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웃을까. 윗줄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몽준·김황식·이혜훈(이상 새누리당)·박원순(통합신당). 아랫줄은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새누리당)·원혜영·김진표·김상곤(이상 통합신당).
서울에서는 거꾸로 새누리당 경선이 ‘빅매치’다.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 자리를 놓고 겨룰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듯하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는 물론, 박 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박빙 혼전을 벌이고 있다는 조사가 여럿 나왔다. 정 의원은 3월2일 출마 선언 뒤 연일 박 시장 쪽과 서울시정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이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보류하고 텃밭을 만든 것은 실망스럽다”고 공격하면, 박 시장 쪽에서 “막대한 재정 확보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보류한 것이니 제발 서울시에 대해 공부 좀 하고 말하라”고 반박하는 식이다. 반면 김 전 총리는 지난 2월11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선거판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진 모양새다. 김 전 총리는 3월14일 귀국해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실기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게 나온다.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박심 논란’의 당사자인 김 전 총리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경우 파괴력이 나타날 거라는 얘기도 있다. 박 시장이 통합신당의 최대 수혜자라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박 시장 입장에선 자고 일어났더니 ‘세팅’이 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이라는 부담도 털어냈다. 그러나 양자 대결에서 지지율이 더 오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도 “박 시장의 지지율은 이미 만조 상태다. 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고, 빠지는 일은 있을 수 있다. 새누리당 후보는 누가 되든 지지율이 오를 일만 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야권 경선’이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 후보로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 전 장관 쪽 관계자는 “3월17~18일께 출마 선언에서 무소속 후보로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신당이 부산에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 ‘안철수 당’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도로 민주당’이라는 새누리당의 공세가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이 단결해도 승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2010년 경남도지사 선거의 ‘김두관 모델’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신당 후보와 오 전 장관의 ‘야권 경선’을 통해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가 나서는 그림이다. 7월 재보선 판 커져도 부담 광역단체장 선거는 모두 17곳(수도권 3, 영남 5, 호남 3, 충청 4, 강원 1, 제주 1)에서 치러진다.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그동안 선거판에서 야권은 항상 주도권을 잃고 끌려다녔다. 통합신당 창당으로 처음 우리가 판을 바꾸었다. 그러나 통합으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건 지나친 낙관론이다”라고 말했다. 야권은 3월 안에 신당 창당을 마무리하고, 현역 단체장 등의 ‘인물 경쟁력’과 안철수·문재인·손학규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전국 지원 유세를 경쟁 무기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커졌다. 원희룡 전 의원(제주),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인천) 등 차출된 후보들을 여론조사 100% 경선 등으로 사실상 전략공천하려는 구상이 흘러나오면서 다른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7월 재·보궐 선거판이 커진다는 것도 부담이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