정치적으로 유능하지 않고 조용조용한 사람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차기 공천에만 목매는 초선 의원들의 모습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크게 한자리는 못해도 줄 잘 서 있으면 공천은 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의원들은 언제나 여론이 강한 쪽에 붙어 있게 돼 있다. 아마 상당수의 초선 의원들은 지금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지 헷갈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한겨레21> 1008호 주요 기사 • [표지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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