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
아버지는 김황식 할아버지가 새 총리가 될 거래요. 하지만 소녀는 이것도 분간이 안 돼요. 신문을 보니 “(감사원장 시절) 4대강 감사 결과 발표의 고의적 연기, 병역 면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산 문제 등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하잖아요. ‘누구 문제라는 거지? 다 그랬던 거 아닌가’ 소녀는 헷갈리는 거예요. 소녀는 울상입니다. ‘감사원 직원한테 배우자의 개인 차량을 운전시킨 것도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얘기 아닌가. 아, 김황식 할아버지 얘기라고?’ 소녀는 답답했어요. 아니 이렇게 헷갈리는데 김황식 할아버지 관상을 짚어준 기사는 하나도 없으니까요. 소녀가 소녀시대만큼 잘 구분하는 건, 양배추와 배추예요. 대통령 할아버지 덕분에 양배추값 좀 뛰겠다고 아버지가 좋아하세요. 대통령 할아버지가 배추값이 뛰니까 (수요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청와대 주방장을 직접 불러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시켰대요. 소녀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고마웠어요. 그런데 오빠가 그래요. “‘침수하면 반지하 없애’ ‘배추 비싸면 양배추 먹어’…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에 나와 전두환 패러디하던 ‘옥장군’ 화법 아니냐.” 전 잘 모르겠어요. 분간이 안 돼요. 오빠 지도 군대에서 푸석한 양배추김치 먹으며 그 분노로 전투 의지를 키웠다는데, 우리도 양배추김치 먹고 긴장 좀 하면 좋잖아요. 김정은 관상을 보라니까요. 음, 사실 둘 다 가격이 뛰어올라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소녀도 아는데, 왜 푸석한 김치를 먹으려는지 이해가 안 되긴 했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대통령 할아버지의 관상도 문득 궁금해졌어요. 눈? 광대뼈? 턱? 우리나라 앞날? 소녀는 화들짝 놀라며 얼른 도리질을 쳤지요. ‘예끼, 나쁜 기사!’ 소녀는 제 눈썰미가 그냥 미워졌습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