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개헌논쟁 촉발시킨 김덕룡 의원… ‘이 총재 회의론’을 본인이 알아야 할 것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을)은 지난 3월22일 “올해 안 개헌”을 주창하며 정치권에 개헌논쟁을 촉발시켰다. 4월18일에는 “제3세력 등장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맞서고 있다. 때문에 그는 많은 억측과 비판에 휩싸여 있다. 한나라당 몇몇 당직자들은 “DR(김덕룡 의원의 영문 이니셜)이 자기 살길 찾겠다고 당과 총재를 씹고 있다. 대선 전에 별 도움이 안 되는 만큼 아예 출당시키자”는 말을 내뱉는다.
4월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지구당 사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나는 한나라당과 이 총재가 집권하고, 나라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나를 계속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지식인들 사이에 이 총재에 대한 회의론이 널리 퍼지고 있다”면서 “이 총재 개인의 불행이 당과 나라의 불행으로 번지지 않도록 변화를 요구하겠지만, 이 총재 스스로 변화하기를 거부한다면 당에서 다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안 개헌을 주창하지만, 이 총재가 반대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
=이 총재의 반대로 벽에 부딪힌 것은 사실이다. 반DJ 정서가 팽배한 현재 분위기만 따먹으면 집권할 수 있는데 개헌을 시도하다 괜한 파장이 생겨 불리해질지 모른다는 게 이 총재 생각이다. 개헌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이 총재에게 인식시키면 마음이 바뀔 수 있다.
-이 총재는 정·부통령제 개헌이 집권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진짜 판단착오다. 이 총재와 그 참모들은 영남의 반DJ 정서를 아주 고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독식하는데, 혹시 정·부통령제가 생기면 나눠먹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다음 선거는 DJ와 싸우는 게 아니다. 여당 후보도 DJ와 차별화 정책을 쓸 것이다. 이 총재도 과거 “김영삼은 탈당하라”고 외치며 뭐 때려부수고 하지 않았냐. 여당이 영남 후보를 안 내도 다른 영남 후보가 안 나온다고 누가 보장하냐. 역대 대선에서 두 사람만 나와 싸운 적은 없다. 여러 가지를 상정해야 한다. 우리가 자기혁신과 변화를 추구해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전략적으로도 옳다.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정치를 하루이틀 하냐? 솔직히 나도 편한 길을 안다. 그러나 이대로 대선을 치르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아주 첨예한 지역대결이 있을 것이다. 그런 선거에서 패배한 쪽이 승복하려 하겠나. 이긴 사람인들 대통령 노릇을 제대로 하겠는가. 빤히 알면서 어떻게 그냥 가자고 하냐. -세력이 없으니까, 개헌을 통해 부통령이라도 한자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지금까지 내가 뭘 하기 위해 정치를 하거나, 내 이익 되는 길을 가거나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민주화 투쟁으로 4번씩 형무소 갈 때도 다음에 국회의원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 더구나 부통령 후보가 된다…. 생각해본 일 없다. 내 정치 지향점이 부통령이나 서울시장하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면? =나를 모함하고, 헐뜯는 것이다. 개헌을 반대할 명분과 논리가 약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자꾸 꾸며내 개헌론 확산을 막으려는 술책이다.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이 총재가 끝내 개헌을 안 한다면. =옳은 일이니까 계속 주장한다. 그럼에도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당을 떠나겠다는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처럼 대권후보하려고 우리 당에 들어온 게 아니다. 내가 이 당을 만들고 위기에 처했을 때 지켜온 사람이다. 내가 왜 이 당을 떠나나. 아마 나를 축출하겠다는 사람들은 그런 뜻이 있는지 몰라도…. -이 총재 주변에서는 “계속 기회를 줘도 안 되면 출당시키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크게 웃으며)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 총재를 실패로 이끌었다. 그들은 결코 당당하고 옳은 길에서 정치를 하지 않았다. -“개헌이 된다면 대통령이나 부통령후보로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할 생각은 없나. 순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옳고 당당한 일 있으면 가는 것이지. 목수가 집을 짓는다고 다 자기가 살기 위한 것이냐.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답답하다는 듯 더이상 답을 하지 않고 오랫동안 침묵했다.) -지난 4월18일 “제3세력” 발언은 무슨 실체가 있는 것인가. =제3세력이 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가능성 막기 위해서라도 당이 정치개혁에 앞장서고, 개헌에 앞장서자는 뜻이다. 현재 정당 지지도는 15%에 머문다. 15%로 집권할 수 있겠나. 변화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국민들은 새 정당을 기대할 것이다. 그 기대 속에서 새 정치세력이 탄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주장을 펴는 손학규, 이부영 의원 등을 폭넓게 만났는데. =당에서 건전한 비판세력 형성하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다 입다물고 있는 게 당에 좋다”며 침묵을 강요한다. 공동묘지 같은 침묵이 안정인가. 죽음이지. -김근태 민주당 부총재나 시민사회단체 인사까지 만났고, 4월30일 이들과 ‘화해전진포럼’을 창립하기로 하면서 뭔가 일을 꾸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치개혁은 몇 사람만의 힘으로 안 된다.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여야를 뛰어넘어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국민화합도 도모하자는…. 뭐 이런 것이다. -국민이 기성 정당을 계속 불신하면 제3세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인가.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 일단 당론이라는 울타리 뒤에서 소신과 철학까지 접어가며 자기 몸을 감추지 말자는 것이다. 소신에 따라 행동하고 국민에게 심판받도록 일하자는 정도다. 그러다보면…. -최근 “이 총재가 대통령이 돼도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대목은 좀 심한 것 같다. =지금 이 총재는 소위 대세론 이야기하는데 나는 이것이 고착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최근 지식인 사회를 중심으로 “이 총재가 과연 이길 수 있겠냐”, “이 총재가 됐을 때 우리 정치에 발전이 있겠냐”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이 점을 이 총재는 알아야 한다. 난 그것을 이야기했다. -이 총재에 대한 회의론이 더 강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총재 개인의 불행이 우리 당의 불행, 나아가 나라의 불행으로 가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그런 일 없도록 이 총재와 우리 당이 먼저 변하도록 노력하고. 그럼에도 이 총재가 스스로 변하기를 거부한다면 다른 대안을 만드는 일밖에 더 있겠냐.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일단 지켜보고 그래도 안 되면 대안을 만들어야지. (그는 구체적인 대안이 있냐는 물음에 그런 얘기까지 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독자세력이 없는 만큼 목청만 높이다 말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지난번 전당대회 때 이 총재가 총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세몰이를 했는데도 대의원의 21%가 나를 지지했다. 지역주의와 관련한 세력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폐쇄적이고 아전인수식으로 생각하는 이 총재 측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총재가 4월16일 의원총회에서 “당 안에는 금도가 있다”면서 보혁갈등이나 개헌론을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경고했는데. =(어이없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어보이며)단순히 표현상 문제를 지적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이념과 색깔, 정책 등 내용에 시비를 걸었다면 나는 양보하지 않겠다. 이 총재는 여러 사람 의견과 색깔을 잘 조정해야 하는데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래서 우리가 집권할 수 있겠나?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3김씨가 다음 대선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1인 지배정당, 맹목적 대권경쟁 이런 것은 3김씨의 원죄다. 이것을 청산하는 게 그분들의 마지막 역할이다. 후계세력 만들겠다고 나선다면 국민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집권 때 핵심인사로 정치를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그러고 있다. =그 분이야 이미 정치 떠난 분인데…. 원로로서 정치가 하도 답답하니까 충고나 조언, 그런 것으로 말씀하시는 것 아니냐. 난 그렇게 생각한다. -3김씨가 ‘박근혜-김덕룡 카드’를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박 부총재와 내가 뜻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정치개혁과 국민화합을 위해 같이 손잡고 나갈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누구를 끌어들여 뭘 해먹자고 나서지는 않겠다. -“결국 DJ에게 투항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투항? (매우 놀란 듯 얼굴색이 아주 붉어지며) 하하하 참, 내가…. -김 의원 행보가 결과적으로 김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니 내 행동이…. 뭐가 DJ에게 도움을 준다는 말인가. -야당 전선을 흩뜨린다, 뭐 그런 뜻. =내가 뭘 흩뜨리냐. 내가 야당이 사는 길을 제시하는데…. 나는 87년, 92·97년 대선까지 내리 3번을 DJ와 반대편 서서 싸운 사람이다. 이제 DJ는 다 끝나서 가는 사람인데, 그리고 나는 남아서 앞으로 정치를 더 할 사람인데…. 다 끝나서 가는 사람 앞에 투항한다…. 30년 정치를 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내가 남이 다 퍼 먹고난 김치독에 빠지란 말인가. 나 참.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사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이부영 최고위원(사진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덕룡 의원. 그는 제3세력 등장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이회창 총재와 맞서고 있다.(이용호 기자)

-이 총재는 정·부통령제 개헌이 집권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진짜 판단착오다. 이 총재와 그 참모들은 영남의 반DJ 정서를 아주 고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독식하는데, 혹시 정·부통령제가 생기면 나눠먹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다음 선거는 DJ와 싸우는 게 아니다. 여당 후보도 DJ와 차별화 정책을 쓸 것이다. 이 총재도 과거 “김영삼은 탈당하라”고 외치며 뭐 때려부수고 하지 않았냐. 여당이 영남 후보를 안 내도 다른 영남 후보가 안 나온다고 누가 보장하냐. 역대 대선에서 두 사람만 나와 싸운 적은 없다. 여러 가지를 상정해야 한다. 우리가 자기혁신과 변화를 추구해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전략적으로도 옳다.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정치를 하루이틀 하냐? 솔직히 나도 편한 길을 안다. 그러나 이대로 대선을 치르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아주 첨예한 지역대결이 있을 것이다. 그런 선거에서 패배한 쪽이 승복하려 하겠나. 이긴 사람인들 대통령 노릇을 제대로 하겠는가. 빤히 알면서 어떻게 그냥 가자고 하냐. -세력이 없으니까, 개헌을 통해 부통령이라도 한자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지금까지 내가 뭘 하기 위해 정치를 하거나, 내 이익 되는 길을 가거나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민주화 투쟁으로 4번씩 형무소 갈 때도 다음에 국회의원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 더구나 부통령 후보가 된다…. 생각해본 일 없다. 내 정치 지향점이 부통령이나 서울시장하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면? =나를 모함하고, 헐뜯는 것이다. 개헌을 반대할 명분과 논리가 약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자꾸 꾸며내 개헌론 확산을 막으려는 술책이다.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이 총재가 끝내 개헌을 안 한다면. =옳은 일이니까 계속 주장한다. 그럼에도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당을 떠나겠다는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처럼 대권후보하려고 우리 당에 들어온 게 아니다. 내가 이 당을 만들고 위기에 처했을 때 지켜온 사람이다. 내가 왜 이 당을 떠나나. 아마 나를 축출하겠다는 사람들은 그런 뜻이 있는지 몰라도…. -이 총재 주변에서는 “계속 기회를 줘도 안 되면 출당시키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크게 웃으며)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 총재를 실패로 이끌었다. 그들은 결코 당당하고 옳은 길에서 정치를 하지 않았다. -“개헌이 된다면 대통령이나 부통령후보로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할 생각은 없나. 순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옳고 당당한 일 있으면 가는 것이지. 목수가 집을 짓는다고 다 자기가 살기 위한 것이냐.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답답하다는 듯 더이상 답을 하지 않고 오랫동안 침묵했다.) -지난 4월18일 “제3세력” 발언은 무슨 실체가 있는 것인가. =제3세력이 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가능성 막기 위해서라도 당이 정치개혁에 앞장서고, 개헌에 앞장서자는 뜻이다. 현재 정당 지지도는 15%에 머문다. 15%로 집권할 수 있겠나. 변화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국민들은 새 정당을 기대할 것이다. 그 기대 속에서 새 정치세력이 탄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주장을 펴는 손학규, 이부영 의원 등을 폭넓게 만났는데. =당에서 건전한 비판세력 형성하려는 것이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다 입다물고 있는 게 당에 좋다”며 침묵을 강요한다. 공동묘지 같은 침묵이 안정인가. 죽음이지. -김근태 민주당 부총재나 시민사회단체 인사까지 만났고, 4월30일 이들과 ‘화해전진포럼’을 창립하기로 하면서 뭔가 일을 꾸민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치개혁은 몇 사람만의 힘으로 안 된다.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여야를 뛰어넘어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국민화합도 도모하자는…. 뭐 이런 것이다. -국민이 기성 정당을 계속 불신하면 제3세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인가.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 일단 당론이라는 울타리 뒤에서 소신과 철학까지 접어가며 자기 몸을 감추지 말자는 것이다. 소신에 따라 행동하고 국민에게 심판받도록 일하자는 정도다. 그러다보면…. -최근 “이 총재가 대통령이 돼도 정치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대목은 좀 심한 것 같다. =지금 이 총재는 소위 대세론 이야기하는데 나는 이것이 고착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최근 지식인 사회를 중심으로 “이 총재가 과연 이길 수 있겠냐”, “이 총재가 됐을 때 우리 정치에 발전이 있겠냐”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이 점을 이 총재는 알아야 한다. 난 그것을 이야기했다. -이 총재에 대한 회의론이 더 강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총재 개인의 불행이 우리 당의 불행, 나아가 나라의 불행으로 가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그런 일 없도록 이 총재와 우리 당이 먼저 변하도록 노력하고. 그럼에도 이 총재가 스스로 변하기를 거부한다면 다른 대안을 만드는 일밖에 더 있겠냐.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일단 지켜보고 그래도 안 되면 대안을 만들어야지. (그는 구체적인 대안이 있냐는 물음에 그런 얘기까지 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독자세력이 없는 만큼 목청만 높이다 말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지난번 전당대회 때 이 총재가 총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세몰이를 했는데도 대의원의 21%가 나를 지지했다. 지역주의와 관련한 세력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폐쇄적이고 아전인수식으로 생각하는 이 총재 측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총재가 4월16일 의원총회에서 “당 안에는 금도가 있다”면서 보혁갈등이나 개헌론을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경고했는데. =(어이없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어보이며)단순히 표현상 문제를 지적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이념과 색깔, 정책 등 내용에 시비를 걸었다면 나는 양보하지 않겠다. 이 총재는 여러 사람 의견과 색깔을 잘 조정해야 하는데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래서 우리가 집권할 수 있겠나?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3김씨가 다음 대선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1인 지배정당, 맹목적 대권경쟁 이런 것은 3김씨의 원죄다. 이것을 청산하는 게 그분들의 마지막 역할이다. 후계세력 만들겠다고 나선다면 국민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집권 때 핵심인사로 정치를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그러고 있다. =그 분이야 이미 정치 떠난 분인데…. 원로로서 정치가 하도 답답하니까 충고나 조언, 그런 것으로 말씀하시는 것 아니냐. 난 그렇게 생각한다. -3김씨가 ‘박근혜-김덕룡 카드’를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박 부총재와 내가 뜻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정치개혁과 국민화합을 위해 같이 손잡고 나갈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누구를 끌어들여 뭘 해먹자고 나서지는 않겠다. -“결국 DJ에게 투항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투항? (매우 놀란 듯 얼굴색이 아주 붉어지며) 하하하 참, 내가…. -김 의원 행보가 결과적으로 김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니 내 행동이…. 뭐가 DJ에게 도움을 준다는 말인가. -야당 전선을 흩뜨린다, 뭐 그런 뜻. =내가 뭘 흩뜨리냐. 내가 야당이 사는 길을 제시하는데…. 나는 87년, 92·97년 대선까지 내리 3번을 DJ와 반대편 서서 싸운 사람이다. 이제 DJ는 다 끝나서 가는 사람인데, 그리고 나는 남아서 앞으로 정치를 더 할 사람인데…. 다 끝나서 가는 사람 앞에 투항한다…. 30년 정치를 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내가 남이 다 퍼 먹고난 김치독에 빠지란 말인가. 나 참.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