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상수 의원이 ‘황우여·최경환’ 조를 꺾었다.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의 패배로 박근혜 전 대표(왼쪽)의 당내 입지도 좁아질 전망이다. 사진 한겨레 김봉규 기자
‘화합 카드’란 친이계가 제안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가리킨다. 4·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 주류에서는 친박 핵심인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해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김무성 의원뿐만 아니라 친박 진영 일부에서도 이 카드에 동의했지만, 박 전 대표는 “원칙에 어긋난다”며 거듭 반대했다. 그러면서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에 대해서는 “기왕 그렇게 됐으면 열심히 하라”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진영 내부에서조차 박 전 대표의 태도에 혼란스러워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결국 원칙을 내세우며 ‘김무성은 안 되고 최경환은 괜찮다’고 한 것인데, 무엇이 ‘원칙’인지 잘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친박 진영 내부에서 나왔다. 최경환 의원의 출마에 대한 친박 의원 일부의 불만은 그대로 경선 결과에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친이가 제안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내친 만큼, 과거처럼 ‘여당 속 야당의 총재’로서의 권위를 갖기 어렵게 됐다. 이미 친이계 공성진 최고위원이 5월22일 문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박희태 대표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 나서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박근혜 대표에게 제안하지 않았나. 그 정도로 이제 화합과 탕평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과 최경환’ 박근혜 상반 태도에 혼란 공을 박 전 대표에게 넘긴 것이다. 공 최고위원의 발언은 박 전 대표에게는 국정에 협조하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동시에 앞으로도 박 전 대표가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한다면, 친박을 아예 배제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로도 읽을 수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거부하고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출마를 묵인한 박 전 대표의 ‘판단 미스’가 친이에게는 오히려 반격의 기회가 된 셈이다. 실제로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계파 간 당직 배분 문제에 대해 “나눠먹기식으로 하는 건 탕평책이 아니다”라며 “정권을 책임진 쪽은 주류”라고 말했다. 당선 첫 일성치고는 상당히 공세적인 발언이었다. 이미 5월 말 예정된 차기 한나라당 사무총장 인선도 친이 몫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또 다른 친이계 초선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통해 ‘박근혜식’ 계파 정치에 동원되지 않는 국회의원도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이른바 친이 쪽에서도 박 전 대표에게 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겠지만, 박 전 대표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과 당무에 좀더 협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