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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힘차게 달려라 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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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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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철도횡단 추진하는 민주당 의원들… 모스크바-베이징-평양-서울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사진/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개최된 시베리아횡단철도 설명회.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한반도종단철도와 잇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박승화 기자)
‘통일의 꿈을 안고 유럽에서 한반도까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경의선 복원공사 착공 이후 눈앞에 다가온 유라시아 철도횡단 시대를 직접 체험하는 이벤트 행사를 추진한다. 6·15 남북정상회담 1돌 기념행사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이해찬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민주당 의원 5∼6명이 철도편을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평양을 거쳐 서울(또는 부산)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로 횡단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울란우데까지 온 뒤 몽골횡단철도(울란우데∼베이징)와 중국횡단철도(베이징∼신의주), 한반도종단철도(신의주∼서울 또는 부산)를 이용해 한반도 남단까지 철길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5월 중순부터 13일 정도의 일정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 대해 북한쪽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남북을 잇는 경의선 복원공사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경의선 북쪽 중단점인 개성에서는 판문점을 통해 승용차로 남쪽으로 넘어와 문산에서 다시 기차여행을 이어간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손잡을 한반도종단철도


사실 한반도 남단과 유럽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 계획은 오는 9월로 예정된 경의선 복원공사 완공을 앞두고 남북한은 물론 러시아, 중국, 몽골 등 관련국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 2월28일 한-러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의 협력방안이 거론됐으며, 이에 앞서 2월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몽골 정상회담에서도 동북아 경제활성화를 위한 경의선 철도와 몽골 철도의 연결사업 추진이 논의됐다. 특히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12∼13일 서울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 설명회를 열어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잇는 철길의 경제적 효과 등을 적극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이 행사에서 두 철도의 연결에서 가장 걸림돌인 노후된 경원선 개량을 위해 북한에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월7일에는 니콜라이 악쇼넨코 러시아 철도부 장관이 북한으로 직접 날아가 북한쪽과 철도연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했다.

실제 ‘철의 실크로드’가 열릴 경우 한반도∼유럽간 물류비용도 크게 절감되는 등 경제적 효과는 엄청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부산항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수에즈운하를 경유한 해상운송거리는 2만7천km이지만, 시베리아철도를 통한 철도운송거리는 1만300km이다. 선박을 이용해 이 구간에 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를 보낼 경우 기간은 한달, 비용은 2300달러 정도다. 반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국제화물 정기운행열차로 부산∼함부르크 구간을 운송할 경우 기간은 10일, 비용은 889달러면 가능하다는 게 지난 2월 방한했던 알렉산드르 첼코 러시아 철도부 제1차관의 설명이었다.

평양에서 개성까지 철길 통일심포지엄도

민주당은 이번에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될 경우의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행사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 철도장관 등과 면담해 경원선 복원과 함께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연결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르쿠츠크에서는 이 지역 출신의 러시아 연방의원인 한인 2세 유리 미하일로비치 텐(한국이름 정홍식)과 한-러시아 교류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이다. 특히 평양∼개성 구간에서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남쪽의 국회의원에 해당)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철길 통일심포지엄도 성사시킬 복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 행사의 실무작업을 맡고 있는 김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번 행사는 해방후 최초로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모스크바에서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횡단하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현재 국민들 사이에 체감지수가 낮은 철의 실크로드 구상이 환상이 아닌 실제로 가능한 현실임을 보여줌으로써 경의선 복구작업의 의미를 극대화시키는 상징적 행사”라고 밝혔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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