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나라 안팎으로 여러모로 어수선하네요. 디도스다 뭐다 말도 많은데다, 물가는 뛰어올랐습니다. 국민 여러분, 참 걱정 많으시겠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정부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걱정일랑 붙들어매십시오.
선관위 누리집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다른 당의 행사장을 몸소 찾아 친절하게 ‘각목 찜질’을 해주던 용팔이의 모습을. 그때의 아련한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당시가 1987년이었으니, 흔한 말대로 ‘쌍팔년’에나 가능했던 일이지요. 요즘 트렌드가 확실히 복고이긴 한가 봅니다. 우리 용팔이가 온라인에서 다시 부활한 느낌이니 말입니다. 몇몇 분들이 이를 두고 걱정들을 하십니다. 저 역시 충분히 공감합니다. 우리 과실이 큽니다. 정부와 청와대가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디도스 공격을 전후한 돈거래, 청와대 행정관의 개입 모두 묻으
라고 했습니다. 디도스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날에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미리 귀띔도 해줬습니다. 손발 좀 미리미리 맞추자는 것이었지요. 이게 뭡니까. 나라 행정이 이래서는 안 되지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할 뿐입니다. 새해에는 청와대와 여당, 경찰이 손발 딱딱 맞춰서 ‘뻥’을 치도록 각별히 신경 쓰겠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으로 ‘보이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종합편성채널들도 못마땅합니다. 정부는 절차·형식 모두 무시하고 화끈하게 밀어줬습니다. 700번대 채널까지 줄줄이 있는 마당에 종편들을 10번대 채널로 새치기시켜줬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시청률은 바닥이나 치고 있고. 아무래도 우리 조·중·동 친구들이 너무 수줍음이 많고 겸손한 탓입니다. 우리 중앙은 그래도 좀 낫습니다. 다른 일간지들은 기사 담기도 모자란 2면에 자사의 종편 프로그램 편성 기사를 매일 밀어넣고 있습니다. 조·동도 차마 못하는 일입니다. 중앙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독자에 대한 예의요? 그런 거 따지면 안 됩니다. ‘도토리 키재기’라도 열심히 해야죠. 동아가 2011년 12월29일 자사의 밤 10시 뉴스가 “종편 시청률 압도적 1위”라고 2면에 보도하자, 중앙이 바로 다음날 자사의 밤 10시 뉴스가 “다른 종편 시청률을 압도했다”고 소개했더군요. 말이 안 되는 거, 중요하지 않죠. 그저 중앙 파이팅입니다. 이렇게 고생하는 종편들을 위해서라도, 미디어렙법은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해야겠죠?
뭐니뭐니 해도 민생입니다. 물가가 많이 올랐죠. 2011년에 물가가 4.0% 오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정부가 뭘 했냐고요? 섭섭합니다. 2011년 정부는 물가를 잡으려고 총력전을 폈습니다. 예를 들어 금반지 등 가격 상승폭이 큰 품목을 물가조사 대상품목에서 뺐습니다. 이런 정책이 없었다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4.4%였습니다. 정부의 정책 개입으로 무려 0.4%포인트나 뺐던 거죠. 새해에요? 물론 정부가 쭉~ 개입합니다. 올해에는 서울시립대 등록금이나 비정규직 임금을 물가조사 대상품목에 포함할까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럼 물가 팍팍 떨어질 겁니다. 제가 그랬죠? 우리 정부가 나섭니다. 걱정일랑 붙들어매시라고요.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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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일랑 붙들어매시랑게~
부글부글
제 893호
등록 : 2012-01-03 14:39 수정 : 2012-01-05 1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