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기획위 보고서에 나타난 대선전략… 이인제 주목하고 세대교체론 경계
2002년 대선을 향해 숨가쁘게 뛰고 있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내년 대선에서 자신을 위협할 여권의 대응논리를 과연 무엇으로 상정하고 있을까. 또 가장 유력한 여권주자는 누구로 보며 그를 과연 어떻게 꺾을 수 있을까.
한나라당 기획위원회(위원장 권오을 의원)가 최근 작성한 <지금까지 제기된 여권 대선논리 검토>와 <96년 상황분석과 향후 대책>이라는 2개의 보고서에는 한나라당의 이런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량급 주자들로 분열 가능성 높아”
두 보고서에는 이 총재가 세대교체론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선논리 검토>는 △세대교체론 △영남권후보론 △3지역연대론·영남포위론 △제3후보론·외부수혈론 △개헌론 △합당론·정계개편론 △자민련의 내각제 개헌론 및 JP 대망론 등 여권이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논리를 두루 살피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간명하다. “15대 대선 때와 달리 여권은 주자군의 비중이 경량급인데다 분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세대교체 대세론 유지뿐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며 “여권주자들이 가능성을 두고 집착하는 것은 세대교체론으로 이미지 차별화 대결을 집중 시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97년 대선 당시 ‘정계복귀’에 대한 비판론과 ‘세대교체론’, ‘색깔론’등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이 총재를 꺾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전략을 집중 분석한 <상황분석과 향후 대책>도 김 대통령이 어떻게 세대교체론을 극복했는지 집중적으로 따라 배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선논리 검토>는 특히 민주당 내 3대 유력주자인 노무현 상임고문, 이인제·김근태 최고위원이 모두 세대교체론을 기본 뼈대로 각자의 특장을 살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찾고 있다. 이 총재쪽은 일단 3명의 대권주자 가운데 이인제 최고위원을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상정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산업화세대 지도자론’과 ‘통일·정보화 혁명 등 범국민적 이슈 선점’ 전략으로 이 총재를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이 이 총재보다 연하인 나이와 선동적인 연설능력을 앞세워 “HC(이회창 총재)와 차별화 명목으로 ‘전후세대 대통령론’을 주장하고, HC를 ‘가부장적 사고를 가진 지도자’로 몰면서 40∼50대를 아우르기 위해 자신은 산업화 세대지도자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대응논리를 제시했다. 이 총재 전략은 역량론과 총체적 리더십론을 내세우며 국민들 사이에 안정론을 심는 것으로 집약된다. ‘국정운영 경험’과 ‘견제의 정치’를 모두 체험한 이 총재가 총체적 리더십이 가능한 역량을 가진 인물상임을 부각시키는 한편 반대세력에 대한 포용으로 보복 우려를 불식시키자는 게 그 핵심내용이다. 이 총재가 지난 7월27일 광주 시국보고대회에서 “정치보복 종식”을 다짐하고 “대북 포용정책 계승”을 공식 선언한 것도 이런 분석에 따른 포석이다. 이 총재쪽은 또 지난 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독자출마한 이 최고의 행태를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이를 집중 공략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노무현 상임고문이나 김근태 최고위원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노 고문의 경우 “권력은 수평적 분산하는 게 바람직하고,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김근태·한화갑 최고위원 등과 이른바 ‘3자 연대’를 통해 기회를 엿보겠지만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노 고문의 기반이 이 총재와 겹치는 영남인 만큼 연대 대상인 한화갑 의원이 강조하는 ‘숙명론’, ‘씨받이론’ 등을 계속 환기시켜 “결국 노무현도 DJ정권의 연장”이라는 ‘DJ의 수렴청정론’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노무현·김근태 평가 인색 “파괴력 없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노 고문의 경쟁력을 낮게 평가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노 고문은 영남 출신이지만 마이너리티다. 비토세력이 존재한다. 또 탈DJ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호남표를 동시에 업고 가지 않으면 당선되기 어렵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DJ를 밟고 일어서지 않는 한 영남에서는 그저 ‘DJ 대리 마담’ 정도로 볼 것이다. 영남에서 표를 얻자고 DJ를 밟으면 호남표는 떨어진다. 더욱이 그는 최근 거대언론과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대선에서 이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97년 대선 때 500만표를 얻은 기본 지지율과 충청이라는 안정적 기반, 선동적 연설과 대중동원 능력을 갖춘 이 최고위원이 유력한 경쟁자라는 주장이다. 이 총재쪽은 “아직 이 최고에게 여권후보 결정전이 남았고 충청권에서 JP와의 교통정리도 과제지만, 그가 경쟁력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근태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아예 “타 후보에 대한 연대 지원으로 진보적 지식인과 학생·노동자 등의 표 붙여주기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후보가능성 자체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만제 정책위의장이 노 고문과 김 최고위원에 대해 “두 사람은 파괴력이 없다. 만일 두 사람 중 한명이 후보가 되면 우리 당으로서는 대선을 치르기가 편해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당 안팎의 이런 분석과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사진/ 이회창에 맞설 여권주자는 없는가? 한나라당은 여권의 대선논리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이종근 기자)
두 보고서에는 이 총재가 세대교체론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선논리 검토>는 △세대교체론 △영남권후보론 △3지역연대론·영남포위론 △제3후보론·외부수혈론 △개헌론 △합당론·정계개편론 △자민련의 내각제 개헌론 및 JP 대망론 등 여권이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논리를 두루 살피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간명하다. “15대 대선 때와 달리 여권은 주자군의 비중이 경량급인데다 분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세대교체 대세론 유지뿐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며 “여권주자들이 가능성을 두고 집착하는 것은 세대교체론으로 이미지 차별화 대결을 집중 시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97년 대선 당시 ‘정계복귀’에 대한 비판론과 ‘세대교체론’, ‘색깔론’등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이 총재를 꺾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전략을 집중 분석한 <상황분석과 향후 대책>도 김 대통령이 어떻게 세대교체론을 극복했는지 집중적으로 따라 배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선논리 검토>는 특히 민주당 내 3대 유력주자인 노무현 상임고문, 이인제·김근태 최고위원이 모두 세대교체론을 기본 뼈대로 각자의 특장을 살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찾고 있다. 이 총재쪽은 일단 3명의 대권주자 가운데 이인제 최고위원을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상정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산업화세대 지도자론’과 ‘통일·정보화 혁명 등 범국민적 이슈 선점’ 전략으로 이 총재를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이 이 총재보다 연하인 나이와 선동적인 연설능력을 앞세워 “HC(이회창 총재)와 차별화 명목으로 ‘전후세대 대통령론’을 주장하고, HC를 ‘가부장적 사고를 가진 지도자’로 몰면서 40∼50대를 아우르기 위해 자신은 산업화 세대지도자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대응논리를 제시했다. 이 총재 전략은 역량론과 총체적 리더십론을 내세우며 국민들 사이에 안정론을 심는 것으로 집약된다. ‘국정운영 경험’과 ‘견제의 정치’를 모두 체험한 이 총재가 총체적 리더십이 가능한 역량을 가진 인물상임을 부각시키는 한편 반대세력에 대한 포용으로 보복 우려를 불식시키자는 게 그 핵심내용이다. 이 총재가 지난 7월27일 광주 시국보고대회에서 “정치보복 종식”을 다짐하고 “대북 포용정책 계승”을 공식 선언한 것도 이런 분석에 따른 포석이다. 이 총재쪽은 또 지난 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독자출마한 이 최고의 행태를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이를 집중 공략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노무현 상임고문이나 김근태 최고위원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노 고문의 경우 “권력은 수평적 분산하는 게 바람직하고,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김근태·한화갑 최고위원 등과 이른바 ‘3자 연대’를 통해 기회를 엿보겠지만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노 고문의 기반이 이 총재와 겹치는 영남인 만큼 연대 대상인 한화갑 의원이 강조하는 ‘숙명론’, ‘씨받이론’ 등을 계속 환기시켜 “결국 노무현도 DJ정권의 연장”이라는 ‘DJ의 수렴청정론’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노무현·김근태 평가 인색 “파괴력 없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노 고문의 경쟁력을 낮게 평가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노 고문은 영남 출신이지만 마이너리티다. 비토세력이 존재한다. 또 탈DJ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호남표를 동시에 업고 가지 않으면 당선되기 어렵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DJ를 밟고 일어서지 않는 한 영남에서는 그저 ‘DJ 대리 마담’ 정도로 볼 것이다. 영남에서 표를 얻자고 DJ를 밟으면 호남표는 떨어진다. 더욱이 그는 최근 거대언론과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대선에서 이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97년 대선 때 500만표를 얻은 기본 지지율과 충청이라는 안정적 기반, 선동적 연설과 대중동원 능력을 갖춘 이 최고위원이 유력한 경쟁자라는 주장이다. 이 총재쪽은 “아직 이 최고에게 여권후보 결정전이 남았고 충청권에서 JP와의 교통정리도 과제지만, 그가 경쟁력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근태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아예 “타 후보에 대한 연대 지원으로 진보적 지식인과 학생·노동자 등의 표 붙여주기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후보가능성 자체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만제 정책위의장이 노 고문과 김 최고위원에 대해 “두 사람은 파괴력이 없다. 만일 두 사람 중 한명이 후보가 되면 우리 당으로서는 대선을 치르기가 편해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당 안팎의 이런 분석과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