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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미경·임종석·우원식,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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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06 00:00 수정 : 2008-12-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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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통합민주당 의원 경쟁력 분석 자료 단독 입수… 지지율 등 설 직전보다 많이 향상돼

▣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지난 2월27일 서울 여의도구 당산동 통합민주당(민주당)사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과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중진급 인사들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틀째 실시된 공천심사위원회 면접 직전의 긴장감이 배어나왔다.

통합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가를 받은 서울 지역 의원들. 이미경, 우원식, 최재천, 정청래, 임종석 의원(왼쪽부터/한겨레21 박승화·한겨레 이용호·장철규·박승화 기자)


김희선·김덕규·이미경, 누구인지 안다

공천 대상자들을 맞는 공천심사위원들의 책상 위에는 각종 공천 참고 자료들이 쌓여 있었다.

<한겨레21>은 민주당이 실시한 서울 지역 소속 의원 24명의 의정활동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단독 입수했다. 이 조사는 서울 지역 선거구 중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있는 선거구 24곳(18대 불출마를 선언한 김한길·이화영 의원 지역은 제외)에서 2월15일부터 19일 사이에 진행됐다. 표본 수는 각 선거구별로 800명으로, 전체 표본은 1만9200명에 달한다. 이 조사는 각 선거구별 현역 민주당 의원들의 인지도와 의정활동 만족도,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지도와 비지지도 등을 다각적으로 물었다.

조사 결과, 지지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이미경 의원(30.1%)과 임종석 의원(27.1%), 우원식 의원(26.7%)이 ‘톱3’을 차지했다. 특히 이미경 의원과 우원식 의원은 ‘지지한다’는 응답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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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지지율의 평균치(21.2%)를 넘는 이는 김덕규·김근태·노웅래·김희선·최재천·이인영·정봉주 의원 등 모두 10명이었다. 반면 이근식 의원(12.6%)과 김형주 의원(15.0%), 노현송 의원(18.1%)은 최하위 그룹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12.6%로 나타났다. 이 수치보다 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지역은 성동을(16.2%·임종석), 양천을(15.2%·김낙순), 동대문갑(15.0%·김희선), 강북갑(14.0%·오영식) 등이었다.

‘누구인지 안다’는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들은 김희선 의원(82.0%·동대문갑)과 김덕규 의원(80.1%·중랑을), 이미경 의원(76.9%·은평갑) 등의 순서였다. 이 3명의 의원은 지역활동을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며, 의정활동에 대한 만족도 역시 가장 높았다.

이 조사의 핵심은 각 지역의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 등을 4분면으로 평가한 결과다. 이 결과를 보면 공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위치를 점하는 이들과 불안 또는 위험 위치에 놓인 이들의 상황이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그래픽 참조)

광주, 7명 중 5명 ‘교체’ 응답 많아

먼저 4·9 총선에서 꼭 투표하겠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할 때는 우원식 의원과 이미경·김덕규·노웅래·김희선·임종석·최재천·이인영·정청래·이목희 의원 등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점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들을 기준으로 할 때의 안정된 지점에 놓인 이들은 임종석·최재천·김낙순·정청래·유기홍 의원으로 바뀌었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안정적인 상태로 나타나는 이들은 임종석 의원과 최재천 의원, 정청래 의원 3명뿐이었다.

이런 수치도 한나라당이 200석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설 직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히 변화한 것이다. 서울 지역에 출마한 한 의원은 “솔직히 1월 조사 결과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 20~30%포인트 이상 뒤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상당수가 10%포인트 안팎으로 줄었고,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호남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조사를 했다. 공천에서 탈락하게 될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이 다른 지역에 견줘 클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와 전남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광주의 경우, 현역 의원 7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는 ‘유지’보다 ‘교체’ 응답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호남 현역 의원을 1차에서 30% 이상 교체하겠다”고 밝힌 데는 이런 조사치가 반영돼 있었던 것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3월 중순까지 지역 공천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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