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생, 올해 나이 72살의 장상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7·28 재보선 서울 은평을 후보가 됐다. 민주당은 7월9일 오전 당무위원회를 열어 은평을에 장 최고위원을 전략공천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로써 인천 계양갑에 김희갑 전 국무총리 정무수석, 광주 남구에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강원도 원주에 박우순 변호사,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연극인 최종원씨,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정만호 전 청와대 비서관, 충남 천안을에 박완주 지역위원장을 공천하는 등 재보선이 치러지는 8곳 가운데 7개 지역의 후보를 확정했다. 충북 충주는 7월9일까지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세균 지도부 한계 드러낸 공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맥 빠지는 공천 결과였다. 민주당 안팎의 평가가 그랬다. 특히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은평을에 장상 최고위원을 전략공천 한 것은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의 리더십 한계를 또다시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이다.
정세균 지도부가 은평을 주자로 점찍은 인물은 신경민 문화방송 선임기자였다.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맞서려면 좀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지도부 판단이었다. 7·28 재보선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치러지기 때문에 재신임을 노리는 정세균 대표에게 재보선 승리는 중요했다.
신 선임기자도 은평을 출마에 대한 생각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장상 최고위원을 은평을 후보로 최종 낙점하기 직전 신 선임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밝혔다. “은평을 재보선은 생각지 않기로 했습니다. MBC 등 박제된 언론 현실과 저에 대한 정권 핍박을 현실 정치에서 고쳐보란 권유도 있었죠. 분란은 잦아들지 않고 최소 기본에 들어가지 못했죠.”
신 선임기자가 밝힌 것처럼 문제는 민주당 내부의 분란이었다. 7월5일 신 선임기자를 직접 만나 출마 의사를 타진한 정세균 대표 생각과 상관없이 당내에도 은평을 재보선 출마를 노리는 인물이 많았다. 장상·윤덕홍 두 최고위원이 모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고연호 지역위원장,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 최창환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도 가세했다.
 
7월5일 접촉에서 신 선임기자의 긍정적 태도에 고무된 정세균 지도부는 이르면 다음날인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 선임기자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산이었지만 민주당 내부 사정은 한참 달랐다. 당장 최고위원회의 안에 신 선임기자의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버티고 있다 보니 결정이 차일피일 늦춰졌다. 특히 장 최고위원은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라도 불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정 대표 접촉 이후 내심 민주당이 알아서 ‘교통정리’해주기를 원했던 신 선임기자의 기대는 그렇게 빗나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 선임기자의 공천은 은평을 선거는 물론 7·28 재보선 전체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며 “장상 최고위원 공천으로 정세균 지도부는 리더십의 한계를 또다시 드러냈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다른 지역에 자체 공천 신 선임기자의 불출마 선언, 이어진 장상 최고위원의 전략공천은 야권 연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 가운데 그나마 야권 연대에 나름의 의지를 가진 쪽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다. 두 당은 각각 광주 남구와 은평을에 간판급인 오병윤 사무총장과 천호선 최고위원을 내보내겠다고 공언했다. 공성경 대표가 나선 창조한국당과 독자 후보를 내지 못한 진보신당은 민주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 없다.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이 야권 연대의 최소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한 석’이다. 민노당은 광주 남구에서 다른 정당의 양보를 얻어야 은평을 이상규 후보를 설득할 수 있다는 태도다.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이 후보는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으나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었다. 국민참여당 입장도 민노당과 거의 비슷하다. 천호선 최고위원이 나선 은평을에서 민주당 등이 양보해준다면 다른 지역에서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7·28 재보선에서 ‘한 석’을 얻어내겠다는 이해관계가 비슷했고, 전략 지역이 겹치지 않은 두 당은 내부적으로 이같은 방안에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있었지만 장상 최고위원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어렵게 됐다. 장 최고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물 경쟁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신경민 선임기자가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단일화 협상에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단일화를 요구할 명분도 약해진다. 장 최고위원 등의 공천을 확정한 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야권 연대와 관련해 “만약 은평을에서 장상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경선 등을 거쳐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앞으로 있을 재보선에서 다른 정당이 원내 의석을 내도록 적극 협력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궁색한 논리라는 지적이다. 양순필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민주당 스스로 장상 최고위원으로는 당선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있었으니 외부 인사를 영입하려 노력했던 것 아닌가”라며 “자신들 스스로 경쟁력 없는 후보라고 생각한 인물을 공천한 뒤 다른 당에 양보를 요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장 최고위원에 비해 천호선 최고위원이 밀릴 것 없다는 계산이다. 국민참여당은 7월9일 민주당이 장 최고위원 공천 사실을 발표하자마자 몇 시간 뒤 광주 남구 보궐선거에 장우철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웃고 있는 건 이재오 권익위원장 민주당으로서는 신경민 선임기자 영입 실패와 장상 최고위원의 출마 강행으로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에 빠진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7월9일 공천 확정 이후 야권 연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만약 현재 구도대로 7·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 은평을에서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여기에 금민 전 대표를 내보낸 사회당까지 한꺼번에 각축을 벌인다면 결국 마지막에 웃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나라당의 ‘돌아온 실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신경민 선임기자가 유일했다”며 “이기는 길과 지는 길이 뻔한데도 굳이 지는 길을 택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민주당이 7·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은평을에 장상 최고위원을 공천했다. 연합 박지호 기자
7월5일 접촉에서 신 선임기자의 긍정적 태도에 고무된 정세균 지도부는 이르면 다음날인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 선임기자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산이었지만 민주당 내부 사정은 한참 달랐다. 당장 최고위원회의 안에 신 선임기자의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두 명이나 버티고 있다 보니 결정이 차일피일 늦춰졌다. 특히 장 최고위원은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라도 불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정 대표 접촉 이후 내심 민주당이 알아서 ‘교통정리’해주기를 원했던 신 선임기자의 기대는 그렇게 빗나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 선임기자의 공천은 은평을 선거는 물론 7·28 재보선 전체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며 “장상 최고위원 공천으로 정세균 지도부는 리더십의 한계를 또다시 드러냈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다른 지역에 자체 공천 신 선임기자의 불출마 선언, 이어진 장상 최고위원의 전략공천은 야권 연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 가운데 그나마 야권 연대에 나름의 의지를 가진 쪽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다. 두 당은 각각 광주 남구와 은평을에 간판급인 오병윤 사무총장과 천호선 최고위원을 내보내겠다고 공언했다. 공성경 대표가 나선 창조한국당과 독자 후보를 내지 못한 진보신당은 민주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 없다.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이 야권 연대의 최소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한 석’이다. 민노당은 광주 남구에서 다른 정당의 양보를 얻어야 은평을 이상규 후보를 설득할 수 있다는 태도다.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이 후보는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으나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었다. 국민참여당 입장도 민노당과 거의 비슷하다. 천호선 최고위원이 나선 은평을에서 민주당 등이 양보해준다면 다른 지역에서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7·28 재보선에서 ‘한 석’을 얻어내겠다는 이해관계가 비슷했고, 전략 지역이 겹치지 않은 두 당은 내부적으로 이같은 방안에 상당한 공감대를 갖고 있었지만 장상 최고위원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어렵게 됐다. 장 최고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물 경쟁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신경민 선임기자가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단일화 협상에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단일화를 요구할 명분도 약해진다. 장 최고위원 등의 공천을 확정한 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야권 연대와 관련해 “만약 은평을에서 장상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경선 등을 거쳐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앞으로 있을 재보선에서 다른 정당이 원내 의석을 내도록 적극 협력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궁색한 논리라는 지적이다. 양순필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민주당 스스로 장상 최고위원으로는 당선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있었으니 외부 인사를 영입하려 노력했던 것 아닌가”라며 “자신들 스스로 경쟁력 없는 후보라고 생각한 인물을 공천한 뒤 다른 당에 양보를 요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장 최고위원에 비해 천호선 최고위원이 밀릴 것 없다는 계산이다. 국민참여당은 7월9일 민주당이 장 최고위원 공천 사실을 발표하자마자 몇 시간 뒤 광주 남구 보궐선거에 장우철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웃고 있는 건 이재오 권익위원장 민주당으로서는 신경민 선임기자 영입 실패와 장상 최고위원의 출마 강행으로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에 빠진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7월9일 공천 확정 이후 야권 연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만약 현재 구도대로 7·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 은평을에서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여기에 금민 전 대표를 내보낸 사회당까지 한꺼번에 각축을 벌인다면 결국 마지막에 웃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나라당의 ‘돌아온 실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신경민 선임기자가 유일했다”며 “이기는 길과 지는 길이 뻔한데도 굳이 지는 길을 택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