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소장파의 몫을 찾겠다”

323
등록 : 2000-08-23 00:00 수정 :

크게 작게

청년세력 대표주자로 나선 김민석 의원… 최고위원회의는 세대별 분포 고려해야

청년개혁 세력의 대표주자를 자임하며 37살의 젊은 나이에 집권 민주당의 최고위원 경선에 공식 출마한 김민석 의원. 그는 소장파들에게 쏟아지는 중진들의 비판에 맞서 당의 중요이념을 구현하는 최고위원 회의는 당의 세대별 분포를 반영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최고위원 출마선언 때 출마여부를 놓고 개인적으로 고민했었다고 말 했는데.

=시간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성장해도 문제가 없는데 벌써부터 한데 나가 찬바람을 맞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러나 김민석 개인이 아닌 당내 청년세력의 대표가 지도부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결심했다. 내 결정은 당내 30∼40대 위원장들과 집단적 토론을 한 결과이다.

-기존 당 운영의 문제는 뭐라고 진단하나.


=젊은 사람이 다하겠다는 게 아니라 12명의 최고위원 중 소장파가 한두명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하겠다. 개혁적이며 강력한 리더십이 들어서고 낡은 계파정치의 유산을 청산하며 지식정당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새로운 목소리가 필요하다. 유권자의 60%가 20∼30대인 상황에서 지도부에 젊은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최고위원에 당선되면 무슨일을 하겠는가.

=청년을 전국적으로 조직하겠다. 특히 영남과 강원 등 민주당의 취약지역에 집중하려 한다.

-연청과 별개로 새로운 청년조직을 만든다는 뜻인가.

=아니다. 젊은 위원장들을 네트워크화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침으로써 당이 젊은 사람 위주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겠다는 것이다.

-꼭 최고위원이 돼야 노·장·청 조화가 이루어지는가. 다른 당직을 통해서는 안 되는가.

=당의 중요 이념을 구현하는 최고위원 회의에 노·장·청을 조화하지 않는다면 어디에 조화한단 말인가. 대의기구인 최고위원 회의는 당의 지역별, 세대별, 성별 분포를 반영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젊다는 이미지만 내세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젊은이다운 용기를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재야운동을 하다 정치권에 들어가던 87년이나 DJ가 정계복귀하던 95년 등 여러 차례 고비에 과감히 현실정치를 선택하고 국민회의에 합류했다. (DJ의 리더십 등) 당시 상황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주변에서 비판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선택하는 게 용기다. 선배들이 부담스러워 할 최고위원 도전을 선택한 것도 용기라면 용기다.

-민주당이 비공식적 통로로 운영되는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당을 오래 한 분들이 친소관계 중심으로 당무를 논의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들끼리 다 알아서 하는 것 아니냐”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총력체제를 만들어야 당이 강해진다.

-권노갑 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와 관련된 이야기인가.

=다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날치기해 비판을 받았다.

=유감스럽지만 운영위원회 상정까지는 불가피했다. 나는 의안을 상정은 하되 강행의결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단독국회에 항의해 항명 출국한 세명 의원의 징계를 민주당이 검토한다는데.

=본인들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등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다만 그 시점에서 다른 여당의원들이 단순하게 단독강행만을 위해 대기하던 것은 아니었는데도 “동원부대이길 거부한다”는 식의 단순논리를 펴는 것은 성급했다.

-박정희기념관 국고지원 반대운동에 동참할 생각은.

=입법가인 의원으로서 어떤 형태로 행동해야 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나 의견은 분명하다.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다루는 기록 또는 자료관은 국고를 들여서라도 지어야 한다. 공적을 기리는 기념관이라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향리에 짓는 게 합리적이다. 특정인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기념관에 국고를 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김 의원 자신이 권노갑 고문에 기대어 정치적으로 성장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권 고문을 비롯해 다른 원로들과도 다 사이가 좋다. 그러나 계파성격의 친소관계는 아니다. 지난해 ‘젊은 한국’에 그를 고문으로 모신 것도 당내 여러 사람에게 계획을 알렸더니 권 고문이 “고문으로서 돕겠다”고 해 마다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뒤 민주당 창당과정도 권 고문과 함께 일한 게 아니었다.

-당이 노장 중심으로 운영되어 답답함을 느끼나.

=그렇다. 일에는 감이 중요한데 감각이 다르다고 느낄 때가 많다. 전당대회는 당심을 민심에 일치시키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박창식 기자cspcsp@hanimail.com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